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6월 12일 서울 강남구 청담동 일지 아트홀. 첫 번째 싱글 ‘투쿨포스쿨’로 데뷔 쇼케이스를 열었던 신인 보이그룹 방탄소년단은 “3년간 연습생 생활을 하며 이를 악물고 데뷔를 준비했다. 요즘 신인가수들이 살아남기 힘들다고 하는데 우리는 꼭 살아남아 대중에게 사랑받는 가수가 되겠다”는 각오를 다졌다.
그로부터 정확하게 3년 8개월 뒤 방탄소년단은 국내에서 가장 큰 공연장인 고척 스카이돔에서 공연하는 K-팝 그룹으로 성장했다. 지난 13일 발표한 앨범 ‘윙스 외전’은 선주문량만 70만장에 달했고 타이틀곡 ‘봄날’은 미국 아이튠즈 송 차트 8위, ‘빌보드 200’ 26위, UK 차트 62위에 오르며 기록을 경신 중이다.
수많은 보이그룹이 반짝 데뷔했다 사라지는 시대, 방탄소년단은 어떻게 가요계의 ‘핫피플’로 우뚝 서게 됐을까. 18~19일 고척스카이돔에서 개최된 ‘윙스투어’를 통해 이들의 성장비결을 분석했다.
◇7인 7색 방탄소년단 “우리의 라이벌은 멤버들이죠.”
▲랩몬스터(1994.9.12./본명 김남준): “항상 불안했는데 어느새 고척돔에 올라왔어요.”
팀의 리더. 특기는 랩, 작사, 작곡, 프로듀싱 및 영어, 일본어. IQ 148의 원조 ‘뇌섹남’으로 중학교 2학년 때 토익 850점, 학창시절 전국 상위 1%를 기록한 ‘공부 괴물’이기도 하다.
▲진(1992.12.4./본명 김석진): “우리의 외모는 성장 중이죠.”
특기는 보컬과 연기. 데뷔 초부터 소지섭을 닮은 외모와 유창한 입담으로 비주얼과 엔터테이너를 담당해 왔다. 멤버들 사이 ‘비주얼 부심’이 상당하다.
▲슈가(1993.3.9/본명 민윤기) : “한쪽 날개만 있으면 날 수 없어요.”
작사, 작곡, 프로듀싱 담당. 중학 시절부터 클래식 작곡가로 활동하다 고교시절 힙합에 입문, 3년간의 연습생 생활을 거쳐 데뷔했다. 그룹 내 소통 담당자. 데뷔 초부터 활발한 SNS 활동으로 팬들과 대화하는 걸 즐겼다.
▲제이홉(1994.2.18/본명 정호석) : “전생에 나라를 구했나봐요.”
랩, 춤, 안무 담당. 춤꾼이 많기로 유명한 전라도 광주 출신으로 빅뱅의 승리, 카라의 구하라, 2NE1의 공민지가 다닌 댄스 학원 출신이다. 긍정적인 성격 때문에 방탄의 ‘희망’으로 불린다. ‘윙스투어’ 첫날 생일을 맞아 어머니 앞에서 솔로곡 ‘마마’를 선보일 정도로 효심이 깊기도 하다.
▲지민(1995.10.13/본명 박지민) : “이게 전부가 아니에요. 앞으로 더 많은 걸 보여드릴게요.”
보컬, 춤, 안무 담당. 가수 비의 안무를 보고 부산예고 무용과에 진학할 만큼 춤에 대한 애정이 깊다.
▲뷔(1995.12.30/본명 김태형) : “팬들은 우리의 하늘이죠.”
보컬과 연기 담당. 특기는 색소폰. ‘꽃미남’이 많기로 소문난 KBS2 드라마 ‘화랑’에서 한성 역을 맡아 드라마의 실질적인 인기를 담당 중이다.
▲정국(1997.9.1/본명 전정국) : “아미 덕분에 웃을 일이 많아졌어요.”
팀의 막내. 보컬, 랩, 춤 담당. 중학교 2학년 때 Mnet ‘슈퍼스타K3’ 오디션을 본 뒤 빅히트엔터테인먼트 관계자에게 캐스팅돼 1년만에 데뷔했다. 막내지만 무뚝뚝한 천상 상남자.
◇기록으로 보는 방탄소년단
▲공연
2014년 서울 예스24라이브홀 (구 악스홀)
2015년 서울 올림픽공원 올림픽홀 ->2회 6500석
2015년 서울 올림픽공원 SK 핸드볼 경기장->3회 1만 3500석
2016년 서울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2회 2만 4000석
2017년 서울 고척 스카이돔->2회 4만석, 60억 매출
◇글로벌 대세의 인기 비결
▲활발한 SNS 활용
방탄소년단은 데뷔 초부터 SNS를 적극 활용한 대표적인 그룹이다. 실제로 미국의 소셜 웹사이트 레딧(Reddit) 이용자들은 방탄소년단의 인기비결로 각 멤버가 제공하는 방대한 개인방송 콘텐츠를 꼽았다.
-SNS수상내역
2015년 트위터 코리아 선정, 2015 대한민국에서 가장 많이 리트윗된 골든 트윗(290만뷰), 2016년 미국 포브스 선정 ‘지난 한 달 간 가장 많이 리트윗된 아티스트’ 1 위 (539만뷰), 2016년 케이팝 아티스트 최초 트위터 이모지 론칭
▲스토리텔링
학원폭력, 입시문제, 등골브레이커를 다뤘던 ‘학교3부작’, 청춘의 성장과 고민을 그린 ‘화양연화’ 시리즈로 국내외 청소년들의 폭넓은 공감대를 자아냈다. 뮤직비디오에서도 이러한 콘셉트를 확실하게 녹여냈다. 진로, 따돌림 등 10대들의 보편적인 메시지를 그렸다. 소설 ‘데미안’을 모티프로 한 앨범 ‘윙스’ 시리즈는 상처받은 청춘을 위로하는 ‘힐링’ 콘셉트로 사회적인 메시지까지 담았다. 방탄소년단의 ‘윙스’ 덕분에 지난해 ‘데미안’ 판매량이 일시적으로 증가하기도 했다.
▲K-팝보다는 글로벌 음악 겨냥
보편적인 K-팝보다는 90년대 미국에서 유행했던 힙합음악을 떠올리게 하는 글로벌 음악에 가깝다. 멤버 슈가는 “전 멤버가 음악작업에 참여하며 미주지역을 비롯한 해외 팬들이 좋아할 만한 유행사운드를 반영한다”고 말했다. 랩몬스터도 “트렌디한 사운드에 청춘과 젊음의 이야기를 퍼포먼스로 표현하는 복합적인 부분이 소구되고 있다”고 짚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