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코리아 최지현 기자] 자신에게 맞는 파운데이션을 찾아 헤메는 구매자들을 ‘파데유목민’이라고 한다. 그만큼 내 피부타입과 톤에 맞는 찰떡 파운데이션을 찾는 것은 모래밭에서 바늘을 찾는 것만큼 어렵다. 4차산업이 발달하면서 이러한 ‘파데유목민’들이 정착할 수 있는 돌파구가 생겼다.
베이스 메이크업은 미세한 톤 차이에 맞춰 다양한 색상이 구비되어야하지만 소품종 대량생산의 대표산업인 화장품이 선택지가 다양한 파운데이션을 만드는 것은 불가능했다. 그러나 세포라는 이러한 소비자의 니즈를 정확히 파악해 팬톤과 손을 잡고 고객에게 딱 맞는 톤의 파운데이션 브랜드와 제품을 추천했다.
이어 화장품 브랜드인 랑콤이 2015년 미국에서 내 피부색과 똑같은 맞춤 파운데이션을 제작 서비스를 시작해 인기를 끌었다. 특히 랑콤의 맞춤 파운데이션은 한국의 유명 뷰티 유튜버들 사이에서도 화제였다. 몇몇 뷰티 유튜버들은 미국의 매장을 직접 방문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과정을 설명해주기도 했다.
랑콤의 맞춤 파운데이션은 화장품 산업은 소품종 대량생산만 가능하다는 편견을 깼고, 랑콤의 모기업인 로레알은 이를 계기로 화장품과 AI를 결합해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규모의 IT행사인 국제전자제품박람회 CES2020’(Consumer Electronics Show)에서 ‘페르소’를 선보였다.
페르소란 ‘개인이 직접 피부에 맞는 화장품을 제조할 수 있는 기기’란 뜻이다. 아침에 스마트폰 앱을 통해 얼굴을 스캔하면 AI가 피부상태, 대기질, 공해, 트렌드 등을 분석해 최적화된 스킨로션을 제조해준다. 또한 하루치 분량을 캡슐 형태로 포장까지 해준다. 같은 방식으로 파운데이션, 립스틱 등도 제조할 수 있다.
로런 리즈만 로레알 미국법인 부사장은 “2021년 제품을 정식 출시하기에 앞서 기기를 판매하거나 렌탈하는 다양한 방법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로레알은 제조업에서 벗어나 인공지능(AI) 기반의 디바이스를 빌려주고, 화장품 원재료를 소비자에게 공급하는 서비스업으로 한 발짝 다가가게 되는 셈이다. 질레트가 면도기 본체는 싸게 파는 대신 면도날을 팔아 수익을 내고, 네슬레가 머신이 아니라 커피 캡슐로 돈을 버는 것과 같은 방식이다.
제조업 중심의 화장품 산업이 서비스업으로 변환 중인 것이다.
페르소는 스킨수티컬즈(SkinCeuticals)의 맞춤형 D.O.S.E, 랑콤의 맞춤형 파운데이션 플랫폼인 르 뗑 파티큘리에(Le Teint Particulier), 가정용 맞춤형 모발 염색 시스템인 칼라앤코(Color & Co.), 그리고 CES2018에서 선보이고 2018년11월부터 애플에서 독점 판매되고 있는 세계최초의 배터리 없는 UV측정 웨어러블 제품인 라로슈포제의 마이스킨트랙UV(My Skin Track UV)에 이르기까지 로레알 테크놀러지 인큐베이터가 런칭하여 여러 상을 수상한 성공적인 제품을 기반으로 개발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