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이 내리는 것도 내(사장) 책임이다’라는 말로 많은 이들에게 회자가 되었던 야마구치 다카노리의「사장의 일」이란 책의 마지막은 사장지도(社長之道)란 말로 끝난다. 이윤을 목적으로 원가를 분석하는 계산의 잣대가 아닌 경영을 도라 생각하는 것이다. 기자는 예그린식품 장길웅 대표와 인터뷰를 통해 그에게 사장지도를 엿본 것 같았다.
안정된 회사의 새로운 도전
시흥시 특상품인 연근을 시의 지원을 받아 상품화에 성공한 예그린식품은 과거 양념치킨 소스업계에서 품질로 인정받는 안정된 회사였다. 지금까지 생산했던 소스와는 전혀 다른 조리방식이 요구되는 연근을 상품화한다는 것은 무모한 도전이 아니었을까. 기자의 의견에 장 대표는 “시흥시가 연근 가공업체 모집에 어려움이 있다는 정보를 듣고 우리가 특산품도 살리고 시흥의 대표기업이 돼보자”라는 마음으로 도전했다는 사장지도와 같은 말을 했다. 우리 농산물도 살리고 같이 성장하자라는 도전의식은 그것만이 아니었다. 수확 후 판로가 없어 고민하는 천년초를 시니어클럽(노인중심 농사단체)에서 전량 매입해 티백과 볶음차 외에 상품개발에 주력하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예그린식품의 도전이 만든 연근상품은 현재 연근 삼각티백, 선물용으로 개발한 연화차(연잎, 연자, 연근, 연꽃이 들어간 차)와 인기상품인 ‘우리 연근 참 콘플레이크’가 있다.
장 대표는 이러한 결실을 얻기 위해 연근으로 만든 각종 상품을 갖고 많은 지역 행사를 다녔다. 지역행사에서 만난 고객들의 피드백은 연근 상품화의 원가문제, 판로개척, 소비자 구매까지 수많은 난관을 해결하는 열쇠가 됐다.
도전 넘어 브랜드파워 길러낼 것
장길웅 대표는 “소비자들이 즐거운 삶을 누리는데 먹는 즐거움이 예그린식품의 몫” 이라며 정직한 원료로 좋은 품질을 제공함과 동시에 매입 매출처 상호간 신용을 중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 같은 가치를 기반으로 예그린식품은 새로운 도전을 하고 있다. 지금까지 예그린식품은 품질로 인정받은 연근상품들을 보급화 하는 것에 주력했다면 최근에는 고급화를 통한 브랜드 파워에 주력하고 있다. 그런 연유로 작년 11월 생산라인을 증축했고 현재 해썹(HACCP)인증을 준비 중이다. 사업을 하면서 겪은 몇 번의 시련은 그때마다 새로운 길을 열어 주었다. IMF라는 국가적인 시련은 그에게 신규거래처를 확보하는 기회를 주었고 2009년 시작된 연근사업은 상품의 다양화와 브랜드파워를 가꾸어 갈 계기가 되었다. 그때마다 긍정적 자세와 ‘주어진 시련을 통해 의미 있는 길이 있을 것’이란 믿음이 바탕이 됐기에 가능했다고 한다.
장 대표에게 향후 계획을 묻자, 5년 내에 생산라인의 제대로 된 자동화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과 직영점 운영을 통해서 자체 생산한 제품들을 공급해 소비자와 현장에서 만날 수 있는 기회를 만드는 것이라고 전했다. 말미에 그는 지금까지 근 이십 년을 같이 해온 창업공신의 노후를 생각하다 그런 아이디어를 얻었다고 했다.
또한 그는 여타 기업과 마찬가지로 생산 라인 인력수급이 큰 문제인 것을 언급했다. “현장을 외국 노동자로 채워가는 것이 안타깝다” 는 장 대표는 좋은 인력을 채용하더라도 기업문화에 적응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며 특히 수출과 무역 쪽의 고급인재는 더욱 그러하다고 했다. 그는 정부가 투자지원을 하는 것도 좋지만 좋은 인재풀을 구성해 작은 기업에 무역을 돕는 시스템을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