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점 간판이 많다. 먹을거리가 많다. 하지만 사람들은 왜 먹자골목에서 음식을 선택하지 못하고 서 있는 걸까? 손 위에는 스마트폰이 있다. 맛집 검색을 하면 무수한 정보들이 나온다. 문제는 신뢰성. 믿고 먹을 수 있을까? 명성만큼 맛있을까? 고민하는 사람에게 웹사이트의 미사여구는 필요치 않다. 그렇다면, 믿을 것은 사람. 사람 많은 식당을 찾는 일이다.
음식 맛은 사람이 안다
손님이 많은 곳. 음식 맛은 사람이 보증한다. 그런데 손님도 손님 나름이다. 어떤 손님들이 식당을 채웠는지도 중요하다. 오늘 기자가 찾은 음식점은 알 만한 사람들은 다 아는 집이다. 소문난 집이다. 신대방동 보라매아카데미타워 2층에 있는 라이스 앤 파스타(Rice & Pasta). 이곳은 이 지역 대표 알짜 브랜드로, 철판볶음밥과 파스타를 사랑하는 지역 주민들의 신뢰를 바탕으로 꾸준한 성장세를 이어오고 있다.
“SBS 맛대맛”에 출연하며, 그 맛과 신뢰를 다시 한 번 확인한 라이스 앤 파스타. 각종 마케팅으로 얼룩진 외식 산업에 홍보를 하지 않고도 손님을 끌 수 있는 비결이 무엇인지 권은석 대표를 만나서 이야기를 들어봤다. 권 대표는 사람이 진정한 홍보라는 말을 꺼냈다. “음식이 맛있으면, 한 사람이 네 사람을 데리고 오고, 음식이 맛없으면, 한 사람이 여덟 명을 쫓아냅니다” 알고 봤더니 그는 홍보가 무엇인지, 맛이란 무엇인지 아는 전문가였다.
재료에 광고비를 싣고
권은석 대표는 광고업계에 종사하던 광고전문가였다. 현역 은퇴로 외식사업에 발을 들인 권 대표는 “재료에 광고비를 싣고”라는 독특한 좌우명으로 지금의 라이스 앤 파스타를 만들었다. 광고비를 쓰지 말고, 더 좋은 재료를 사용해서 음식 맛을 높이면, 손님들이 입을 통해 홍보를 해줄 것이라는 취지에서였다. 그의 신념은 적중했고, 치열한 외식업체들의 경쟁에서 당당히 그만의 포지션을 차지하게 되었다.
이곳의 대표 메뉴는 지중해식해물모듬 철판볶음밥이다. 방송에서 유명세를 탄 메뉴도 바로 이 음식. 패밀리 레스토랑이 성행하고, 매운맛 열풍이 불던 때, 파스타와 함께 먹을 수 있는 퓨전 요리를 고안해낸 전략에서 지중해 콘셉트의 철판볶음밥이 탄생했다고 한다. 좋은 재료를 사용한 탓에 조미료도 필요 없어서 건강식으로도 소문이 났다. 이밖에 까르보나라 스파게티와 또띠아 피자도 꾸준한 인기 메뉴로 사랑을 받고 있다. 세트메뉴는 밥과 면을 함께 맛보고 싶어 하는 고객의 취향에 맞춰 큰 폭으로 할인을 해주고 있다.
밥과 면을 좋아하는 한국인의 취향에 라이스 앤 파스타는 쉐프의 고객맞춤 제안이기도 했다. 연인, 가족, 친구 누구나 부담 없이 찾을 수 있었기 때문에 문전성시의 꿈은 첫날부터 현실이 되었다. 권 대표는 음식 맛은 재료에 있다는 말을 다시 한 번 강조하며, 지금도 그 신념을 지킨다고 했다.
지속 가능한 브랜드 될 것
권은석 대표는 고급화와 대중화를 동시에 추구하며, 라이스 앤 파스타를 지속가능한 브랜드로 성장시킨다고 밝혔다. 오로지 맛으로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고 있는 권 대표는 지금까지의 신뢰를 잃지 않기 위해 초심을 지키고 있다. “음식은 인기상품이 아닙니다. 10년이고 20년이고 우리 음식이 좋아서 찾아오실 수 있어야 합니다”
편하게 갈 수 있는 곳, 하지만 오늘도 식사 시간에는 문 앞에 제공한 의자에서 대기하는 손님들이 보인다. 기다리는 시간은 불편할지라도 먹자골목에서 간판만 보는 일은 안 해도 될 것 같다. 사람이 만든 맛, 사람이 만든 브랜드를 믿고 찾아온 고객들이 부담없이 맛있게 먹고 갈 수 있을 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