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t In My Back yard
님비(NIMBY)현상은 우리 사회 곳곳에서 볼 수 있는 모습이다. 최근 가양동 옛 공진초등학교 자리에 지적장애을 위한 특수학교를 짓는 문제를 두고 주민들의 거센 반발이 일어났다. 지난 2013년에도 주민들의 거센 반발로 인해 계획을 철회하고 다시 행정예고를 한 뒤 주민 논의를 거치는 상황에서 항의와 반발이 빗발쳤다.
지난해 8월 다시 예고된 특수학교 건립에 대해 주민들은 한 달 만에 서울시 교육청에 2만 6천건이 넘는 반발 의견을 전하며 반대 의사를 표했다. 반발이 심해진 데는 국립한방의료원을 건립하겠다고 공약한 자유한국당 김성태 의원의 발언도 한몫 한 것으로 추리된다.
주민들은 국립한방의료원 설립이 새 정부의 공공부문 일자리 창출에도 기여할 것이라며 주장을 펼친다. 추가적으로 이 지역은 동의보감을 지은 허준이 태어난 곳이며, 한방병원 자리로서 상징성 면에서 다른 지역보다 우위에 있다는 보고를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서울시 교육청도 특수학교를 설립하는 것을 포기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교육청은 이미 학교부지로 설정된 부지에 건물을 리모델링하여 특수학교를 세울 수 있고 이와 함께 주민 편의시설 또한 함께 개발할 수 있다는 장점을 주장한다.
서울에는 월드컵을 개최했던 15년 전 2002년 이후로 단 한 곳의 특수학교도 새로 건립되지 않았다. 특수학교를 다녀야 하는 학생들은 항상 존재한다. 하지만 특수학교 신설이 이루어지지 않아 장애를 가진 학생들은 항상 먼 거리를 통학해야 한다.
이미 있는 특수학교는 정원이 가득 찼으며 특수교육법이 규정한 정원을 넘어선 것으로 알려진다. 이러한 상황에서도 인근 지역 주민의 반발은 계속 이뤄지고 있다.
비단 장애인 학교 뿐만 아니라 자립을 위한 직업 훈련센터 등 시설 건립이 논의될 때마다 주민들은 항상 반대로 일관하는 모습이다.
아이들은 학교에서만 배우는 것이 아니다. 세상을 보고 배우며, 무엇보다 가까이 있는 부모님을 통해 사람을 배우고 세상을 배워가며 가치관을 형성한다. 장애인과 더불어 살기를 거부하는 부모의 모습을 통해 아이들은 무엇을 배울 수 있을까.
집 값이 떨어진다며 머리에 띠를 두르고 장애인을 위한 특수학교를 반대하는 부모님의 모습을 과연 자랑스럽게 여길 수 있을까. 사람은 함께 더불어 살아가야 한다는 말은 만화나 영화 속에서나 나올 법한 대사가 되어버렸다.
무게를 재는 저울로 잴 수 없는 무게가 있다. 이제는 그 무게에 대해서도 생각해봐야 하지 않을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