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행산업의 중구난방 세금이 도마위에 올랐다.
8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박광온 의원에 따르면 슬롯머신을 통해 500만원 이상의 당첨금품이나 배당금품을 받을 경우 주민세를 포함 22%의 세금이 부과되는 반면, 카드게임의 경우 세금을 부과하지 않아 기준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와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에 따르면 카지노 17곳 업체의 연간 입장객은 약 570만명으로 올해 5월기준으로 매출액은 약 2조6475억원에 달하는 실정이다.
현재 각 카지노는 관광진흥법 제30조에 따라 관광진흥개발기금을 납부함과 동시에 개별소비세법 제1조에 따라 세율을 적용받고 있다. 하지만 카지노를 통해 딴 돈에 대한 세금이 중구난방이라는 지적이다.
우선 ‘슬롯머신과 이와 유사한 기구’를 이용하여 받는 500만원 이상의 당첨금품․배당금품에 대해서는 기타소득으로 분류돼 주민세 포함 총 22%의 세금이 부과된다. 반면, 블랙잭, 바카라, 포커 등카드게임들은 10배, 100배, 1000배의 수익을 올리더라도 과세를 하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슬롯머신 당첨금과 카드게임에서 획득한 수익은 그 성질상 기타소득으로 분류할 수 있지만, 슬롯머신 당첨금은 소득세법에 기타소득으로 명확히 규정돼 있는데 반해 카지노 카드게임에서 획득한 돈은 세법상 어디에서도 관련 규정을 찾아볼 수 없는 상태다.
또 경륜, 경마, 스포츠토토의 경우 배당률이 100배 이하면 과세를 하지 않는 반면 로또는 당첨금액이 5만원만 넘어도 22%의 세금이 부과되고 있다. 경륜, 경마, 스포츠토토는 1995년까지 배당률이 50배가 넘으면 과세를 하였지만 96년부터 서비스산업 발전이라는 명분하에 100배로 규정을 변경했다.
이에 따라 사행산업의 과세기준이 일관성이 없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국내 사행산업의 지난해 총매출액은 약 20조원으로 성인 한 명당 사행산업에 지출한 금액이 53만5000원인 규모다.
지난해 300만명이 입장, 1조2000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한 내국인을 대상으로 하는 A 카지노는 현재 슬롯머신 1360대와 카드게임을 하는 테이블 200개가 설치돼 있다. 하지만 거액의 베팅이 오고가는 200개의 카드게임 테이블에서 파생하는 상당한 규모의 돈을 제대로 파악할 수가 없는 실정이다. 이에 따라 카지노 입장에서는 탈루의 유혹을 느낄 수밖에 없는 상태다.
이같은 문제에도 국세청과 기획재정부는 라스베가스 등 해외 카지노에서도 테이블 카드게임에 소득세를 과세하지 않고 있기 때문에 상호주의에 어긋나고 우리나라 카지노 산업의 경쟁력이 떨어질 우려가 있다고 반대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박의원은 “엄청난 화폐가 오가는 사행산업에 대한 과세기준이 명확해야 한다”며 “96년 이후부터 배당률 100배 이상에 대해서만 과세를 하던 경륜, 경마, 스포츠토토의 경우 로또복권과 같이 5만원 이상에 대해 과세방안을 검토하듯이 카지노 카드게임에 대한 과세방안을 검토해주기 바란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