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생활이나 사업을 하다 보면 새로운 정보나 기술을 배우기 위해 연수를 받으러 나가는 일이 가끔 있다. 기술이 앞선 곳에 가서 참석하는 콘퍼런스나 세미나, 각종 행사들이 그것이다. 하지만 업무 차원으로 참석하는 행사지만 이왕이면 머리도 식히고 즐겁게 지낼 수 있다면 두루두루 좋지 않을까.
정보통신(IT) 분야에 종사하는 전문 인력을 대상으로 국내는 물론, 해외여행을 주선하고 있는 특화된 여행사가 있어 찾아가 보았다. ‘폴로엔터프라이즈’라는 상호를 가진 이곳은 고급스러운 어감 못지않게 우아한 로고가 눈에 뜨인다. 이곳의 경영자인 김재만 대표를 만나 이런저런 얘기를 나눠봤다.
여행 관련 업무 경력 28년의 베테랑 사업자인 김 대표가 IT 업계와 관련하여 여행업을 시작한지도 10년이 훌쩍 넘었다. IT 기업을 대상으로 하되 일반적인 수준의 여행이 아닌 VIP의 성격을 띤 여행사인 폴로엔터프라이즈는, 국내에서 외국으로 나가는 고객들을 상대로 아웃바운드 여행을 전문으로 진행해 오고 있는 여행사이다.
“저희가 추구하는 여행은 다른 일반 여행과는 완전히 격이 다른 고급스러운 패키지여행이나 자유 여행으로서, 모든 것을 ‘맞춤’으로 기획하여 진행합니다. 저희 고객 대다수는 IT 업계에 종사하시는 분들이신데, 특히 외국계 기업인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 어도비(Adobe), 오토데스크(Autodesk) 등의 굴지의 기업과, 그 아래에 있는 총판, 대리 판매자 등이 저희의 주된 고객입니다.”
기업들이 개최하는 행사 중에는 매년 빠지지 않고 열리는 행사도 있다. 매년 7월에 미국에서 열리는 마이크로스프트(MS)사의 월드와이드파트너콘퍼런스(Worldwide Partner Conference, WPC)도 그 중의 하나인데, 전 세계에서 2만 6천여 명이 모이는 IT 업계의 대표적인 행사이다. 이 콘퍼런스가 열릴 때면 폴로엔터프라이즈는 한국마이크로소프트 본사나 총판, 파트너, 엔디저를 동반하여 100여 명의 고객을 모시고 현지로 간다. 그곳에서 콘퍼런스 중간중간의 여가를 이용하여 엑티비티(activity, 여가 취미 활동)를 즐기기도 한다. 매년 5월과 10월 미국 LA에서 개최되는 어도비사의 행사도 마찬가지이다. 이 경우, 50명 정도의 IT 관련 고객을 모시고 콘퍼런스와 고객들을 충족시킬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하여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특히 해외여행의 경우, 콘퍼런스나 세미나에 맞춰 반드시 들어가는 단골아이템에 ‘골프 여행’이 있다. 그 외에도 그때그때 지역의 상황에 맞게 가장 편안하면서도 즐겁게 지낼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선정하여 진행되는데, 국내 여행의 경우 최근 제주도에서는 뮤지컬공연과 같은 고품격의 아이템이 더해져 업무에 지친 고객들의 몸과 마음을 식혀주었다. 이렇게 진행되는 프로그램은 고객으로 하여금 업무의 효율뿐만 아니라 평소에는 맛보지 못한 ‘여행의 여유’까지 누리는 최대의 만족을 제공하여 호평을 받고 있다.
또한 폴로엔터프라이즈는 불편함 없는 해외여행을 위해 현지의 많은 여행사, 렌트사들과 프랜드십을 맺고 있다. 거래를 한다고는 하지만 ‘갑과 을’의 관계가 아닌 동등한 위치에서 이들과 편안하게 친형제처럼 지내고 있는 이곳은, 고객에게 현지 가이드를 붙여줄 때에도 회사가 정한 ‘지정 가이드’를 쓴다. 이는 서로의 성격을 잘 파악하고 있다는 점 때문에 고객들이 아무런 불편함을 느끼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 안내해 줄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모국어인 한국어는 물론 현지 언어에도 능수능란한 이들은 소소한 것에서부터 큰 것에까지 모든 것을 다 파악하고 있는 가이드들이 있기 때문에, 여행객들이 현지에 나가서도 큰 어려움 없이 여행을 즐길 수 있다.
