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기업가란 누구인가? 현장에서 일하다보면 자주 맞닥뜨리는 질문이다.
“에이, 사회적기업 운영하는 사람이 사회적기업가지 뭐.”라고 쉽게 생각할 수 있지만 그건 올바른 답이 아니다.
사전적으로 기업가란 어떤 사업을 구상해 회사 설립을 직업적으로 하는 사람을 일컫는다. 사회적기업가는 설립목적에 반드시 ‘사회혁신’이 더해져야 한다.
즉 사회의 문제점을 발견하고 그 해결책이 기업의 사명이 되는 회사를 설립하는 사람이 바로 사회적기업가다.
그럼 언론인이란 누구인가? 역시나 사람들은 “에이, 언론사에서 근무하는 사람이 언론인이지 뭐.”라고 쉽게 생각할 것이다.
틀리지는 않지만 역시 올바른 답은 아니다. 언론인이란 뉴스를 취급하는 사람을 일컫는다. 그런데 뭔가 허전하다. 새로운 소식만 전달하면 언론인인가? 그렇다. 적어도 ‘진정한’ 언론인이 되기 위해서는 ‘사회혁신’이 더해져야 한다. 즉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사명이 자신의 취재와 보도활동의 근간에 깔려 있어야 한다.
서설이 길었다. 사실 하고 싶은 이야기는 ‘사회적 언론인’이 많이 늘어나야 한다는 것이다. 엥, 또 다른 개념인 사회적 언론인은 뭐고 또 누구란 말인가? 한 번 생각해보자.
사회적기업가가 활동하는 무대인 사회적경제 영역에서도 늘 다양한 문제가 따를 수밖에 없다. 이런 문제에 혁신적인 해결책을 제시하는 언론인을 사회적 언론인이라고 하면 어떨까?
시장경제 영역을 담당하는 경제지와 전문 언론인은 무수히 많다. 사회적경제 영역이 확대되는 만큼 사회적 언론사와 사회적 언론인이 늘어나야 하는 건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다.
사회적 언론의 사명은 사회적경제 영역을 제대로 조명하고 그들이 직면한 문제의 해결책을 제시하는 것이 될 것이다.
예를 들어 사회적 가치는 크지만 시장경쟁력이 약해 재정적 어려움으로 폐업 위기에 빠진 사회적기업을 발굴해 홍보를 돕는 것도 하나의 과제가 될 수 있다.
시장경제가 외면하는 사회적 가치가 사라지지 않고 유지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동시에 소비자들의 윤리적 소비인식을 확산해 내는 것은 사회적으로 대단히 의미 있는 일이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개별 기업들을 홍보하는 일에만 몰두해서는 안 된다.
사회적 언론이라면 건전한 감시와 비판도 함께 수행해야 한다. 이게 사회적경제의 장기적인 발전을 위해 더 중요한 부분일 수 있다.
가끔씩 듣는 “에이 저게 무슨 사회적기업이야?”라는 말은 흘려버리기에는 너무 아픈 비아냥이다. 사회적경제에 대한 문제제기가 점점 늘고 있기 때문이다. 사회적경제를 통한 정치조직화, 지원기관의 브로커화, 유사 사회적기업의 비리. 일반화할 수는 없지만 분명히 존재하는 문제들이다.
이런 문제들을 투명하게 조명해 사회적경제 생태계를 건강하게 만드는 것이야말로 사회적 언론인의 가장 중요한 사명이다.
이는 사회적경제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일반 언론이 접근하기 어려운 문제다.
사회적경제와 관련해서 일반 언론에 담기는 내용은 고작해야 홍보성 기사나 비리에 대한 단신이다. 그들에게는 사회적경제를 심층 취재할 능력도 애정도 부족하기 때문에, 새삼 사회적 언론의 중요성을 절감하게 된다.
사회적경제에 대한 관심이 늘고 있다. 국가와 시장만으로는 건강한 공동체를 만드는데 한계가 있다는 것이 드러나는 가운데 사회적경제에 대한 관심과 실천이 늘고 있는 것이다.
여야를 막론하고 정치권에서도 사회적경제의 제도화 논의를 본격적으로 진행 중이다.
사람들은 별 영양가 없어 보였던 ‘사회적’이란 수식을 통해 경제가 좀 더 착해지고, 언론이 좀 더 정의로워질 수 있다고 믿고 있다.
이에 따라 그 믿음을 배신하지 않는 사회적 기업이, 그리고 사회적기업가의 정신이 베인 사회적기업의 조직형태와 운영방식을 따르는 사회적 언론이 많아지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