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가 언어를 사용하고 기록을 시작한 뒤로 법은 죄와 벌에 대한 근거가 되었다. 그리고 많은 나라에서 사회가 발전하는 과정 중에 사회 계급제도가 타파되고 법은 모든 이에게 평등하게 적용되는 사회로 발전 되었다.
죄를 지으면 벌을 받는다는 통념은 사회 전체적으로 동의 되어있다. 하지만 실제로 대기업 총수나 권력을 쥐고 있던 정치인 등 많은 이들은 죄를 지어도 벌을 받지 않거나, 벌이라고 여겨지지 않는 벌을 받으며 일반인들의 눈쌀을 찌푸리게 한다.
최근 한 초등학교의 학교 폭력 문제로 인해 면죄부 논란이 붉어졌다. 학교에서 학교 폭력 사건에 대해서 전말을 누락하여 보고하고 늦장 대처 하는 모습으로 인해 의혹이 제기되었고 감사가 시행될 예정이다.
면죄부는 11세기 유럽에서 처음 등장 하였다. 면죄부는 가톨릭교회에서 죄가 사면되었음을 증명하기 위해 교황의 이름으로 발행한 증명서로 돈을 위해 발행되었다. 면벌부와 속죄부라고도 한다. 본래 가톨릭에서는 고해성사에서 죄를 참회하면 사제의 기도를 통해 죄를 용서받지만, 죄의 벌은 여전히 남아 있으므로 기도나 선한 행실을 통해 갚아야 한다고 가르쳐 왔다.
하지만 중세 말기 교황청 재정 부실과 당시 베드로 대성당을 건축하면서 건축비 충당이 어려워지자 교황청에서는 벌을 면제받기 위해서는 기도나 선행과 더불어 헌금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돈을 갈취하는 수준에 까지 이르렀다. 그리고 결국 면죄부를 발행하며 죄가 사면되었음을 증명할 수 있다며 돈에 눈이 먼 모습을 보였다.
면죄부는 11세기 남부 프랑스에서 처음 사용되었다고 알려져 있는데, 교황 식스투스 4세는 이미 죽어서 연옥에 있는 자들에게까지 면죄부가 유효하다고 선포함으로써 면죄부 판매를 부채질하였다.
돈이 있으면 죄를 사면하고 벌을 받지 않을 수 있다는 면죄부. 지금도 세계 곳곳에서는 돈으로 자신의 죄를 덮거나, 벌을 피하는 이들이 많다.
이번 초등학교의 면죄부 논란도 재벌 총수와 유명 연예인의 2세라는 점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이러한 소식을 접한 서민들의 신세 한탄과 사회를 비판하는 목소리는 한숨과 함께 뒤섞인 소리로 들려오고 있다.
재벌 총수 일가의 안하무인 태도의 행동들을 많이 접해왔기에 이번 면죄부 논란에 대해서도 어쩌면 곱지 않은 시선이 가는 것이 당연할지도 모른다.
세상은 불공평할지 모른다. 하지만 돈과 권력으로 인해 법과 정의까지 불공평하게 작용한다면, 서민들의 한숨은 점점 더 커지고, 고개는 계속 숙여질 것이다.
해당 당국의 대응과 논란의 중심에 있는 당사자들의 대처가 그 어느때만큼이나 중요한 시점, 사건이 기록되는 곳이 면죄부가 아니길 바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