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코리아 최지현 기자] 고려대학교(총장 김)와 미국 소아당뇨센터 공동 연구팀이 전 세계적으로 약 3억 5천만의 환자가 있을 정도로 흔한 성인병인 당뇨를 치료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었다.
고려대는 생체 내 췌장 내부의 유체 미세환경을 모사하여 체외에서 췌도 미세 조직의 장기간 배양이 가능한 3차원 세포 배양 기술을 개발했다고 12일 밝혔다.
이번 연구에는 고려대학교 보건과학대학 바이오의공학부 및 KU-KIST융합대학원 소속 故이상훈 교수와 공과대학 기계공학부 및 KU-KIST융합대학원 정석 교수, 미국 소아당뇨센터의 Maike Sander 교수, 전예슬 박사가 참여했다.
당뇨병은 췌장 내 랑게르한스섬이라고 알려진 췌도가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할 경우 생기는 병으로, 특별한 치료법 없이 매일 채혈과 인슐린 주사로 관리하며 혈당쇼크와 합병증을 안고 살아가야 하는 불편한 병이다.
췌도는 혈당 조절에 관련된 호르몬 분비에 특화된 약 1,000여개의 세포들로 이루어진 섬 형태의 미세조직이다.
췌장에 직접적으로 관련된 당뇨와 다른 여러 질병의 원인, 경과, 치료 등에 대한 연구는 꾸준히 진행되고 있지만 기존의 배양 접시에 배양된 세포나 동물 실험 모델만으로는 치료약물이나 치료법이 갖는 효능을 정확히 분석하고 그 기전을 파악할 수 없다는 심각한 문제를 안고 있었다.
게다가 동물실험이 규제되면서 사회적 흐름에 따라 신약이나 치료법을 검증할 수 있는 새로운 시스템이 필요했다.
이에 연구팀은 3차원 세포배양기술과 미세유체기술을 활용해 췌도의 유체 미세환경을 구현할 수 있는 새로운 3차원 시스템을 개발했다. 덕분에 동물실험없이도 신약이나 치료법의 유효성에 대한 검증이 가능해졌으며, 췌장 조직 이식을 통한 당뇨병 치료의 가능성을 구체적으로 증명하게 됐다.
개발한 기술은 췌장 조직을 대량으로 균일하게 배양이 가능하며, 실제 당뇨 치료제인 톨부타마이드(tolbutamide)와 췌장 이식 시 사용되는 면역억제제인 라파마이신(rapamycin) 등의 약물 투여 시 인슐린 분비 증가, 세포 독성 완화 등의 결과를 보임으로써, 약물 평가에도 활용될 수 있어 산업적으로 가치가 있다는 점도 확인했다.
또한 만들어진 균일한 췌장 조직들을 알지네이트 파이버 내에 집어넣은 후 당뇨를 인위적으로 유발한 쥐에 이식할 경우, 특별한 투약 없이도 쥐의 당뇨병이 완화되어 쥐의 생존기간이 획기적으로 길어지는 것도 확인했다.
연구에 참여한 정석 교수는 “췌도 조직의 체외 배양에 있어서 특정한 유체 미세환경이 췌장 조직을 장기간 건강하게 배양할 수 있다는 점을 최초로 발견한 점에 의미가 있다.”며 “앞으로 췌도 이식, 당뇨 줄기세포 연구, 췌도 베타 세포의 근본적인 이해도를 높여 당뇨 치료 등의 다양한 의생명 분야에 활용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번 연구는 로고스바이오시스템스와 공동으로 진행 중인 산업자원부 산업기술혁신사업과 한국연구재단 중견연구자지원사업의 지원으로 수행됐으며, 저명한 학술지 Science Advances에도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