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코리아 이정민 기자] 사이배슬론(cybathlon)은 신체 일부가 불편한 장애인들이 로봇과 같은 생체 공학 보조 장치를 착용해 여러 종목을 겨루는 국제대회다. KAIST의 공경철 교수 연구팀은 오는 13일 대전 KAIST에서 열리는 사이배슬론 2020 국제대회에 직접 참가한다.
올해는 코로나19로 인해 일정이 두 차례로 연기되는 등 개최가 불투명했으나, 일정을 조율한 끝에 대회가 열리게 됐다. 방식은 조금 특이한데, 최근 유럽 지역에 코로나19가 재확산 되는 등 어려움이 있기 때문에, 대회 주최 측은 출전팀이 속한 각국에 개별 경기장을 설치해 분산 개최하는 방식으로 규정을 변경했다. 공 교수 연구팀이 국내에서 대회를 가지는 것 역시 이러한 규정에 의해서다.
우리나라 연구팀은 6개 장애물을 포함해 국제 규격에 맞춰 제작된 경기장을 KAIST에 설치하고 착용형(웨어러블) 로봇 종목에 출전한다.
공정성을 확보하기 위해 주최 측은 각 경기 현장마다 심판을 파견하는 방식을 채택했다. 또, 현장 기록 및 결과 공유는 실시간 영상 전송 플랫폼을 도입하는 등 온라인으로 진행되는 대회에서의 문제 발생을 최소화하기 위해 여러 방안을 마련했다.
이번 대회는 25개국 소속의 60여 개 팀이 참여하며, 국내 공 교수팀은 착용형 로봇 종목에서 미국·스위스 등 8개국을 대표해 출전한 12명의 선수와 함께 진검승부를 펼친다.
착용형 로봇 종목이란 하반신이 완전히 마비된 장애인 선수가 두 다리를 감싸는 외골격형 로봇을 입은 상태로 평지 및 험지 걷기·앉았다 일어서기·계단 오르내리기·계단 및 측면 경사로 보행 등 6개의 장애물을 통과해 부여된 임무를 완수하는 종목이다.
임무 완수의 정확도에 따라 점수가 주어지는데 10분 안에 얻은 점수를 합산해 선수의 최종 성적으로 기록한다. 총점이 같을 경우 짧은 시간 안에 경기를 완료한 선수가 우위에 오른다. 대회 당일에는 출전 선수 별로 총 3번의 도전 기회가 주어지며 이 중 가장 좋은 성적을 기준으로 상대 선수들과 경쟁하게 된다.
공 교수팀은 지난 2월 김병욱(47, 남)·이주현 (20, 여) 씨를 대표 선수로 선발해 최정수 교수(영남대학교 로봇기계학과)와 우한승 박사(KAIST 기계공학과 연구원)의 감독 아래 장장 9개월간의 훈련을 진행해왔다.
김 선수와 이 선수 모두 6개의 장애물을 어려움 없이 통과해 임무를 완수하는 수준에 이르렀으며, 계단 위에서 중심을 잃는 등의 극한 상황을 미리 가정하고 이를 극복하는 훈련을 진행 중이다.
대회는 한국 시간으로 14일, 오후 11시(스위스 시간 오후 3시)에 최종 순위 발표 및 메달 수여식을 진행하고 출전 경기 영상은 사이배슬론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착용형 외골격로봇 종목은 가장 큰 관심을 갖는 분야다. 뇌-기계 인터페이스, 전기자극 자전거, 로봇의수, 로봇의족, 전동 휠체어 등 다양한 종목이 있지만, 휠체어나 자전거 등 안정적인 보조 수단을 사용하는 다른 종목과 달리 외골격로봇 종목은 선수가 직접 로봇을 착용해 보행하는 종목이기 때문에, 가장 극한의 한계를 극복하는 종목이라 주목도가 높다.
약간의 기술적 오류만으로도 하반신이 마비된 선수가 넘어져 크게 다치는 위험 요소가 존재해 기술 난이도가 매우 높으며, 실존하는 가장 첨단의 착용형 로봇 기술이 총 집결돼 현실판 아이언맨 대회라고도 불린다.
한편, 공 교수팀은 지난 1회 대회에서 동메달을 획득하는 등 착용형 로봇 분야에서 세계 최고로 손꼽히는 전문 연구팀으로 인정받고 있다.
지난 1회 대회에 이어 두 번째로 대회에 출전하는 김병욱 선수는 “국산 착용형 로봇 기술이 전 세계와 비교해 얼마나 우수한지 증명하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는 포부를 밝혔다.
또한, 이번 대회에 첫 출전하는 이주현 선수는 “이제는 남은 것은 자신과의 경쟁.”이라며, “장애를 로봇 기술로 이겨내는 장면을 통해 코로나19로 지친 전 국민들에게 희망을 전하고 싶다.”라고, 각오를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