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은 다 자란 사람. 또는 다 자라서 자기 일에 책임을 질 수 있는 사람이라고 사전에 명시되어 있다. 사람이 태어나서 처음 속하는 가정의 어른은 가장이다. 그리고 우리는 어린 아이인 때부터 가장의 모습을 보며 어른을 그려나간다.
가장은 한 가정을 이끌어 나가는 사람이다. 가정의 생계를 책임지며, 가족들의 안전을 책임진다. 이러한 가장의 모습은 뉴스와 TV 프로그램 등을 통해서 접할 수 있으며, 부모님의 이름을 통해서도 볼 수 있다.
실제로 그 모습은 어떠할까. 그들은 아파도 아프지 못하고, 슬퍼도 슬프지 못하고, 기뻐도 기쁘지 못한 채로 생계를 위한 사투를 벌인다. A씨는 대기업 계열 제조업체의 하청 노동자다. 3년째 일하며 얻은 병이 한 두 가지가 아니다. 생산라인에서 10kg에 육박하는 무게의 제품 500개 가까이를 들었다 놨다하는 작업은 척추와 무릎 등에 큰 부담을 주었다.
회사에서 잘릴 각오로 근로복지공단에 산업재해를 신청하여 산재를 인정받아 평균임금의 70%와 치료비를 지급 받았다. 일을 쉬는 3주 동안 생계를 이어가게 해준 돈이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고 다시 직업병이 재발한 것으로 여기고 산업재해를 신청한 A씨는 노화로 인한 통증이라는 판단에 산재를 신청할 수 없었다.
병원비로 적잖은 돈이 빠져나가자 삶의 무게에 짓눌리기 시작했다. 최저임금을 받는 A씨에게는 생활비와 병원비 부담은 너무 큰 부담이었고, 유급 병가를 주는 정규직 직원도 아니었기에 그 부담을 고스란히 짊어져야 했다. 병원에서 몇 달은 쉬어야 한다고 했지만, A씨는 통장이 마이너스 될까봐 서둘러 직장에 복귀했으며,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다.
평균 수명이 증가해 고령층(55~79세)의 비중이 계속 증가하고 있다. 통계청의 자료에 따르면 이들은 생활비 충당을 위해 절반 이상이 72세까지는 일하고 싶어 한다고 한다. 연금 수령의 혜택을 받지 못하는 이들이 절반 이상이며, 올해 월 최저임금인 135만원에 턱없이 모자란 금액을 받으며 일하고 있는 고령층이 대부분이라고 한다.
생계에 대한 책임감과 부담감은 많은 이들에게 큰 짐이다. 그만큼 생계가 중요하지만, 양극화가 나타나는 생계 부담에 대해 정부의 올바른 대처와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영화 ‘국제시장’(윤제균 감독)을 보면 가족을 위해 자신을 위한 삶 없이 살아온 아버지 상을 한 주인공이 등장한다. 악착같은 그 모습에 누군가는 혀를 내두르기도 하지만, 실제 아버지, 어머니라는 이름으로 생
계의 무게를 고스란히 지고 있는 그들은 오늘도 작은 한숨만을 내쉰 채 삶의 가장자리로, 생계의 전선으로 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