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월 3일 청와대 국민청원 및 제안란에 기재된 ‘장애인 최저임금 보장-최저임금법 제7조 개정요구’ 청원건이 1,431명의 참여자를 남기고 종료됐다. 청와대 국민청원은 원칙상 30일간 20만 명 이상의 국민들의 추천을 받아야 정부 및 청와대 관계자로부터 청원에 대한 답변을 들을 수 있다.
따라서 ‘장애인 최저임금법’과 관련된 해당 청원은 20만명에 턱없이 부족한 국민의 추천을 받았으므로 정부로부터 답변을 듣지 못한다. 허나 청와대 국민청원란을 보면 장애인 최저임금과 노동권을 보장해달라는 청원은 해당 청원건 뿐만 아니라 여럿이다. 이들이 주장하는 장애인 최저임금제 촉구 사안은 무엇일까?
먼저 청원자가 기재한 사항을 살펴보면 대한민국의 장애인 인구는 5명 중 1명꼴로 이중 절반이 지체장애인이다. 이들은 최저임금법 제7조에 명시된 내용에 따라 최저임금의 적용 제외대상이다.
- 정신장애나 신체장애로 근로 능력이 현저히 낮은 자
- 그밖에 최저임금을 적용하는 것이 적당하지 아니하다고 인정되는 자
청원자는 ‘근로자의 생활안정’과 ‘노동력의 질적 향상’을 꾀하는 것을 표방하는 정부가 ‘장애를 이유’로 장애인 근로자에게서는 최저임금의 적용을 박탈하고 있다고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이어 그는 해당 사안은 국가인권위원회 및 UN장애인권리위원회로부터 개선권고 받은 상태라며 덧붙여 OECD회원국 대다수가 장애인에게 최저임금을 지급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렸다.
마지막으로 청원자는 임금수준의 결정 요인에 있어 신체 및 정신적 수준은 일부분이며 장애인 인권을 저해하는 최저임금법 제7조의 개정을 부탁드린다고 전했다.
실제로 국가위원회가 지난 2015년 직업제활시설에서 근무하는 중증장애인 323명을 대상으로 평균 임금을 조사한 결과 이들은 매달 평균 59만 5220원을 받으며 일하고 있었으며 시급으로 계산할시 2630원이다. 참고로 2015년 최저임금은 5580원이었다. 2630원, 이는 최저임금의 절반에도 못미치는 금액이었다.
이에 이들은 장애인을 차별하는 최저임금 조항을 폐지할 것을 촉구하는 일을 멈추지 않고 있다. 지난 12월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회원들은 종로구 ‘전태일다리’에서 최저임금법을 개정하고 정부가 중증장애인에 맞는 일자리를 만들 것을 주장했다.
정부 역시 장애인 최저임금제를 두고 차별법령을 정비하겠다고 의견을 낸 바 있다. 지난 12월 법제처는 국민법제관과 함께 차별 없는 공정한 사회를 만들기 위한 불합리한 차별법령 정비에 앞장설 계획임을 밝혔다. 해당 자리에서 「최저임금법」에서 장애인에 대해 최저임금이 배제되고 있는 점 등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거론됐다.
허나 아직까지 중증장애인의 최저임금 개정 사안에 대한 확실한 해결책은 나오지 않은 상황이다.
정신장애나 신체장애로 근로 능력이 현저히 낮은 자…
중증장애인들의 경우 ‘근로 능력이 낮은 자’로 단순 분류돼 그들의 노동 가치가 평가 절하되고 있다. 이로 인해 안정된 생활 보장의 울타리 밖으로 밀려나 생계 보장에도 어려움을 겪는 것이 사실이다. 올해 최저임금이 인상된다. 최저임금 없는 장애인 노동의 사각지대에 대해 다시금 생각해봐야 할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