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기요, 혹시 포크 말고 손에 끼우고 먹는 거 있어요?”
치킨집을 찾은 여성 고객이 집게, 중지, 엄지 세 손가락에 끼우는 비닐 캡을 찾는다. 요즘 젊은 세대들이 몰리는 맥주 전문점에 상시 비치된 비닐장갑이 손님들에게 익숙한 도구가 된 탓이다. 손으로 집어 먹는 핑거푸드가 늘어나면서 음식문화에도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특히 네일 아트가 보편화된 때, 미용, 위생, 편의에 용이한 ‘핑거캡’이 여성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프랜차이즈 가맹점, 대형마트 등에서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는 이 제품은 아이디어 하나에서 시작해, 세계로 수출되는 상품이 됐다. 중국, 미국, 일본 시장을 개척 중이며, 국내 총판 사업까지 본격적인 활로 개척에 나선 ‘핑거캡’ 발명가 (유)삼손과 글로벌의 박종현 대표이사를 만나 당찬 이야기를 들었다.
2013년 본격 상용화
상품 개발에 3년, 13억 투자
매출 꾸준히 늘어 올해 목표 10억대 다짐
아이디어를 상품으로 만드는 일, 박종현 대표는 “아이디어란 남이 쉽게 지나치는 것을 주의 깊게 관찰해 눈에 보이는 것으로 만드는 일”이라고 말했다. 아이디어가 삶의 질을 높이는 동기가 되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수저로만 먹을 수 없는 음식이 줄기차게 우리 식탁에 등장하면서, 불편함을 개선하고 음식 본연의 맛을 즐길 수 있는 제3의 식기구가 나타난 셈이다. 아이디어는 기존 제품을 더 나은 것으로 개량하기도 한다. 손으로 집어 먹을 수밖에 없는 치킨, 튀김, 갈비, 간장게장 등을 맨손이나 비닐장갑으로 먹는 것은 불편한 일이었다. 위생 문제나, 손에 땀이 차거나, 벗었다 다시 착용할 때, 혹은 뜨거운 음식을 집을 때 느끼는 불편함이 식탁 위에서 여간 괴롭기만 했다.
박종현 대표이사는 이런 점을 획기적으로 바꿔 손가락 세 개로 간편하게 음식을 집을 수 있도록 ‘핑거캡’을 발명했다. “중요한 것은 상품화하는 것”이었다고 말한 박종현 대표이사는 상품 개발에 3년, 약 13억 원을 투자했다. 2013년부터 본격적인 상용화에 들어가 지난해 2억 원 매출을 올리고, 올해는 10억 원대 매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대부분 아이디어 상품은 유사제품이 뒤 이어 등장하는 것이 현실이다. ‘핑거캡’도 유사제품이 등장해 매출에 적지 않은 영향을 받았다. 하지만 제품의 우수성과 시장개척에 대한 박종현 대표의 의지가 ‘핑거캡’을 ‘수퍼캡’으로 만들고 있다. 유사제품은 뜨거운 음식을 잡지 못하고 엄지와 검지만 사용하게 돼 불편함이 있다. 또한 사용한 부분이 바닥에 닿는 점, 벗었다 다시 착용하기 힘들다는 점이 ‘핑거캡’의 기능성에는 크게 못 미친다. 캡 형태인 ‘핑거캡’은 이러한 점에서 확실히 우수하다고 할 수 있다.
“핑거캡은 불황을 모르는 제품이다. 국내 핑거 푸드 소비자는 물론, 손으로 음식을 먹는 아랍 및 이슬람 국가들, 미국이나 유럽 국가에서 손으로 집어 먹는 음식이 보편화된 탓에 핑거캡의 수요는 줄지 않을 것이다.”
이미 (유)삼손과글로벌은 20여 개국에서 좋은 반응을 얻어 수출 계획을 잡고 있고, 전자상거래에서 기업간 B2B 거래 물꼬를 트기 위해 힘쓰고 있다. 알리바바를 통해 중국 시장을 엿보고 있는 박종현 대표이사는 올해 북경 최대 백화점 다섯 곳에 입점을 성사시켜 중국인 식문화에도 변화를 줄 것으로 기대된다.
유)삼손과글로벌은 국내 시장 점유율을 높이고 ‘핑거캡’이 위생적이고 편하다는 인식을 심어줄 계획이다. 총판 권리금을 대폭 낮춰 500만원의 소자본으로 지역 거점을 확보해 열정적인 영업을 펼칠 패기 넘치는 인재도 모집한다. 박종현 대표이사는 “이제 본격적인 핑거캡 보급에 힘쓸 것이다. 발명과 개발에 열정을 다 바쳤기 때문에 앞으로 뛰어갈 일만 남았다고 생각한다”고 포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