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코리아 최지현 기자] 이세돌 9단이 인공지능과의 ‘호선’에서 끝내 무릎을 꿇었다.
이 9단은 19일 서울 강남구 도곡동 바디프랜드 본사에서 진행된 국내 바둑 인공지능(AI) ‘한돌’과의 은퇴 대국 ‘바디프랜드 브레인마사지배 이세돌 VS 한돌’ 2국에서 122수만에 불계패했다.
치수고치기로 둔 첫 대국과 달리 호선(바둑을 두기 전에 미리 바둑판 위에 깔아놓는 돌 없이 맞바둑을 두는 것)으로 진행된 2국에서는 이 9단이 초반 미세한 실수를 했고, 이를 놓치지 않은 한돌은 주도권을 잡고 경기를 이어나갔다.
위기를 느낀 이 9단은 상대 약점을 찔러보는 특유의 ‘흔들기’를 펼쳤으나 인공지능은 이에 굴하지 않고 철벽방어를 했다. 전날 한돌이 엉뚱한 실수를 저지르며 자멸한 것과 반대의 일이 벌어진 것이다. 결국 한돌은 40여수를 둔 시점에서 이미 승률 그래프 90%를 육박하며 일찌감치 승리를 예상했다.
이 9단은 대국 후 공식 인터뷰를 통해 “순간적으로 착각했다”며 “초반 어이없는 실수가 나와 정말 아쉽다”고 전했다. 이어 “마지막 대국은 진짜 마지막이기 때문에, 승패를 따지지 않고 제 바둑을 둘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한편, 마지막 3국은 21일 이 9단의 고향인 전남 신안군 엘도라도 리조트에서 2점 접바둑으로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