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코리아 심건호 기자] 암 줄기세포만 선택적으로 추적하는 형광물질이 개발됐다. 장영태 기초과학연구원(IBS) 복잡계 자기조립 연구단 부연구단장 팀은 암 줄기세포를 표적하는 형광물질을 개발하고, 동물실험을 통해 항암 치료 가능성을 확인했다.
종양근원세포로도 불리는 암 줄기세포는 종양을 생성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세포다. 수술이나 항암치료로 눈에 보이는 암을 제거하더라도 암 줄기세포가 살아남으면 재발 확률이 높아진다. 게다가 암 줄기세포는 손상된 암세포를 복구시키고, 약물을 세포 밖으로 배출시키는 특성이 있어 암 치료를 더 어렵게 만든다.
암의 근본적인 치료를 위해서는 암 줄기세포를 높은 선택성으로 탐지해 제거하는 일이 중요하다. 하지만 기존 탐지체는 세포 속으로 투과하지 못해 생체 환경에서 살아있는 암 줄기세포를 선별하지 못한다는 한계가 있었다.
연구진은 암 줄기세포에서 HMOX2라는 단백질이 특이적으로 높게 발현됨을 확인하고, 이를 표적해 결합하는 형광물질 타이니어(TiNIR)를 개발했다. 이후 폐암을 유발한 생쥐에 타이니어를 주입한 결과 줄기세포를 높은 선택성으로 시각화함을 확인했다.
타이니어의 항암 치료 효능도 확인됐다. 고농도의 타이니어를 주사한 경우 암 줄기세포 내 활성산소종(ROS)이 축적되고, 이는 세포가 줄기세포로의 특성을 잃고 자살하도록 유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폐암을 유발한 생쥐에게 격일 간격으로 고농도의 타이니어를 주사했고, 약물을 처리하지 않은 쥐에 비해 종양의 무게가 7배가량 적음을 확인했다. 종양의 생장이 억제된다는 의미다.
또 생존율도 크게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암 발생 85일 이후 폐암 쥐가 생존할 확률은 거의 없지만, 고농도의 타이니어를 주사한 경우 생존율이 70%까지 대폭 증가했다.
장 부연구단장은 “새로운 바이오마커와 형광 프로브의 발견을 통해 암 치료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한 것”이라며 “추가 연구를 통해 폐암뿐만 아니라 여러 종류의 암을 표적할 수 있는 범용 암 치료제를 개발해볼 계획”이라고 말했다.
연구결과는 화학분야 권위지인 미국화학회지(JACS) 8월 22일자 온라인판에 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