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을 손에 쥔 엄마들이 모였다

12월 18일(목) 오전 11시 성북구, 동대문구, 종로구 삼구에 사는 주부들이 송년회를 열었다. 지난해 10월 인터넷에서 육아 정보와 지역 정보를 공유하자는 차원에서 시작한 이 모임은 올해 4월 세클맘(세잎클로버 in 성북 동대문 종로)이라는 이름으로 재탄생했다. 이 모임을 만든 정상옥 매니저(닉네임 메이제이)는 평소 지역 정보, 특히 육아 정보에 취약한 현실을 바꿔보고자 세클맘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세클맘은 삼구(三區) 3천여 명의 주부들이 다양한 정보를 공유하며 지역 내 주부 파워를 만들어가고 있다.

행복 찾는 주부들이 모인다

최근 타 지역에서 성북구로 이사 온 정상옥 씨는 낯선 동네에서 소비 및 문화생활을 제대로 할 수 없었다. 아파트 단지에 살다 주택가로 옮긴 탓인지 생활하는 데 적잖은 노력이 필요했다. 생활 정보도 쉽게 찾아볼 수 없어 불편함을 겪기도 했다.

“의외로 성북구, 동대문구, 종로구에 생활 정보를 공유할 수 있는 인터넷 카페가 활성화되지 않은 사실을 알았다. 특히, 아이 보육 교육 문제를 누구와 상의해야 할지 막막했다.”

정상옥 씨는 단순히 육아정보와 지역정보를 주부끼리 공유하자는 차원에서 ‘‘성북구, 동대문구, 종로구 맘스 클럽’을 한 포털 사이트 커뮤니티에 만들게 됐다. 소소한 이야기부터 시작된 정보공유는 교육, 의료, 쇼핑, 종교, 가정사, 육아 일기 등 주부들이 나눌 수 있는 다양한 내용들로 채워졌다. 지금의 세클맘은 회원들의 카페명 공모를 통해 정했다.

“세클맘은 세 개의 구를 세잎 클로버로 형상화해 세잎 클로버를 찾는 엄마들이라는 뜻을 담는다. 세잎 클로버는 행복을 의미하기 때문에 우리는 행복을 찾는 엄마들이라고 할 수 있다.”

▲세클맘 회원 주부들과 아기들 150여 명이 주최된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다

자기 고민도 잊은 주부들의 소통창구

나누는 문화 드림현상에 주목

앞으로 삼구 주부들 지역 사회와 호흡할 것

세클맘은 주로 온라인에서 정보를 공유하지만 오프라인에서도 모임을 갖는다. 송년회는 집에서만 지내는 주부들의 답답한 마음을 달래주고자 기획했다고 말한 정상옥 카페 매니저는 지난 유아 성 교육 특강, 유아 뇌 발달 강의에서 주부들의 반응이 뜨거웠다고 전했다. “지금은 시작 단계이기 때문에 많이 부족하다. 강사 분에게 강의료도 제대로 지불하지 못하지만 좋은 뜻을 가지고 함께 해주셔서 성공적으로 이어갈 수 있었다.”

정 매니저는 지인이나 지역 내 소상공인들이 주부들을 위해 협찬과 도움의 손길을 보낸다고 했다. 주부와 함께 하는 일이 지역 발전에도 도움이 되기 때문에 기꺼이 협찬한다는 것이다. 주부들도 기부를 통해 힘을 보탠다. 송년회에는 그들이 내놓은 수제 빵, 장신구, 과일, 각종 물품들로 가득했다.

세클맘의 특징은 ‘드림’에 있다. 집에 있던 중고물품이나 사용하지 않던 새 물건을 장터에서 판매하는 일이 일반적이라면 이곳에서는 내 것을 남에게 나누는 ‘드림’이라는 문화가 회원들의 마음을 훈훈하게 한다.

“서로 이렇게까지 자기 것을 남에게 나눠주게 될 줄은 몰랐다. 이런 것이 사람 사는 모습 아닌가 생각한다.”

▲세클맘 운영진과 함께 정상옥 매니저(오른쪽 두 번째)

옆집에 누가 사는지도 모르는 단절된 사회에서 주부들이 만드는 훈훈한 이야기가 세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정상옥 매니저는 “세클맘 덕분에”라는 말을 들을 때 이 일을 시작한 보람을 느낀다고 했다. 그는 행복이란 “잘 먹고 잘 사는 것”이며 주부들이 지역 내에서 행복하게 살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을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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