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리비안의 해적’, ‘링’을 연출한 고어 버빈스키 감독이 충격적인 신작을 들고 왔다. 그 주인공은 미스터리 스릴러 ‘더 큐어’다. 영화는 스위스 알프스에 치유 센터 ‘웰니스’를 배경으로 아름다운 자연 속에 숨겨진 인간 욕망을 세련된 이미지로 그려냈다.
웰니스 센터의 치유 방법은 간단하다. 보이지 않는 자본의 흐름에 지친 현대인을 불러들여 그곳에서 나는 좋은 성분이 담긴 ‘물’로 스트레스를 씻어낸다. 하지만 이 간단한 시스템에는 엄청난 비밀이 숨겨져 있고 환자들은 치료의 망각에 빠져 점점 나아진다는 꿈을 꾼다.
이야기는 깔끔하게 마무리되지 않는다. 주인공 록하트(데인 드한)를 통해 본 웰니스의 모습이 진실인지, 아니면 물이 만든 환각인지 확실한 답을 주지 않는다. 비슷한 작품을 찾자면 ‘곡성’이 있다. 당시 영화를 보며 느꼈던 충격과 끝나고 난 뒤 혼란의 감정이 ‘더 큐어’에서 고스란히 재현된다.
감독은 “웰니스에선 휴대폰을 쓸 수 없고 록하트가 차고 간 시계도 작동을 멈춘다. 이 장소 자체가 뭔가의 경계를 벗어나서 꿈의 영역으로 들어간다는 생각이 들게 하고 싶었다”고 배경에 관해 이야기한다.
영화는 의도된 목적성을 가지고 이야기를 시작한다. 메시지는 현대인의 마음 속에 뿌리내린 야망과 그것에서 벗어나 순수성을 찾으려는 인간의 욕심이다. 영화는 이 두 가지가 만날 때 빚어지는 집착을 정체를 알 수 없는 물로 표현했다.
그래서 감독은 비정상적인 현대 사회에서 쉬지 않고 발버둥치는 인간의 마음속 병을 담기 위해 성공에 집착하는 젊은 증권사 임원 록하트를 주인공으로 등장시켰다. 그런 그에게 여유로운 웰니스는 비정상적인 공간이다.
하지만 록하트는 ‘한번 웰니스에 갔던 사람은 돌아오지 않는다’는 영화의 원칙을 피해 가지 못했다. 그곳에서 머무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무심결에 마시는 물에 담긴 비밀을 알게 된다. 그 물에서 누군가는 치료제를 찾고 다른 이는 생명을 연장하는 원기를 얻는다.
록하트는 웰니스와 물에 담긴 비밀을 우연히 알게 된다. 비밀은 빠져나올 수 없는 늪이 되어 록하트와 영화를 보는 관객을 사로잡는다. 그 과정에서 전해지는 긴장감은 엄청나다. 카메라는 웰니스의 밝고 어두운 면을 신비롭고 불안한 영상으로 담았다.
포스트 디카프리오라 평갑다는 배우 데인 드한의 차갑고 예민한 이미지도 영화에 아주 잘 어울린다. 록하트 외에 영화를 이끄는 인물은 웰니스 센터의 원장 폴머 박사다. 비밀의 중심에 있는 인물로 우연히 찾아온 록하트에 의해 공들여 쌓아온 탑이 무너질 위기에 처한다. 록하트를 저지하기 위해 폴머 박사 직접 행동에 나서며 웰니스의 운명을 결정지을 마지막 싸움이 벌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