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코리아 이정민 기자]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 지역의 도로를 살펴보면 ‘타다’라는 글자가 붙은 SUV 차량을 이제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다. ‘타다’는 다음의 창업자와 카셰어링 업체 쏘카의 대표로 이름난 이재웅 대표가 개발한 신개념 카셰어링 서비스다.
쏘카와 타다의 다른 점은 단순히 차량만 렌트하는 쏘카와 달리 타다는 기사를 포함해 차량을 대여하는 서비스라는 점이다. 쉽게 말해서 콜택시와 카셰어링 서비스를 접목해 만들어낸 시스템이라고 볼 수 있다.
해외 등지에서 이미 많은 인기를 얻고 있는 우버의 한국형이라고 볼 수 있는 타다는 출시 이후 입소문을 타며 급속도로 성장해나갔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서는 기술의 발전과 함께 생겨난 혁신 기업이 성장함에 따라 기존 업계와의 충돌이 불가피하다. 타다 역시 마찬가지다. 타다는 출시 이후, 기존의 택시 업계와 끊임없는 충돌을 빚어야만 했다.
2019년 초부터 꾸준하게 택시업계는 파업을 비롯한 생존권 투쟁에 나섰다. 급기야 지난 5월에는 택시기사 안모 씨가 타다 반대를 외치며 분신을 해 사망하는 안타까운 사건이 일어나기도 했다.
상황이 극단적으로 치닫자 국토교통부는 지난 7월, ‘혁신성장과 상생발전을 위한 택시 제도 개편방안’을 발표했다. 해당 내용은 상생 안이라는 이름을 하고 있지만 타다와 같은 혁신 기업의 성장을 막는다는 비판이 거셌다. 해당 안에 따르면 타다와 같은 차량 공유 사업을 하기 위해서는 택시 면허 매입비와 차량 구매, 그리고 기여금 등 1000억 원의 비용이 발생하게 된다. 업체의 재정 부담을 늘리게 만드는 사실상의 규제인 셈이다.
국토부가 발표한 개편안은 기존의 택시 업계 생존을 위해 차량 공유 서비스를 막는 것과 다름없는 일이었다. 급기야 지난 10월 28일에는 검찰이 타다의 운행을 불법으로 결론을 짓고 이재웅 대표를 불구속기소 하기도 했다.
물론 택시 업계와 같은 기존 업계의 목소리를 완전히 무시할 수는 없다. 실제로 4차 산업혁명 이후 시대의 문제를 논할 때, 가장 많이 나오는 주제가 ‘기계와 기술을 통해 대체되는 인력에 대한 대처 방안’이다. 택시 업계와 같은 기존의 업계를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규제와 같은 제도적 장치를 이용해 혁신 기업의 성장을 막는 것은 좋은 방향이 아니다. 특히, 우리나라는 2000년대 초반부터 기술의 발전을 통해 IT 강국으로 꼽혔던 나라다. 하지만 최근에는 타다의 문제처럼 규제의 문제 때문에 4차 산업을 이끌어 나갈 혁신 기업들의 성장이 지지부진한 상태다. 혁신 기업의 성장을 막는 지금의 제도는 혁신 기업과 이들이 개발할 새로운 기술이 중심이 될 미래 사회를 위해 반드시 해결해야 할 부분이다.
타다의 글로벌 판이라 할 수 있는 운송 서비스 업체 우버의 현재 기업가치는 약 130조 원가량이다. 국내에서 불법 판결을 받은 숙박 공유 서비스 에어비앤비의 기업 가치는 약 34조 원이다. 우리나라의 규제는 어쩌면 한국의 우버와 한국의 에어비앤비와 같은 높은 가치를 지닌 혁신 기업의 등장을 막고 있는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