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청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는 조선 시대에 일본과의 대외활동을 위해 통신사절단이 타고 바다를 건너던 ‘조선통신사선(朝鮮通信使船)’을 오는 2018년 9월까지 실물 크기로 재현하기로 하고, 22일 전라남도 영암군에서 배짓기 고사를 지낸다고 밝혔다.
조선통신사선은 임진왜란 이후 지난 1607년부터 1811년까지 약 200여 년간 12차례에 걸쳐 일본에 파견된 조선왕조 사절단인 ‘조선통신사’들을 태우기 위해 국가에서 제작·운영한 배이며, 사신 행차를 위하여 당대 최고의 기술력을 동원해 특별히 건조한 당시 최대 규모의 선박이다.
국내 최초로 실물 크기로 제작되는 조선통신사 재현선은 조선 시대 선박 제작에서 쓰인 건조방법과 전문가 고증을 거쳐 당시의 선박과 최대한 가깝게 재현된다고 한다. 선박 운항실태가 적힌 ‘계미수사록(癸未隨槎錄)’(1763), 조선통신사선의 주요 치수인 ‘도해선척식(渡海船隻式)’이 수록되고, 조선 후기에 조선이 교린정책을 편 일본 등의 인접 국가와의 외교관계를 기술한 책인 ‘증정교린지(增政交隣志’(1802), 사견선에 대한 전개도와 평면도 등 설계도와 재료 등에 대해 자세히 기록한 책인 ‘헌성유고(軒聖遺槁, 필사본)’(1822) 등의 문헌 자료 등을 참고하였다고 한다.
재현을 위한 연구 과정에서 구조와 형태, 길이 34.5m, 너비 9.3m, 깊이 3.0m, 총 톤수 137톤인 규모를 밝혀 설계에 반영하였고, 설계 과정에서 조선통신사선 선박이 궁궐단청과 비단으로 화려하게 장식된 점도 새롭게 알아내었다고 한다.
이번에 재현되는 조선통신사선의 설계는 최대한 원형을 유지하고자 2개의 돛을 세우고 양쪽에도 각각 8개의 노를 설치한다. 또한, 실제로 항해하는 데 도움이 되고 승선원의 안전도 고려해 보조 엔진을 장착할 예정이라고 한다. 그리고 재현현장에는 원형을 알 수 있도록 실제 크기의 약 30분의 1 크기로 추정모형을 만들어 전시하고, 제작과정은 일반인들도 참여할 수 있는 체험 프로그램을 통해 공개할 계획이라고 한다.
문화재청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는 조선통신사선 재현선이 완성되면 내부에 선상 박물관을 구성해 통신사선을 비롯한 조선 시대 배와 관련된 자료 등을 전시할 예정이며, 섬과 오지 등 소외지역으로 조선통신사선을 직접 운항하여 선보이는 ‘찾아가는 박물관’과 승선 체험 프로그램을 비롯해 한국과 일본에서 해마다 추진하는 조선통신사 축제와 각 지방자치단체에서 열리는 해양문화행사 등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국민 누구나 누릴 수 있는 문화유산으로 활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