집안에서 아빠의 “외식하러 가자”는 희소식이 이제는 엄마의 걱정이 됐다. 바깥에서 먹는 음식은 믿을 수 없는 것은 물론 건강에도 좋지 않기 때문이다. 이런 먹거리 불신시대에 강남 삼성동에 위치한 오율 레스토랑은 식자재가 유별난 것으로 눈길을 끌고 있다. 이들은 100% 국내산 신선 재료를 직접 골라 사용하며 조미료는 일절 넣지 않는다. 오율이라는 이름의 뜻부터가 다섯 가지 영양소의 균형이라는 의미다. 모든 메뉴에는 영양균형이 첫 번째 원칙이다. 바깥에서 먹어도 건강 걱정 없이 마음껏 먹을 수 있는 레스토랑이 바로 오율인 것이다.
요식업은 자본만 있으면 누구나 도전할 수 있는 분야 중 하나다. 그러나 흑자 전환점까지 돌입하는 외식 업체는 찾아보기 힘든 높은 장벽의 업계가 요식업이기도 하다. 지난 2012년 출발한 오율 레스토랑은 현재 연매출 성장률 34%가량의 상승을 보여주며 지속 성장세를 이어오고 있다. 불과 3년 만에 5점 만점 평가에 4.7점을 받아내는 이 레스토랑은 이미 벌써 3개의 지점을 내고 승승장구하고 있는 셈이다. 이들은 어떻게 고객의 마음을 사로잡은 것일까?
세상 어디에도 없는 스테이크
오율에서는 세상 어디에서도 볼 수 없었던 스테이크를 맛볼 수 있다. 매월 첫째 주 월요일은 셰프가 직접 개발한 신규 메뉴를 품평하는 날이기 때문이다. 여기서 개발된 메뉴는 엄격한 테스트를 거쳐 오율의 메뉴판에 이름을 올리게 된다. 석류소스와 한우 채끝 스테이크, 전복과 우렁소스를 곁들인 한우 꽃등심 스테이크, 호박잎에 싸서 부추와 함께 먹는 오로시 호박 스테이크 등은 한식을 소재로 양식화한 오율만의 서비스다. 국내 최고의 셰프들이 직접 개발한 특별한 스테이크는 한번 온 손님의 입맛을 사로잡기엔 더할 나위 없다.
보이지 않는 곳을 보이는 곳처럼
매주 월요일을 포함한 수. 금요일에는 ‘보이지 않는 곳’의 청결 상태를 체크한다. 출근 전에 아무도 보지 않는 부분을 먼저 살피며 청결은 물론 직원의 태도까지 점검하는 것이다. 안 보이는 곳도 보이는 곳처럼 여기는 특별한 관심은 자신을 돌아보는 계기가 된다.
이들은 언제나 고객의 목소리에 귀를 열어 놓는다. 피드백에서 만약 고객이 주방에 불만족스러웠다는 이야기를 한다면 주방장은 바로 그 고객에게 전화를 한다. 홀 파트에 문제점을 제기하면 매니저가 직접 연락을 해 양해를 구하고 자초지종을 듣는다. 한 번 언급된 사항에 대해서는 반드시 보완하는 것이 오율의 철칙이다.
직원이 곧 오율이다
오율의 직원 중에는 비정규직이 하나도 없다. 이직률이 매우 높은 요식업계에 이직자가 0명이라는 사실은 놀랍기까지 하다. 이는 오율 조성경 대표의 철학 때문이다. ‘사람’이 경영의 전부라 여기는 그는 직원에게 유독 신경을 많이 쓴다. 외식업체 채용 시 면접자들이 자주 하는 질문이 “월급은 제때 주나요?”다. 그만큼 업계의 신뢰도가 낮다는 방증이다. 조 대표는 약속을 사소한 것조차 어긴 적이 없는 것으로 유명하다. 외식 사업부 직원들의 이전 상처를 생각해서라도 월급이 밀린 적은 한 번도 없다. 이 직원들과의 신의를 이어오기 위해 약속은 꼭 지켜왔다.
조 대표는 사람이 성장하는 모습을 지켜보는 것을 좋아한다. 그는 애서가로 주위에 정평이 나 있다. 직원들을 지켜보며 직접 그에게 어울리는 책선물을 하기도 한다. 오율 외식 사업부의 조미영 대리는 “가장 닮고 싶은 분”으로 대표를 꼽을 정도다. 그리고 한 달에 한 번은 사내교육을 실시하는데 다른 업체들처럼 오픈 전에 따로 시간을 떼는 것이 아니라 아예 레스토랑 문을 닫고 교육한다. 이는 일방적인 주입식이 아니라 토론과 소통의 형태로 이뤄지며 명사를 초청해 이야기를 듣기도 한다.
오율 직원의 특별한 혜택은 가족에게까지 돌아간다. 매년 어버이날은 직원들 집에 꽃배송이 이뤄지는 때이다. 한 직원은 집이 부산이다. 거리가 멀다 보니 어버이날은 밥 한 끼 못 사드리는 불효자가 되곤 했다. 하지만 오율에서 근무하면서부터는 이 날이 달라졌다. 집에 계신 부모님이 이렇게 꽃까지 선물해주는 회사에 다니고 있다고 자식 자랑을 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또한 매년 연말에 부모님 초청행사를 연말에 개최해왔다. 한 해를 마무리하며 전 직원의 부모님을 초청해 그동안 감사했던 마음을 표현할 시간을 가진다. 눈물바다가 되곤 하는 이 행사는 오율 직원의 자부심을 일깨워준다. 조 대표는 경영대학원을 졸업했지만 그에게 정말 경영을 가르쳐준 건 어머니로 꼽는다. 어머니를 가장 존경하는 분으로 여기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는 직원의 부모님들도 자신의 부모님과 똑같이 대우해 드리기 위해 노력한다.
양식에 한식의 우수성을 더해
오율은 외국에서 양식을 들여왔지만 이에 한식의 우수성을 더해 새로운 문화를 만들어냈다. 이제는 이를 널리 알리려는 계획이다. 매년 1개씩 국내 지점을 늘려온 오율은 해외 지사 준비가 한창이다. 외식 사업부의 영어 교육을 시작으로 금년 해외 지사 설립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매년 1개씩 지점을 늘려온 조 대표는 “천천히 움직이더라도 오래가는 것을 선호한다”고 말한다. 오율은 모두 직영점으로 운영된다. 문어발식 확장이 아니라 끝까지 남을 수 있는 회사를 원해서다. 이들이 세계 속에서도 세워갈 한식의 자존심을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