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코리아 손은경 기자] 극지연구소는 무인 비행기 드론을 사용해 북극 조류의 분포와 개체 수를 정확하게 파악하는 데 성공했다고 24일 밝혔다.
극지연구소 이원영 박사 연구팀은 북위 82도의 북그린란드 시리우스 파셋 (Sirius Passet) 지역에서 털갈이 중인 분홍발기러기와 알을 품고 있는 흰죽지꼬마물떼새를 드론으로 찾아냈다.
분포 밀도와 개체 수는 조류연구에서 기본이 되는 자료이지만, 날씨와 지형 등의 요인으로 접근이 힘든 지역에서는 확보에 어려움이 있었다. 또한 기존의 일일이 세는 방식은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든다는 것이 단점이었다.
드론은 해안가 바다얼음에서 21마리의 분홍발기러기를, 육지의 계곡에서 1마리의 흰죽지꼬마물떼새를 포착했다. 항공촬영은 해안가와 육지에서 각각 20분씩 진행됐으며, 110미터 상공에서 해상도가 4.19센티미터에 불과해 정밀한 탐지가 가능한 것으로 확인됐다.
분홍발기러기는 드론에 부착된 일반 가시광선 카메라와 적외선 열화상 카메라에서 모두 정확하게 촬영됐으며, 흰죽지꼬마물떼새는 보호색 때문에 일반 카메라에서는 잘 구별되지 않았지만 열화상 카메라에서는 높은 온도로 인해 주변부와 차이를 보였다.
북극 바다얼음의 평균온도는 약 영하 4도로 주변보다 매우 낮게 관측된 반면, 분홍발기러기와 흰죽지꼬마물떼새의 체온이 높아서 열화상 카메라가 효과적으로 작동한 것이다.
연구팀은 같은 방법을 인천 송도의 출입제한구역에도 적용해 갯벌에 머물고 있는 멸종위기 종 저어새 6마리를 찾아내는 데 성공하면서, 극한지역뿐 아니라 제한구역에서도 드론을 활용한 조류연구의 가능성을 확인하였다.
연구소 관계자는 “앞으로도 드론을 이용해 보다 다양한 종류의 동물을 관측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극지연구소는 앞서 남극대륙에서도 드론으로 수만 마리의 펭귄 개체 수를 파악한 바 있으며, 극한의 날씨와 고위도에서 드론이 제대로 작동할 수 있기 위한 기술개발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윤호일 극지연구소 소장은 “극지연구에 4차 산업혁명 기술이 접목되면서 더 넓은 지역을 더 정확하게 연구할 수 있게 되었다”며 “앞으로도 남․북극 생태계 변화를 이해하고 보호하는 데 책임감 있는 역할을 하겠다”고 전했다.
한편, 연구결과는 과학 분야의 저명한 학술지 ‘플러스원 (PLoS ONE)’ 9월호에 게재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