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은 아프다. 아프니까 청춘이라고들 한다. 하지만 청춘이 아픈 이유는 내적인 요인보다도 외적인 요인에 기인하는 경우가 많다. 그만큼 우리 사회는 치열한 경쟁속에 청년들이 살아가게끔 하고 있다. 하지만 경쟁이란 동등한 조건에서 이뤄져도 누군가는 밀리게 되는데, 이러한 조건조차 동등하지 않다면 어떻게 될까.
핸디캡은 강자가 약자를 배려하기 위한 수단으로 쓰여야 하는데, 요즘 취업을 준비하는 청년들은 약자라서 오히려 핸디캡을 더 끌어안고 짊어지는 모습을 보인다. 최근 지방대생들에 대한 차별에 대해 말하는 목소리가 많아지고 있다.
지방대생들은 말한다. 대기업 등 주요 기업의 취업 정보는 수도권 내에 위치한 대학에게 우선 제공되며, 그러한 정보 격차들이 쌓여서 결국 채용 결과에도 영향을 미친다고. 그러한 모습을 지켜보면서 자신들은 희망을 품었다가도 금방 좌절하고 자신감을 잃게 된다고 한다. 지방분권화와 활성화 등을 외치며 행정기관들의 이전까지 했지만, 아직도 지방대생들의 대기업 진입문은 좁기만 하다.
대기업에 입사하는 꿈조차도 허락되지 않은 것 같은 차가운 현실. 지방대생들은 이렇게 희망을 잃고 자퇴 후 전문대 등에 재입학하거나 공무원 시험에 매달리는 경향을 보인다.
한 지방대 인재개발원장은 “대기업에 취업한 입사자들의 명단을 보면 대부분이 수도권 학생들이다. 그나마 합격한 지방대생의 경우, 학점이나 영어 점수 등 스펙에 큰 차이가 없지만 왠지 지방대생의 머릿수를 채워 구색을 갖추려는 모습이 아닌가 한다”며 “이에 경쟁력을 갖춘 학생도 지레 겁먹고 포기한 뒤에 공무원 시험으로 뛰어드는 경우가 많아 염려가 된다”라고 말했다.
한국교육개발원이 지난해 전국 성인남녀를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에서도 출신대학에 따른 차별의 심각성이 심각할 정도로 존재한다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 또 대학 서열화에 대한 인식의 변화가 없을 거라는 응답도 상당했다.
도전하는 이의 실패는 가치있는 거름이 될 수 있다. 하지만 도전조차 하지 못하게 부축이는 듯한 환경 앞에서는 실패조차 할 수 없다. 고스펙 사회에 진입하며 취업 경쟁은 날이갈 수 록 심화되어가고 있다. 이에 취업난까지 더해 청년들은 계속 지쳐가고 있다. 우리는 그들에게 자리를 주지는 못할 망정 기회조차 용납하지 않는다.
적어도 기회는 똑같이 주어져야하지 않을까. 들어오기도 전에 문을 닫는 건 너무 냉혹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