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코리아 이정민 기자] 프로 스포츠 구단을 운영하는 부분에 해당 팀 프런트와 코칭스태프가 결정하는 부분은 어디까지나 그들이 가진 고유의 권한이다. 이는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삼성의 운영은 의문부호가 붙는 것이 사실이다. 특히, 지난 시즌 외국인 타자 피렐라의 영입과 FA 오재일과의 계약 체결에 성공해 타선 강화를 통해 정규리그 2위에 오르는데 성공했고, 구자욱과의 연장 계약 체결 등 비시즌에도 나름대로 스마트한 행보를 걷고 있는 삼성이기 때문에, 한 부분이 유독 이상하게 느껴질 수 있다.
바로 유격수 자리 문제다. 삼성은 2018년까지 1차지명 출신의 내야수 김상수가 유격수 자리를 책임졌다. 하지만 김상수는 인조잔디가 딱딱해 무릎과 발목 등에 좋지 않은 대구 시민운동장 시절에 오랜 기간 유격수 자리를 혼자서만 책임진 탓에 몸 상태가 정상이 아니었다. 그 대안으로 삼성은 유격수 이학주를 신인 드래프트에서 지명하며 유격수 이학주, 2루수 김상수라는 내야 플랜을 만들었다.
이학주가 처음 리그에 뛰어들었을 때만 해도 성공적이었다. 그는 메이저리그에서도 탐냈던 수비 실력과 찬스에 강한 방망이 실력을 보여주면서 삼성의 깜짝스타로 자리매김했다.
그러나 2020년부터 이학주의 슬럼프는 길어졌고, 설상가상으로 신임 허삼영 체제에서는 코칭스태프와 팀원, 프런트 모두와 어울리지 못하고 겉도는 느낌울 줬다. 허 감독은 지휘봉을 잡은 이후 이학주에게 꾸준히 쓴 소리만을 하며 당근 대신 채찍으로만 그를 조련하려 했다.
꼬여버린 실타래는 풀리지 않았다. 이학주는 2021년에 아예 팀에서 배제당했고, 삼성은 2015년 이후 오랜만에 포스트시즌 무대를 밟았으나 기존의 주전 유격수 없이 플레이오프 무대를 치러야 했다. 삼성이 당시 내세운 유격수는 경험치가 너무도 부족한 2년차 신인 김지찬과 한화에서 전력외로 판단 받아 2군에만 있었던 오선진이었다.
올시즌에도 이 문제는 이어지고 있다. 다른 점은 이학주는 이제 유니폼을 갈아 입고 다른 팀의 선수가 되었다는 부분이다. 이학주는 롯데의 유니폼을 입고 성공적으로 거인 내야에 안착했고, 삼성은 여전히 경험치가 부족해 수비가 불안한 김지찬과 올 시즌 루키인 이재현이 유격수를 번갈아 보고 있다. 조마조마한 심정으로 내야 땅볼을 봐야 하는 실정이다.
실제로, 그들은 지난 27일 LG와의 경기에서 유격수 김지찬이 평범한 땅볼 타구를 실책하며 패배의 결정적 요인이 되고 말았다. 어려운 상황 속에서 삼성 허삼영 감독은 유격수 문제에 대해서는 딱히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이미 떠난 기차지만, 유격수 문제로 고민을 하고 있는 삼성이 수려한 수비를 보여주는 이학주를 쉽게 놓아줬다는 점은 분명히 생각해 볼 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