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중랑구 봉우재로 혜원사거리 이곳에는 15년 넘게 자리를 지키며 맛있는 음식을 찾는 손님들의 한 끼를 책임지는 매운탕 가게가 있다. 15년 전 자리 잡기 시작했을 때부터 맛집으로 소문난 소양강민물매운탕이다. 민물고기는 특유의 고소함과 담백함이 있어 깊은 맛을 내는 매운탕으로 제격이라 미식가들이 즐기는 음식이기도 하다. 민물 매운탕 맛집 소양강민물매운탕 허동순 대표를 만나 오랜 시간 손님들의 사랑을 받을 수 있었던 비결을 물었다.
맛도 15년, 단골도 15년
민물 매운탕 맛집 소양강민물매운탕 허동순 대표를 찾은 날은 평일 늦은 오후. 인터뷰가 끝날 즈음 평일 이른 저녁인데도 손님들이 줄줄이 들어섰다. 허 대표는 늘 있는 일인 듯 자연스럽게 들어오는 손님들에게 인사를 건넸다.
“주말에는 손님이 지금보다 훨씬 더 많아요. 그런데 다 단골들이라 많이 힘들진 않아요. 오랫동안 저희 집을 찾아준 단골이에요. 보시다시피 소양강민물매운탕은 가게 외관이 다른 식당들처럼 화려하거나 간판이 크거나 하지 않아서 혹해서 들어오는 손님은 많지 않고, 대신 우연히 음식을 맛보고 오랜 단골이 되는 경우가 많죠. 그거야 음식이 맛있으니까 당연한 일이겠죠(웃음).”
허 대표의 말처럼 소양강민물매운탕은 가게의 입지 조건이 그리 좋아 보이진 않았다. 허 대표 부부와 가족이 사는 가정집을 개조하여 만든 주택은 소문난 맛집이라기엔 다소 낡은 느낌을 주지만 낡고 오래된 느낌이 오히려 소양강민물매운탕의 매력으로 느껴졌다. 그 매력은 바로 편안함이었다. 여느 식당과는 달리 손님이 북적대도 여유롭고 편안한 분위기가 느껴졌다. 음식과 함께 손님들을 향한 정감 어린 사장 부부의 안부 인사가 맛있는 안주로 더해지는 듯했다.
손님의 주머니 사정 파악한 어죽도 인기
소양강민물매운탕이 처음 사랑을 받았던 메뉴는 어죽이었다. 높은 건물이나 화려한 단지가 조성되지 않아 값비싼 음식점이 들어서기도 어색한 이곳 봉우재로의 지역적 특성을 고려해 허동순 대표는 손님들의 주머니 사정을 파악했다. 민물 매운탕은 간단한 한 끼 음식으로 먹기엔 가격에 부담스러운 점이 있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그가 개발한 메뉴가 바로 어죽이었다.
단순히 매운탕에 비해 부담 없이 먹을 수 있는 음식이라 사람들이 많이 찾았던 것은 아니다. 몇 년이 지난 지금도 소양강민물매운탕에는 어죽뿐만 아니라 가격 부담이 있는 민물 매운탕을 찾는 손님들로 늘 붐비기 때문이다.
“어죽도 그렇고 매운탕도 그렇고 저는 어머니가 차려주신 밥상, 그 한 끼의 맛을 내기 위해 노력했어요. 음식 솜씨가 좋았던 어머니 밑에서 어머니의 음식을 먹으며 자랐고 어깨너머로 어머니가 음식 하시는 모습을 보면서 요리를 배웠죠. 물론 엄마의 손길이 닿은 음식이라 저는 더할 것 없이 맛있었겠지만 요즘 같은 시대에 가장 그리운 게 또 어머니가 해 주신 음식이잖아요. 어머니가 해 주신 음식에는 정성이 들어가 있기 때문에 더 맛있다고 생각해요.”
허 대표가 ‘어머니의 손맛’을 내기 위해 개발한 것은 바로 장이었다. 직접 쑨 메주로 만든 장은 소양강민물매운탕만의 비결이기도 했다. 하지만 허 대표는 그가 직접 담근 장이 보통 장과 특별히 다른 과정이나 재료가 첨가되지는 않는다고 했다. 다만 시간과 정성이 비결이라면 비결이라고 했다.
음식은 장맛이다. 쉽게 구할 수 있는 장으로 만든 음식과 달리 시간과 정성을 들여 직접 담근 장으로 만든 음식은 그야말로 그 옛날 어머니가 끓여주시던 뜨끈한 국물을 떠올리게 한다. 소양강민물매운탕은 연말연시 단골들 때문에 문전성시를 이루기 때문에 예약은 필수다. (02-439-87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