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코리아 이정민 기자] 스포츠에서 전통을 유지하는 것은 중요한 부분이다. 하지만, 흥행을 고려했을 때, 상업적인 측면을 배제한 채 그들만의 전통을 유지하는 것은 사람들의 외면을 받을 수 있는 방식이다.
우리나라 전통 무술인 태권도는 국제무대에서 살아남기 위해 변화와 변화를 거듭해온 무술이다. 흔히, 태권도를 비판하는 사람들은 실용성이 떨어지는 부분과 함께 단순히 점수만을 따내기 위한 소극적인 운영 방식을 꼬집는다. 상대를 공격하는 목적보다는 스텝과 킥 거리만으로 상대를 터치해 점수를 올리는 방식에 몰두한다 하여 ‘발 펜싱’이라 불리며 비난을 받기도 했다.
그래서인지, 태권도는 항상 올림픽 퇴출설과 싸워야 했다. 실제로, 2000년 시드니 올림픽부터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태권도는 흥행성에 대해 지적을 받으며 매번 올림픽마다 퇴출 위기를 아슬아슬하게 극복해 왔다.
태권도가 올림픽 퇴출 위기를 극복해내고 세계에서도 조금씩 경쟁력을 넓혀 나가는 이유는 바로 새로운 변화를 받아들이는 데 있어 주저함이 없다는 점이다. 상대적으로 보수적인 다른 스포츠 협회와는 달리 태권도는 전자호구 도입이나 룰 개정과 같은 부분에 있어 상당히 유연하게 대처해왔다.
또, 최근에는 대전 격투 게임 방식을 도입한 새로운 룰을 선보여 화제가 되고 있다. 지난 12일과 13일 이틀 동안 진행된 KTA 파워태권도 프리미엄 리그에서 대전 격투 게임 방식을 전격 도입했다.
우선, 경기 화면부터가 우리가 늘 알고 있던 태권도와는 전혀 다르다. 선수들이 경기하는 장소에는 배경 스크린이 설치되어 있다. 이 스크린에는 선수별로 체력 게이지가 책정되어 있는데, 이 게이지는 대전 격투 게임에 나오는 체력 게이지와 마찬가지로 데미지를 입었을 때 줄어들게 된다. 시합 중 상대방에게 가하는 공격은 전자호구로 충격량이 측정되어 상대방 체력 게이지를 감소시킬 수 있다. 시합을 감상하는 이들은 실시간으로 줄어드는 체력 게이지를 보며 마치 게임을 보는 듯한 재미를 느낄 수 있다.
재미있는 룰은 또 있다. 반칙을 저지르면 감점이 되던 이전 룰과 다르게, 반칙을 저지른 선수는 10초 동안 체력 게이지가 두 배로 감소하는 페널티를 적용받게 된다. 해당 구간 동안 순식간에 역전이 발생하기도 한다. 체력 게이지가 모두 떨어지면, 그대로 패배하게 되고 시합은 3판 2선승제로 진행된다.
미디어를 통해 해당 태권도 방식을 접한 누리꾼들은 새로운 방식에 찬사를 아끼지 않고 있다. 올림픽에 해당 태권도 룰이 도입되면, 무조건 보겠다는 이들도 생겨날 정도다.
일각에서는 전통의 방식을 잃어버리는 것이 아닌가 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것 역시 사실이다. 하지만, 4차 산업 시대에 발맞춰 전자 기기와 대전 격투 게임 방식 등 새로운 기술을 도입해 위기를 기회로 되살린 태권도의 사례는 흥행에 대한 고민을 안고 있는 다른 스포츠들이 참고해볼 만한 좋은 사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