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너무나 쉽게 길거리에 많은 것들을 버린다.
배부르게 음식을 먹은 후, 먹는 시원한 아이스크림만큼 달콤한 것이 또 있을까? 연일 이어지는 폭염주의보 때문에 아이스크림을 찾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다. 하드, 쮸쮸바, 콘 등 종류별로 다른 식감을 즐길 수도 있고 초콜릿 맛, 딸기 맛, 바닐라 맛, 여러 맛이 섞인 아이스크림 등 맛으로만 구별해도 다양하게 즐길 수 있는 간식이기에 남녀노소가 즐기고 있다.
하지만 이들의 포장지는 쓸모없는 나머지 역시 길거리 곳곳에 널브러져 있다. 오늘은 뚜껑밖에 안 남았지만, 어떤 아이스크림인지 확인할 수 있었던 ‘아이스크림 포장지 W씨’와의 대화를 나눠봤다.
Q. 언제부터 이렇게 버려져 있었나?
A. 어제저녁 술자리가 끝나고 찾아왔는지, 술 냄새를 내며 편의점에 들어온 친구가 나를 뜯어 이 길거리에 버렸다. 그때부터 이 자리에 있었던 것 같다. 나는 위쪽의 포장지이지만 분명 그 사람은 내 아래쪽 부분도 길거리 어딘가에 던져 버렸을 것이다.
Q. 그런데 편의점, 마트, 가게 등에서 가격이 다르게 판매되는 이유는 무엇인가?
A. 그건 오픈 프라이스 제도라고 불리는 인간들이 만든 제도 때문이다. 과거 권장소비가격이라고 표시됐었던 가격 제도가 오픈 프라이스 제도로 바뀌면서 우리를 제조하는 업체나 중간 유통 과정을 통해 가격이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최종 판매업자가 실제 가격을 결정해 판매하고 있다. 이를 통해 제조업체가 처음부터 가격을 높이 측정해 할인하는 것처럼 보이게 하는 거짓된 판매를 줄이고 각 가게마다 자유경쟁을 통해 소비자에게 좀 더 좋은 가격으로 물건을 제공할 수 있게 됐다.
Q. 그래서 어떤 곳은 50% 할인, 어떤 곳은 70% 할인이라고 적어두고 파는 것인지
A. 그렇다. 사실 나도 간단한 공정을 통해서 만들어지지 않았기 때문에 비싼 가치를 갖고 있는 상품이라고 생각하지만, 대량생산물의 결과로 가격 단가가 낮을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그렇기에 2010년 권장소비자가격제도가 다시 시행되었으나, 표시 자체는 의무가 아닌 시장 자율에 맡겨 가격을 표시하지 않는 이들이 많아졌고 인간들은 뭐가 좋은지 나쁜지 혼란이 오는 듯하다.
Q. 어렸을 적 아이스크림은 달고 찬 음식이라 부모님이 못 먹게 한 적이 많다. 어떻게 생각하는가?
A. 당연히 소비자를 유혹하기 위해 난 달게 만들어졌다. 소비자 문제 연구소 컨슈머리서치에서는 빙그레, 롯데제과, 롯데푸드, 해태제과 등 4개 업체가 제조·판매하는 아이스크림 80종을 조사한 바 있다. 17개 제품의 당 함량이 하루 권장치 이상의 당을 포함하고 있었다. 특히 팥이 들어가 있는 친구들일수록 더 당분의 함량이 높다. 하지만 이는 우리의 잘못이 아니다. 사실 단맛이 나지 않으면 누가 아이스크림을 먹겠는가? 건강한 재료로 단맛을 내는 것도 가능하지만, 그러면 가격이 오를 것이고 그러면 인간들은 우리를 찾지 않을 것이다. 그러니 우리와 건강을 연관 짓지 않았으면 좋겠다. 우리는 잠시 입을 즐겁게 해주는 간식거리일 뿐이다.
Q. 알겠다. 아이스크림을 포장하는 포장지와 안에 고정하는 막대기 등 종류가 많아 어떻게 버려야 할지 사실 좀 모르겠다.
A. 아이스크림을 만드는 이들이 그 점을 간과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아이스크림은 특히 분리수거 하기 힘들게 만들어졌다. 비닐류에 쌓여져 있는 아이스크림은 꼭지를 따서 그 윗부분을 먹고 던져버리기 너무 쉽게 만들어졌다. 하지만 이는 비닐류로 분리수거해서 버려야 한다. 의외로 나무막대기는 분리수거가 아닌 일반 쓰레기로 들어간다. 가구가 아닌 나무 종류기에 쓰레기통에 넣어도 무관한 것이다. 제일 화나는 포장지는 비닐과 플라스틱 입구를 혼합해 만들어진 아이스크림이다. 단단한 입구로 아이스크림을 다 빨아 먹고 이를 분리해 입구는 플라스틱으로 봉지 부분은 비닐로 분류해야 한다. 나 같은 친구들은 사실 종이로 분류하기보다는 일반 쓰레기로 넣는 것이 낫다.
Q. 자신을 버린 사람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A. 물론, 손으로 들고 다니고 싶지 않고 당장 눈앞에 쓰레기통이 보이지 않는다는 이유로 나를 던져버리고 싶다는 충동은 들 수 있다. 하지만 길거리에 이렇게 나뒹굴고 있으면 나는 욕을 먹는다. 당분을 포함한 아이스크림이 묻어있는 채로 버려지기에 벌레들이 냄새를 맡고 찾아와 내 몸을 기어 다닌다. 정말 기분 나쁘다. 자신이 들고 다니기 싫은 쓰레기는 땅바닥에 버려진 후, 더 많은 사람들을 기분 나쁘게 할 수 있다는 것을 알았으면 좋겠다.
더운 여름 우리를 시원하게 해주는 아이스크림, 그 형태와 모양을 잘 보존하기 위해 만들어진 포장지를 우리는 가볍게 여기지 말아야 할 것이다. 분리수거해서 버리는 일이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인 아이스크림 포장지를 적어도 길거리에 버리는 것이 아니라 가까운 쓰레기통을 찾아 버리는 시민의식이 모두에게 자리 잡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