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공은 동그랗지 않다?

볼링공은 의도적으로 한쪽에 중심이 쏠리도록 디자인됐다. 그래야 회전력 높게 굴러갈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다른 스포츠의 공들은 중심이 가운데 있어야 할텐데 알게 모르게 균형이 맞지 않는 상태로 출하된다. 특히 골프공은 회전이 필요하지만 그렇지 않을 때가 더 많은데 말이다. 이는 완전한 원은 이론상으로 거의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어쩔 수 없이 의도하지 않은 불균형한 공이 생산되는 것이다. 하지만 에이스 골프는 자체 기술인 ‘듀얼 밸런스’로 이런 문제를 극복해냈다. ‘에이스’는 최고란 뜻도 있지만 미국에선 홀인원이라는 의미로도 사용된다. 에이스 골프가 만든 공은 제대로 회전하기 때문에 의도하지 않은 방향으로 날아갈 염려가 없다. 그야말로 홀인원에 적합한 공이다.

▲에이스 골프의 듀얼 밸런스 골프공

에이스 골프의 김영준 대표는 골프 사업에 뛰어들기 전에는 무역업자였다. 광주에서 최고로 꼽히는 핸드폰 유통 사업자이기도 했다. 하지만 거래처를 잘못 만나 돌연 사기를 당해 신용불량으로 8년을 빚 갚는 데 보냈다. 그러던 중 우연히 골프를 만났다. 통계에 따르면, 지난 2001년 국내 골프공이 1억5000만여 개 집계됐는데 80%가량이 중고 골프공이었다. 이 중고 골프공을 다루는 골프공 재활용 시장이 국외에는 활성화돼 있었는데 당시만 해도 우리나라에서 골프는 매우 생소했다. 김 대표는 이 중고 골프공 시장의 가능성을 내다보고 드림골프라는 중고 골프공 전문 수거, 판매업체를 만들었다. 예상은 적중했다. 드림골프는 국내 중고 골프공 시장의 문을 열었다는 평을 받으며 그의 재기에 힘을 실어줬다.

최적의 중심 위에 서다

드림골프가 궤도에 오르고 2013년쯤 하루 4~5000개의 공을 만지던 그가 골프공이 이상하다는 것을 발견했다. 골프공을 자세히 관찰하니 모양이 제각각이었다. 실제로 골프공을 자르면 고무가 있는데 그 부분이 일정하지 않았다. 그는 무릎을 쳤다. 이 발견이 에이스 골프의 출발점이다.

“실력이 있는 선수가 공 때문에 손해 보는 것은 정당하지 못하다”며 “노력은 응당 보상돼야 한다”고 김 대표는 말한다. 오랜 연구 끝에 완전한 원에 가까운 듀얼 밸런스 골프공을 만들어냈다. 지난 2014년 9월 첫 출시 이래 지금까지 약 6억 개를 팔았다. 국내 240만달러, 국외 650만달러 매출고를 기록하며 지난 3월엔 광주 평동에 200평 규모의 공장을 설립한 바 있다.

▲에이스 골프 김영준 대표

그는 선한의료인이라는 북한 의료약품지원협회에서도 활동하고 있다. 이 협회는 오는 4월 방북단체로는 최초로 ‘리’단위의 지역까지 진입해 아픈 이들을 도울 예정이다. 바닥까지 떨어졌을 때 사회는 혼자 사는 게 아니라 함께 일구어 가는 것임을 깨달았던 그는 꾸준히 재산의 절반가량을 사회에 환원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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