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 제친 편의점, 특화 매장으로 차별화 경쟁 나선다

(좌측부터 시계방향으로)CU럭셔리수노래연습장점, 이동형 트랜스포머 편의점, CU 덕성여대학생회관점 파우더존, CU 대덕대 카페테리아점(사진제공=BGF리테일)

생활 속 만능 플랫폼으로 자리 잡은 편의점의 성장세가 눈부시다. 2012년 10조9000억원에 머물렀던 편의점 업계의 총 매출액은 2016년에는 19조3000억원으로 불과 5년 만에 2배 가까이 급성장 했다. 심지어 지난해 편의점 업계 상위 3사의 총 매출액은 ‘유통의 꽃’으로 불리던 백화점 업계 상위 3사의 총 매출액을 2조원 가까이 앞지르며 유통채널의 대세로 확고히 자리매김했다.

그만큼 업체 간의 경쟁도 치열하다. 최근에는 제품을 넘어 매장 자체 콘셉트까지 차별화 경쟁이 확대되면서 이전까지 볼 수 없었던 새로운 형태의 매장을 지속적으로 선보이고 있다. 카페·세탁서비스·무인택배·금융서비스 등 일상생활에서 주로 사용하는 서비스를 기존 편의점과 결합하는 질적 변화를 통해 새로운 수요를 창출해내겠다는 심산이다.

먼저 편의점도시락으로 대표되는 즉석식품군의 인기에 따라 각 업체는 ‘혼밥족’을 위한 새로운 포맷의 맞춤형 매장을 선보이고 있다.

CU가 대전시 대덕 R&D특구에 선보인 ‘CU 대덕대 카페테리아점’은 푸드 코트를 컨셉으로 한 ‘카페테리아(Cafeteria)형 편의점’이다. 다른 편의점과 달리 다양한 먹을거리들로 구성된 메뉴판을 구비했으며 제조공장에서 배송된 가공식품만 판매하는 일반 편의점과는 달리 즉석피자부터 치킨까지 다양한 메뉴를 매장에서 직접 조리한다. 다양한 편의점 간편식을 통해 즉석조리식품의 매출 비중을 전체 매출의 38.6%까지 끌어올렸다.

남대문 세븐카페점(사진제공=세븐일레븐)

세븐일레븐은 지난 2014년 도시락을 여유 있게 취식할 수 있는 ‘도시락카페’ KT강남점을 시작으로 2015년에는 ‘도시락카페 2호점’ 중국대사관점, 지난해 11월엔 커피 문화 공간을 표방한 ‘남대문카페점’을 잇달아 선보였다.

마진이 높은 도시락과 원두커피 등 즉석식품을 편안하게 즐길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함으로써 이익률 개선을 이끌어내겠다는 목표다. 도시락과 같은 PB 즉석식품의 경우 매출규모가 커질수록 영업이익률은 더욱 가파르게 상승하는 구조다.

이마트 위드미가 지난해 9월 ‘밥 짓는 편의점’ 콘셉트로 선보인 스타필드 1호점은 조리한 반찬을 직접 선택해 만드는 DIY 도시락을 통해 높은 매출 성장을 일궈냈다. DIY 도시락 제조가 가능한 스타필드 1호점은 도시락상품 매출액이 다른 일반 매장 평균에 비해 무려 22배나 높은 수준이다. 이에 힘입어 스타필드 1호점은 일반 매장 대비 2.8배 가량 높은 매출을 유지하고 있다.

맞춤형 도시락 제조가 가능한 위드미 ‘스타필드 1호점’(사진제공=이마트위드미)

매장의 특성을 살린 색다른 변신 시도도 눈에 띈다.

위드미가 예술의전당 내에 클래식을 콘셉트로 선보인 ‘예술의전당점’도 차별화를 꾀한 매장이다. 매장 레이아웃도 예술의전당 음악당의 모양을 응용한 부채꼴 모양으로 구성했으며, 휴게공간에는 클래식 청음 장비를 구비해 고객 서비스를 강화했다.

오피스단지에 위치한 ‘CU동숭아트점’은 매장 내 약 8㎡ 남짓한 공간을 활용해 회의용 책상과, 화이트보드, HDTV 등을 설치한 미팅룸을 운영하고 있다. 편의점의 특성을 살려 24시간 이용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이다. 노트북 무료 대여와 복사, 출력을 위한 복합기도 제공하지만 이용료는 시간당 1인에 1000원으로 수익성을 위한 서비스라기보다는 이미지 제고와 홍보 효과를 노렸다는 평이다.

‘CU 덕성여대학생회관점’도 대학교라는 특성을 감안해 매장 내에 스터디 존과 파우더 존, 피팅룸 등을 갖추고 있다. 다양한 맞춤형 편의시설을 갖추면서 이전보다 객수가 30% 이상 늘어났다. 이 외에도 노래방형 편의점과 트럭을 활용한 이동형 편의점 등 이색 편의점으로 무한 진화하는 모습이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편의점이 특화매장을 선보이는 것은 당장의 매출 증대 효과를 염두에 두기보다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차별화 된 경쟁력 강화를 위한 시도를 하고 있다”며 “특히 일상생활과 맞물린 다양한 서비스를 통해 단순히 담배나 간식을 구매하는 곳이라는 이미지를 탈피하는데 성공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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