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이엔터프라이즈가 올해 커피 세이버를 출시해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산소 잡는 커피 세이버는 고성능 대용량 산소흡수패치로 원두를 항상 신선하게 유지한다는 점이 강점. 아무리 신선한 커피라도 커피 봉투를 개봉하면 산소가 유입돼 상하기 일쑤. 커피 세이버는 산소를 남기 없이 제거해 커피를 신선하게 유지할 수 있다는 것이 ㈜제이엔터프라이즈 서지선 대표의 설명이다. 이달 신제품을 출시하고 글로벌 브랜드로의 도약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주)제이엔터프라이즈 서지선 대표를 만나 그간의 창업 스토리를 들어봤다. 다음은 서 대표와의 일문일답.
-서지선 대표가 창업을 결심한 계기는.
원래 직장이 견실한 중소기업의 재무컨설팅을 하는 컨설턴트였다. 회사 대표 분들을 여럿 보면서 내가 가야 할 길에 대한 고민이 시작됐다. 특히 여성이 가진 한계에 대해 고민했다. 사업이 아니고서, 직장생활에서의 여성의 한계가 있을뿐더러 육아에 대한 부담도 공부도 쉽지 않다는 것을 확신했다. 그때부터 아이템에 대해서 고민하다 지난 2008년부터 시작된 모 백화점의 와인페어가 눈에 들어왔다. 옛날에는 생각지도 못한 행사들이 속속 나오면서 와인의 상식적인 문제들이 떠오르게 됐다. 산소가 바로 그 문제였다. 산소를 제거하는 방법에 대해서 고민하면서 식품을 전공한 친구에게 묻고 교수님을 찾아갔다. 그러던 중 햄을 요리해서 먹으려고 포장지를 뜯다 산소흡수제라고 쓰인 패치를 보고 영감을 받아 와인에 빠지지 않는 산소흡수패치 방법을 고안하게 됐다
-(주)제이엔터프라이즈의 모토는.
J는 3가지의 이니셜이다. Jesus, Justice, Joy이다. ‘재미, 정의롭다’등의 의미다. 자칫 유치할 수 있는 단어지만 이것을 같이 구현하는 존경 받는 CEO와 회사를 키워 내고 싶다는 의지가 담겨 있다
-창업까지의 준비과정을 소개해 달라.
2008년 국내 특허 출원 2건, 2010년 해외 특허출원 3건(일본, 유럽, 미국), 2012년 4월 중소기업진흥원 청년창업사관학교 입교, 2012년 6월 법인 설립, 2012년 와인 패치 설비 1차 투자 유치, 2012년 와인용 산소흡수패치 완성, 2012년 스테인리스 와인마개 완성/제품화 완성, 2012년 국내 특허 출원 1건을 이뤘다
-창업하면서 가장 큰 난관은 무엇이었나. 극복 묘안은.
아주 간단한 제품이라도 제조업의 경우 최소 1~2억의 창업비용이 소요된다. 사업경험이 없는 상태에서 종잣돈을 마구잡이로 투자할 수 없는 상황인데, 없는 살림에 투자를 결정하는 것이 아주 어려운 상황이다. 창업한 분들이 흔히 말하는 것처럼 최초 생각한 비용 및 시간보다 2배 이상이 소요된다. 제품 출시 전부터 벌어 놓은 자금은 물론 퇴직금까지 몽땅 다 소진하는 극도의 자금 압박에 시달리게 된 것이 가장 큰 어려움이었다.
극복하는 방법은 내가 모두 투자하기 보다는 협력사과 실익을 나누는 것이다. 즉 협력사의 투자를 유도하는 것이다. 산소흡수패치 기계의 경우 최소 1억 원 이상이 소요되는 설비였지만, 시장성을 믿어준 업체의 도움으로 설비는 투자를 받았다.
그리고 청년창업사관학교 등에서 제품화 비용을 얻고, 각종 창업관련 경진대회의 상금으로
나머지를 충당했다
-창업한 뒤 그간의 성과를 평한다면. 플라빈의 소비자 반응은.
처음 청년창업사관학교를 통해 2012년 동경선물용품 박람회에서 알게 된 일본 최대의 와인수입사 ‘Toa shoji’ 상사를 통해 일본 전역에 판매하기로 했다. 지금은 Dakashimaya 백화점 전점과 Toa Shoji 거래처들에 판매하기 시작했다.
바이어들은 기존의 와인 진공 세이버의 문제점에 대해 한번 놀라고 샘플을 써보고 플라빈의 성능에 한 번 더 놀란다. 일본의 Toa Shoji 임원은 4개월간 플라빈 와인 세이버를 모든 종류의 와인에 다 써본 후 그 성능을 인정하고, 일 년에 Toa Shoji가 주최하는 Wine Forum에서 정식으로 런칭 했다. Wine forum은 전 세계 1000여종의 와인을 한자리에 전시하고 맛을 평가하는 ToaShoji가 30년간 이어온 연례행사다. 각국 와이너리 대표와 일본 내 레스토랑 체인 및 백화점, 마트 와인 바이어들이 모두 모이는 제일 큰 행사다. 기존에는 와인마개 액세서리는 취급하지 않았으나 당사가 와인 액세서리로는 최초로 제품라인으로 편입되어 현장에서 바이어에게 바로 소개 됐다.
