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연말부터 시작된 조류인플루엔자 독감, 이른바 AI가 해를 넘겨서도 말썽이다.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로 박근혜 대통령이 탄핵되어 정국이 어수선한 가운데 벌어진 일이라 후유증이 좀처럼 가라앉지 않고 있다.
직무대행인 황교안 총리가 사태를 막아보려고 힘을 쓰고 있다고는 하지만 사태를 막기엔 역부족이다. 직격탄을 맞은 것은 계란을 주로 쓰고 있는 제과 업계와 식품 회사들 우리가 매일 접하는 요식 업체들이다.
정치인이나 사회적으로 지탄을 받는 인사들에게 던져질 정도로 값싼 계란이 어느새 금값이 된지 오래다. AI가 최고점에 달했을 때는 계란 한판 값이 만원이 넘어갈 정도였다.
급기야 요즘 식당에서는 계란이 들어간 메뉴를 빼거나 계란을 소량만 써서 제공하는 업체가 대부분이라고 한다. 부랴부랴 정부는 계란 물가 안정과 업계의 계란 소비량을 맞추기 위해 미국산 계란을 수입하여 진화에 나서겠다는 계획이지만 아직도 계란값은 요지부동이다. 비슷한 시기에 AI가 발생했던 일본과 비교하면 우리 나라가 AI 직격탄을 맞은 것은 정부의 관리대책, 예방대책이 부실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이에 이웃나라인 일본과 우리나라의 대응을 비교해 보자면 우리나라는 AI 최초발생 이틀 뒤에 김재수 농림부 장관이 회의를 주재했고 26일이 지나서야 황교안 총리가 장관회의를 열었다. 반면에 일본은 발생당일 아베 총리관저에 위기관리센터를 가동하고 다음날 오전에 바로 장관회의를 개최했다.
그리고 지방자치단체가 자체적으로 방역, 살처분, 소독시설 운영들을 하고 있는 우리와 달리 일본은 중앙정부 차원에서 전면적으로 방역을 했으며 바이러스 의심되는 시점에서 비상경보를 최고수준 단계로 올려 대대적인 방역을 했다고 한다.
반면에 우리나라는 관심<주의<경계<심각 네 단계로 나뉘어 있으며 이미 천만마리가 넘게 살처분 된 직후에서야 경계에서 심각으로 경보를 상향조정하고 말았다. 그리고 의심신고 후 확진판정에 걸리는 시간이 24인 이후인 우리와 달리 일본은 24이간 이내에 판정을 내리고 있으며, 감염농가 반경 500M내의 가금류를 모조리 살처분 하는 우리와 달리 일본은 농가의 피해를 최소화 하기 위해 해당농가에 대해서만 24시간 내에 살처분 하는 시스템을 세우고 있다.
전염병은 무엇보다 초기대응이 매우 중요한데 이점에 있어서 우리 정부는 일본과 비교해 볼때 몇발이나 늦게 대응하고 있다는 평가다. 2003년 이후 6번의 AI 사태를 맞이했지만 우리 정부의 대응은 이전과 별반 달라진게 없다. 컨트롤 타워의 역할을 제대로 해야할 정부가 인명,재난사고와 마찬가지로 방역 대책에도 별반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얼마나 많은 생명이 목숨을 잃어야 정부는 대책을 세울 건지 안타까운 마음이 드는건 어쩔수 없다. 인명이든 가축의 생명이든 모든 생명은 귀중하다는 철학을 가지고 있었다면 이런 사태를 미리 막을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마음이 든다.
세월호 생명들을 무참하게 무시했던, 메르스 사태를 진압하긴 커녕 사태를 기우기만 했던 이 정권의 태도 아래선, 인명(人名)이든 축명(嘼命)이든 살아남기 어렵고 국민 스스로가 각자도생의 길에 서야 한다는 사실만 재확인 하고 있다.
바라건데 빠른 시일내에 AI 사태를 마무리 지어 이번 일을 반면교사 삼아 다시는 이런 재앙이 나지 않도록 점검하고 또 점검하는 수 밖에 없다. 그것만이 해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