한편, 지금껏 아웃바운드형 여행만을 진행해 온 폴로엔터프라이즈의 김재만 대표는 국내의 고객들에게만 집중하던 시선을 돌려, 외국에서 국내로 들어오는 여행객들을 붙잡을 계획도 조심스레 가지고 있다. 중국 시장이 활성화와 함께 인바운드로 들어오는 여행객들이 많은 것이 주된 이유이다. 또한 지금까지는 IT 쪽을 주로 하고 있지만, 금융과 증권, 보험 등, 다양한 업종을 아우를 수 있는 사업도 구상 중에 있다.
물론 불특정 다수의 일반인을 상대하는 것이 아닌 회사를 상대로 영업을 하는 여행사의 경우, 경제가 위축되었을 때 가장 먼저 경기를 타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경기가 좋을 때는 마케팅 비용도 많이 지출하고 여행을 가서도 여러 가지 해외 엑티비티(activity, 취미 여가 활동)를 즐기던 회사도, 경기가 나빠지면 가장 먼저 축소하는 것이 ‘마케팅 비용’이다. 그러다 보니 기업 입장에서는 해외 콘퍼런스나 세미나에 참석하는 기회 자체를 점점 줄인다는 것이 김 대표의 말이다.
또한 경기의 흐름뿐 아니라 사회적으로 굵직굵직한 사건이 터지면 가장 타격을 많이 받는 게 여행사라는 업종이라고. 하지만 이런 어려운 여건을 만날 때면, 그동안 그다지 표 나지 않았던 ‘오랜 경력과 인맥’이 효자 노릇을 하며 빛을 발하는 법. ‘불황에도 아직까지는 그리 큰 어려움 없이 경영하고 있다’고 말하는 김 대표는, 고객에 대한 감사의 마음과 함께 다시 한 번 열의를 다지며 신중한 표정을 짓는다.
‘한 명의 고객이 나가든, 100명의 고객이 나가든 똑같은 마음으로 대하라’는 이야기를 항상 귀에 못이 박히도록 직원에게 당부한다는 김 대표는, 벼가 익을수록 고개를 숙이듯 ‘초심을 잃지 말자’는 좌우명을 가지고 모든 업무에 임하고 있다.
“우리 여행사를 이용하신 분이 여행을 다녀와서 ‘아! 역시 폴로엔터프라이즈로 갔다 오니 뭔가 달라!’라는 ‘고객 감동’의 말을 전해 들었을 때가 저희한테는 가장 보람된 시간입니다. 한 분이 나가시더라도 저희는 밤새 고민하고 회의하여 고객에게 가장 적합한 프로그램을 맞춤으로 짜서 보내드리고 있습니다. 그렇게 갔다 오시고 나면 다음에 한 곳이라도 더 소개해 주시는데, 사실 우리가 쫓아다니면서 하는 영업이 아닌, 소개에 소개로 연줄로 받아서 하는 영업이 많다 보니, 저희는 ‘고객 감동’에 가장 중점을 둡니다.”
4년 전에 쓰러져서 한 달 정도 병원 신세를 진 적이 있다는 김재만 대표. 그 짧은 시간 동안 가족에 대해 많은 것을 느꼈다고 김 대표는 회상한다. 고객들에게 풍성한 삶을 제공하기 위해 여행업을 하고 있지만, 정작 가족들을 위해서는 시간을 내지 않았던 자신을 뒤돌아보는 시간이 되었다는 그는, 시간이 넉넉지 않아도 가족과 가까운 곳이라도 가려고 항상 노력하게 되었다며 맑은 미소를 지어 보인다.
무한경쟁의 시대. 그러나 성공의 열쇠는 언제나 평범한 곳에 있기 마련이다. 늘 고객의 편에 서서 편안하고 즐거운 여행을 디자인하려 고민하며 밤을 지새우는 폴로엔터프라이즈에게, 힘찬 응원의 박수를 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