박람회 등에서 소비자의 반응도 비슷했다. 기존의 와인 세이버에 대한 불만족을 해결 할 수 있다는 희망과 동시에, 자신이 와인을 모두 마시지 못한 사례가 많다는 점도 인지하면서 현장 구매가 이어졌다. 특히 해외 전시회에서도 독창성과 상품성을 주목받아, PLMA에서 NEW PRODUCT EXPO에 선정됐다
-멘토는 누구인지. 힘이 되는 말이 있다면.
사실 멘토는 때마다 있었다. 사업을 시작하는 단계에서는 학과 선배님이 앞으로 있을 일들에 대한 여러 가지 상황을 그려 주셨다. 쉽지 않다는 것을 인지한 것이 가장 큰 버팀목이 된 것 같다. 통찰력을 가지고 진정으로 제품을 평가 해주는 사람과 그냥 듣기 좋으라고 알지도 못하면서 입에 발린 소리만 하는 사람이 있는데, 그 선배는 전자에 가까웠다. 비슷한 반응을 하는 믿을 만한 사람이 많을수록 사업에 대한 확신이 생겼다. 지금은 판매에 관련된 분들이 멘토이다. 국가별로 상황이 다르고, 대응을 하는 전략 자체도 달라야하기 때문이다. 같은 지역의 파트너가 생각하는 판매 방식과 전략을 같은 지역의 다른 바이어와 중복 체크해서 결정하는 방식이 착오를 줄이는 방법이다
-스타트업 기업이 지속적으로 성장하고자 필요한 요건은.
첫째도 캐쉬카우 비즈니스 모델, 둘째도 캐쉬카우 비즈니스 모델이라고 생각한다. 지속적인 성장은 결국 여러 아이템이 아니라 한 가지 아이템이 캐쉬카우가 돼야 지속적인 시도와 성장이 가능하다. 그래서 캐쉬카우가 될 처음의 아이템이 가장 중요하다.
그러한 검증은 각종 창업 경진대회를 통해 다듬기를 추천한다. 둘째 ‘투자자? No! 판매형 파트너’이다.. 정부든 기관이든 엔젤투자자이든 간에 단지 돈만 대는 사람보다는 판매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적절한 파트너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스타트업 기업이 최소 사용해야 하는 박람회 비용은 연간 대륙별로만 나가도 3~5천만 원에 육박할 정도다. 초기 기업에게는 출품자체가 부담이다. 대표적인 방법이 세계적인 제조업 기업에 OEM으로 납품하는 방법이다. 적절한 이윤이 나는 구조라면 대기업의 끼워 팔기에 편승하는 방식이 스타트업 기업에게는 좋은 인큐베이터이자 지속적인 성장을 위한 포석이 될 수 있다
-(주)제이엔터프라이즈가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고자 정책적으로 바라는 점은.
해외 판매를 주로 하는 저희 제품의 경우 적절한 바이어를 찾는 것이 너무나 어려웠다. 정책적으로 신규 사업의 BM(Business model) 대한 진지한 컨설팅이 사전에 필요하고 생각한다. 사업에 들어가서는 지금 중소기업청과 중소기업진흥원이 운영 중인 해외 지사화 사업이나 해외마케팅 사업 등의 확대가 필요할 것 같다. 특히, 교포뿐만 아니라, 해외 유명 벤더들도 적극적으로 영입해 일종의 DB를 구축해 제공하는 것이 해외 진입 장벽을 낮추는데 가장 쉬운 방법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국가별 분야별 맞춤형 바이어 선별 및 바이어의 자세한 현황을 열람할 수 있는 바이어 도서관도 좋은 방법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또한 한국의 금형 비용이 지나치게 높아서, 신제품 개발에 큰 부담이 된다. 중국의 비해 3배나 비싼 가격은 제조업을 하는 입장에서 한국의 FTA 효과를 상쇄시킬 만한 큰 진입장벽이다. 스타트업을 위한 금형 국영기업을 설립하고 초도 제품을 저렴하게 공급하는 방식을 통해 사업비를 절약하는 것이 기초적인 방법이 될 수 있다
-(주)제이엔터프라이즈와 서지선 대표님에 대해 덧붙인다면.
편하고 쉽게 사는 것에 관심을 가지기 보다는 ‘내 손으로 무엇을 이룬다.’에 대한 집착이 강한 사람이다. 저는 제 자신이 그냥 남이 만든 주어진 삶을 사는 것이 아니라 개척하는 삶을 살고자 내 삶을 선택을 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그 대가가 너무 가혹하기도 한데, 그래도 운이 좋았던 것이 지지부진하던 사업이 청년사관학교 입소를 시작으로 창업경진대회 수상까지 이어지는 등 다양한 기회를 가지게 된 것이 큰 힘이 됐다. 무엇보다 새로운 것을 개발하는 것이 취미인 직장인 남편을 둔 것과 이런 남편과 치열하게 논쟁하는 것이 취미이자 생활이 되어버린 것이 운명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