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행, 시비, 성범죄 등, 사건과 사고가 끊임없이 발생하는 흉흉한 세상이다. 최근 발생되는 사건 중에는 이유도 없이 당하는 묻지마 범죄도 있어, 나만 잘하면 당하지 않는다라는 기본적인 인식과 보장도 없어진, 이래저래 더 무서운 세상이다.
안산 원곡동에 위치한 상승합기도의 김영수 대표를 만나 스포츠의 차원을 뛰어넘어 호신을 위해서도 준비하면 좋은 합기도호신술에 대해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눠봤다.
30대에 접어들었다고는 믿기지 않는 학생과 같은 외모의 김 대표는 고등학교 때부터 합기도를 시작, 대학에서의 전공과 사범생활을 거쳐 합기도도장을 운영하기에 이르렀다. 늦은 시간까지 아이들을 가르치며 열정적으로 일하다보니 어느덧 혼자 도장을 독립하여 운영하고 싶은 시점이 있었는데 때마침 개인적인 사정으로 도장을 잠시 쉬어야했던 선배의 제안으로 자신이 사범으로 있던 도장을 인수를 하게 됐다.
일각에서는 영화에서나 나오는 화려하고 어려운 호신술들은 자칫 잘못 시도했다가는 더 큰 화를 불러올 수 있다는 전문가의 조언도 있다. 그런 이유로 차라리 섣불리 대응하기보다는 모양새는 좀 꼴사납지만 삼십육계 줄행랑을 치면서 크게 소리를 지르는 것이 가장 지혜로운 방법이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만에 하나 위기를 만났을 때 평소 몸에 익힌 간단한 호신술이 있다면 생존에 결정적인 도움이 될 수도 있다.
무술이든 스포츠든 떠오르는 것이 있는가하면 차츰 인기가 식어가는 것도 있게 마련인데, 올림픽 종목에도 채택돼 있는 태권도에 비해 비교적 인지도가 낮긴 하지만 최근 합기도의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추세다.
합기도는 호신술로 만들어져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닌데, 기술의 종류가 많고 복잡한 다른 무술도 있지만, 합기도기술을 응용한 호신술은 비교적 가벼운 마음으로 시작할 수 있고, 약간의 훈련만 겸한다면 위급한 상황에서 최악의 사태를 피할 수 있게 하는 기술로도 유용하다.
물론 실력이나 힘의 차이가 많이 나는 상대와 맞닥뜨린다면 어렵겠지만 상대가 힘이 있다고 순간적으로 방심하는 사이를 포착해 그것에서 벗어나는 기술을 배우는 것이 호신술의 기본이다. 요즘 조금씩 알려지기 시작한 주짓수도 합기도에서 발전된 격투기가 인데 이는 위험한 상황에서 갑자기 쓰는 호신술이 아닌관절기에 맞춰 서로 비슷한 상대끼리 대결하는 구도의 무술이다.
“영화의 주인공들이 악당을 만나 관절을 꺾고 흘러 보내는 듯 하면서 맞받아치는 멋있는 장면들이 많이 나오는데 그것이 일종의 ‘합기도호신술’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영화나 매스컴의 영향이 받아서 그런지 요즘은 전에 비해 합기도에 대해 많이 알려지고 있습니다”
근래들이 많은 체육관들이 초등학생 위주로 운영되는 것과 같이, 이곳 상승합기도도 성인반과 큰아이들이 조금씩 줄어들고 어린 학생들이 늘어나는 추세인데, 유아들이 합기도를 지루해하지 않고 쉽고 재미있게 배우게 하기 위해, 나이와 학년에 맞는 맞춤식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또 하나, 합기도도장의 매력 중의 하나는, 다른 무술에 비해 격투기나 기계체조 등 연관된 다양한 종목을 같이 배울 수 있는 점이다. 합기도를 어렸을 때부터 접하면 이러한 여러 가지 운동을 즐기면서 온 몸을 골고루 사용하게 돼 밸런스에 맞게 성장할 수 있는 점과, 장비를 착용하고 대련하다보면 실생활에서도 상대방의 공격에 두려움 없이 사용할 수 있는 기술을 몸에 익힌다는 것이 대표적인 장점이다.
또한 체육관에서 하는 운동 자체가 ‘단체운동’이기 때문에, 같이 어울려 기합도 넣어가면서 운동을 하다보면, 동료들끼리 유대감도 생기고 친해지면서 사회성도 길러진다. 또 TV나 영화에 나오는 동작들을 시도하여 성공할 때면 자신감도 많이 생기면서 성격도 한층 밝아진다.
하지만 애들이 너무 오냐오냐 키워지다보니 조금만 어려워도 쉽게 포기하고, 부모들까지도 독려하기 보다는 대려 ‘우리아이는 힘들어 하니 이렇게 좀 해 주세요’라며 요구하는 일이 있어 아쉬움과 난감함이 교차한다고.
“아무래도 꼬마아이들이라 오랫동안 집중할 수 없어서 그럴 때도 있지만, 운동을 배울 때는 제대로 배워야겠다는 기본적인 자세가 필요합니다. 하지만 제대로 가르쳐주고자 하면 금방 힘들어 하는 아이들이 많습니다. 또 요즘은 내성적인 아이들이 많은데, 그런 아이들은 사회성이 떨어진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럴 경우에는 그런 아이들에게 맞춰서 조금씩 친구를 사귈 수 있도록 자연스럽게 유도하면서 수업을 진행합니다”
상승합기도만의 차별화된 장점에 대한 질문에 실력이라는 단 한마디로 김 대표는 대답한다. 생활에서 자신의 몸을 지키기 위해 실제 사용할 수 있는 ‘실력’을 중요시하는 김영수 대표는 학부모와 상담할 때도, 상황에 맞춰 찍어 놓은 무기술과 호신술의 실제 활용 예를 동영상으로 보여주는 실력파로 알려져 있다.
안전불감증의 시대. 우리는 흔히들 일이 벌어진 후에야 사회적인 안전장치, 양심의 타락, 그리고 제도를 탓한다. 하지만 스스로 지키지 않으면 백가지 안전장치와 제도가 무슨 소용이 있을까. 부디 모두가 마음 편히 두 다리 쭉 뻗고 사는 그날이 오길 간절히 기대하는 마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