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도가니>의 성폭력 피해자들이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에서 패소했다는 소식이 전해져 안타까움을 더했다.
30일 서울 중앙지법 민사합의 10부(부장판사 강인철)은 피해자 7명이 정부와 광주시, 광산구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에서 ‘5년의 소멸시효가 지났을 뿐 아니라 증거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원고 패소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원고들의 국가배상청구권이 성립된 것은 지난 2005년 6월인데 손해배상 소송은 한참 뒤인 2012년에 제기됐다”며 “국가배상 소멸시효 5년이 지나 청구를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2009년 성폭력을 당했다고 주장한 원고 2명에 대해서는 국가나 지자체 등에 과실이 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또한 교육권과 학습권 침해에 대한 국가배상 청구부분에 대해서도 “제출된 증거로는 교육부 등에서 지도감독을 소홀히 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에 변호인단은 “피해자들의 트라우마를 상해로 인정하지 않고 소멸시효가 지났다고만 판단해 유감”이라며 “국가가 반드시 했어야 할 일을 하지 않았는데도 책임을 없다면 대체 누구에게 책임을 물어야 하냐”고 토로했다.
처음부터 쉽지 않을 것임을 예상했다는 변호인단은 “반드시 항소해 다시 판단을 받겠다”고 밝혔다.
한편, ‘도가니’ 피해자들은 지난 2012년 3월 “인화학교에 대한 국가와 지자체가 관리를 소홀히 해 성폭력을 당했고 이로 인해 육체적·정신적 피해를 입었다”며 손해배상 소송을 냈다.
도가니 피해자 국가배상 패소 소식을 접한 누리꾼들은 “우리나라 대단하다”, “어디서 보상을 받아야 하지”, “영화 도가니 생각난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