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각계에서는 나이 든 대한민국의 미래를 바라보며, 안타까운 시선을 보내고 있다. 지역 주민의 고령화가 도시 외곽에 더욱 뚜렷하게 나타나고, 복지혜택을 못 받는 노인마저 발견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 자제공덕회 이사장 보각 스님은 고령화 사회를 윤리적으로만 바라보지 말고, 적극적인 자세로 극복하자고 말한다.
고령화 사회 필요한 것은 복지
“고령화 사회에서 노인은 오히려 그 가치가 높아집니다. 복지는 소비가 아니라 확대 재생산되는 순환구조로 인식되어야 합니다. 현재도 미래도 한국 사회에 필요한 것은 복지입니다” 보각 스님은 오늘과 같은 상황에서 노인에게 복지와 투자를 동시에 할 수 있는 사회적 시스템이 갖추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보각 스님은 복지 사회를 만들기 위해 요양시설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말하며, 변화하는 가족의 형태와 사회문화를 분석해 실버산업의 발전 가능성을 현실화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는 노인장기요양보험제도의 도입을 예로 들며, 획기적인 제도를 더 보완해서, 궁극적으로 복지와 경제를 행복한 수준으로 끌어올려야 한다고 말한다.
“요양 시설은 지역사회 노인을 위해 존재합니다. 하지만 시골에서 농사짓는 어르신들이 공단 부담금 이외 자기 부담금을 낸다는 건 쉬운 일이 아닙니다. 아울러 정작 도움을 받아야 하는 복지 사각지대의 어르신들도 복지 혜택을 받아야 합니다”
화성시 북양동에 있는 노인장기요양기관 묘희원의 원장으로 있는 보각 스님은 고령화 사회에서 노인성 질환으로 고통받는 환자와 보호자에게 요양시설의 역할에 대한 올바른 인식을 알려야 한다고 말한다.
“과거에는 불편하신 어른을 자식이 모시는 게 마땅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문제를 윤리적으로만 접근해서는 안 되는 시대가 됐습니다. 현대사회는 관계의 단절이 근본적인 문제로 지적됩니다. 가족, 주변인, 사회, 정부가 개인에게 관심을 두지 않는 사회는 외로움을 수반하게 됩니다. 요양시설은 노인에게 관계를 회복하고 재생하는 순기능을 하고 있습니다” 그는 요양원이 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제도적인 뒷받침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적극적 수용이 적극적 대안 만든다
보각 스님은 가족의 역할을 사회가 맡아서 해야 하는 시대에 접어들었다고 말하며, 이러한 과도기적 시대에 전통적 가족제도의 한계를 극복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도시와 시골의 문화 차이, 세대 간 의식 차이, 노인과 청년의 경험 차이는 좁힐 수 없는 간격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지금 시대의 사람들은 이런 차이를 서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급속하게 발전한 대한민국은 고령화 사회를 미처 대비하지 못했다. 앞만 내다본 질주가 이제는 뒤를 돌아볼 지점에 다다른 것이다. 이제 전 세대에 걸친 단절과 차이는 새로운 공감대를 요청하고 있다.
“노인이 귀하던 시대는 지난 것 같습니다. 정보가 경험보다 높이 평가받으면서 사회 인식과 구조도 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경험보다 더 뛰어난 지혜는 없습니다. 그런 경험을 가진 노인들이 다시 그 가치를 인정받는 사회가 되어야 할 것입니다” 보각 스님은 노인의 가치를 회복할 수 있는 사회 관계망이 형성되어야 한다고 말하며, 그런 관계의 회복 속에서 건강한 사회가 만들어질 수 있다고 한다.
복지사회의 구현은 현실을 적극적으로 이해하고, 받아들여서 새로운 대안을 현장에 맞게 적용해 나가야 가능하다. 마지막으로 보각 스님은 비영리시설로 전환된 요양시설에서 복지를 근본으로 하는 새로운 경영철학과 의식 수준이 갖추어져야 한다고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