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페이팔 마피아(PayPal Mafia)와 같은 선순환 벤처생태계가 활성화됐다. 페이팔 마피아는 지난 2002년 e-Bay에 2조원으로 매각된 ‘페이팔’ 출신 경영진들이 창업 경험을 바탕으로 구글, 유튜브 등 수많은 후배 창업 기업을 투자, 육성한 사례.
실제 2011년 기준 미국 벤처캐피탈과 엔젤투자 비율은 291억 불(56%) 대 225억 불(44%)인 반면 우리나라는 2000년 초 벤처버블 붕괴로 엔젤투자가 급격히 위축됐다. 벤처캐피탈 중심으로 투자시장이 조성됨에 따라 2000년 5,493억원, 2005년 820억 원, 2011년 296억 원으로 가파르게 감소했다. 지난해는 엔젤투자가 전문하다시피 한 실정. 창업 초기기업 투자금액의 비중은 2002년 63.5%, 2008년 40.1%, 2011년 29.6% 로 줄었다.
이러한 시류에 다음카카오 이석우 대표는 지난해 중소기업청과 ‘카카오 청년창업펀드’를 조성해 업계의 주목받았다. 투자는 지난해 합병 이전 카카오가 100억 원, 모태펀드 180억원, 기타 20억원, 총 300억 원을 투자해 오는 2021년까지 운용한다. 투자대상은 업력 3년 이내로, 대표이사가 만 39세 이하인 청년창업기업 또는 만 29세 이하 임직원 비중이 50% 이상인 기업이다.
이는 다음카카오와 모태펀드, 전문 운용사간 긴밀한 협의를 통해 유망한 청년창업기업을 발굴해 투자하는 식으로 기존 기관출자자 대신 기업이 출자한다는데 의미가 크다. 또 선배기업이 후배기업을 육성하는 최초의 펀드로 단순 자금공급 위주의 기존 벤처투자에서 탈피해 선배기업의 노하우까지 멘토링하는 성공창업의 길잡이 역할 한다는 평이다. 다음은 다음카카오 이석우 대표와의 일문일답.
-기존 투자 펀드와 다른 ‘카카오 청년창업펀드’ 경쟁력은
‘카카오청년창업펀드’는 국내에서는 최초로 시도한 민관 공동펀드이다. 투자만 하던 기존 펀드 방식에서 한 단계 진일보해 성공 벤처 기업이 출자자로 직접 나서는 한편, 성공 창업 경험과 경영 노하우까지 전수하고 있다. ‘카카오청년창업펀드’를 통해 다음카카오와 중소기업청은 창업부터 투자, 성장, 회수, 재투자로 이어지는 선순환 벤처 생태계를 국내에 정착시키고 있다. 특히, 유망한 청년창업기업과 나아가 청년 일자리 창출 기업 등에 집중적으로 투자한다.
-기존 투자 방향의 문제점과 창업펀드를 활성화하고자 대안은
국내 벤처 창업의 활성화하고자 선행돼야 할 점은 벤처 생태계의 가장 큰 축인 젊은이들이 창업에 도전하는 데 두려움을 없애는 환경이 조성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아직 한국은 미국 등 벤처창업이 잘 발달한 나라들에 비해 창업에 실패했을 때 치러야 할 대가가 너무 크다. 이는 융자 위주의 자금 조달과 코스닥 등 회수시장이 미흡해 창업해도 수익실현이 차단돼 있다는 데 기인한다. 또 재창업 및 후배 기업에 대한 재투자의 연결고리가 단절되어 있기도 하다.
-‘카카오청년창업펀드’에 참여한 계기는.
‘카카오청년창업펀드’는 성공한 벤처 1세대들이 새내기 벤처를 위해 멘토 역할에 적극 나서고 국내 벤처 인큐베이팅 역사의 포문을 열었다는 데 의미를 두고 있다. 다음카카오의 성공경험과 자원, 중소기업청이 가진 네트워크, 한국벤처투자의 노하우가 한데 모여 만들어 내는 시너지가 풍성한 벤처 생태계를 만들고, 창업·성장·재투자로 이어지는 선순환 기제로 역할 하고자 온 힘을 다하고 있다.
-후배 청년창업기업에 조언 바란다.
‘불위호성(弗爲胡成)’이라는 사자성어가 있다. 행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이룰 수 없다는 뜻이다. 다음카카오도 지금의 위치에 오르기까지 여러 번의 실패를 경험했다. 기본적으로 ‘아무 것도 안 하는 것이 가장 위험하다’고 생각한다. 실패를 하더라도 무엇이든 시도를 하고 그 경험을 노하우로 축적해야 중요한 자산이 된다. 다가올 새 시대를 창조적으로 이끌어 갈 청년 벤처 기업가 후배들이 상상력, 호기심, 창의력으로 새로운 세상에 도전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