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코리아 손은경 기자] 지난 5일 개봉한 영화 <덕구>는 “낯설지 않은 우리 이웃, 우리들의 이야기”를 다룬다. 내용은 이렇다. 어린 손자와 살고 있는 일흔 살 덕구 할배는 자신에게 주어진 시간이 얼마 남지 않음을 알게 되고 세상에 덩그러니 남겨질 두 아이들을 위해 할배는 자신을 대신할 사람을 찾아주기로 한다. 이에 홀로 먼 길을 떠나 특별한 선물을 준비한다는 이야기다.
가족 간의 따뜻한 이야기를 담아 전 세대가 공감할 수 있는 스토리를 보인 영화 <덕구>는 다소 특별한 가족을 등장시킨다. <덕구>는 왜 영화 속 배경을 ‘다문화가정’으로 설정했을까?
<덕구>는 다문화가정의 아이들도 우리들과 다르지 않다는 희망의 메시지가 들어있다. 방수인 감독은 대학 시절 또래 이주민 노동자 친구를 만나 소통하며, 낯선 한국에 정착한 그들의 이야기를 언젠가 영화로 만들고 싶어 <덕구>의 초고를 완성했다고 한다.
지난달 3월 언론 시사회서도 방수인 감독은 ‘덕구’의 엄마이자 ‘덕구 할배’의 며느리를 외국인으로 설정한 이유에 대해 “대학 시절부터 외국인 친구들이 많았는데, 그들이 힘들게 사는 모습을 바로 옆에서 지켜보면서 느끼는 부분이 많았다. 그들의 2세인 아이들에게 희망을 주고 싶었다”며 베일에 싸여있던 영화 속 스토리를 공개하기도 했다. 마지막으로 “삶이 지치거나 힘들 때, 거울 속에서 누군가를 그리워하는 그것이 가족임을 떠올리면서 만들었다”며 메시지를 전했다.
다문화가정의 이야기를 상업영화로 만들기에 무리가 있다는 의견도 있었지만, 진정성 있는 주제를 놓고 싶지 않았던 방수인 감독은 8년의 각본 작업을 거친 끝에 <덕구>를 완성시켰다.
영화 속에서 ‘덕구’와 ‘덕희’는 인도네시아에서 온 ‘바네사’와 한국 남자 사이에서 태어난 다문화 2세대이다. 그런 ‘덕구’와 ‘덕희’가 시골 마을에서 ‘덕구 할배’와 함께 투닥거리며 살아가는 모습은 우리 주변에서 볼 수 있는 평범한 가족으로 묘사되어 다문화가정도 다른 가족들과 다르지 않다는 것을 보여준다.
<덕구>에 노개런티로 출연해 화제를 모았던 배우 이순재 역시 지난달 기자회견을 통해 “해당 작품의 또다른 의미는 우리나라에 와있는 동남아 며느리들의 새로운 인식 변화를 가질 수 있다는 것”이라고 전한 바 있다.
<덕구>는 거창하지 않은 내용을 담았지만 그저 우리 이웃, 우리들의 이야기를 따스하게 그려내며 우리 사회의 다양한 형태의 가정을 포용하며 폭넓은 공감대를 이루어 내고 있다.
그 이면에는 다문화 가정에 대한 인식의 변화를 소망하는 방수인 감독의 마음이 내포돼 있다. 평범하지만 특별한 사랑을 보이는 이들이 있다. 영화 <덕구>를 통해 가족의 진정한 의미를 돌아보는 것은 어떨까? [이뉴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