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년 시절 기억 속 순대가 많이 변했다. 순대는 다양한 재료로 다양한 빛깔을 내고 있으며, 남녀노소 먹을 수 있는 깔끔한 음식으로 인식되고 있다.여성이 남성보다 순대나 순댓국을 좋아하는 점을 보면, 순대의 이미지가 크게 달라졌다고 볼 수 있다. 한때는 순대가 차가운 대접을 받기도 했지만 이제는 당당히 국민 음식으로 대접받고 있어 맛있는 순대를 찾는 사람들이 길품을 파는 모습도 본다. 오늘은 맛있는 순대가 어떻게 우리에게 다가오는지 알아보기로 하겠다.
“전 국민이 먹는 순대 만들고 싶다”
하늘채백암순대 송영필 대표는 순대의 맛을 결정짓는 요소를 설명하면서 전 국민이 사랑받는 순대 만들기에 큰 자부심을 느끼고 있었다.
순대는 돼지에서 나오는 소장, 대장, 막장 가운데 소장을 주재료로 사용한다. 대장, 막장은 곱창전문점에서 사용하고 소장을 순대용으로 사용하는 것이다. 요즘에도 간혹 소시지에 사용하는 껍질로 순대를 만드는 곳이 있는데 질적으로나 맛으로나 순대의 원래 맛을 내기엔 불가능하다고 한다.인근 삼산시장에서 새벽 장을 직접 보는 송 대표의 노력도 순대의 맛을 결정짓는 요인이라고 볼 수 있다. 위생 교육과 검사는 필수며, 원천적으로 품질에 문제가 없도록 금속 탐지기를 설치하고 안전성도 높이고 있다.
“돼지는 열이 많은 동물이어서 신선도 유지가 관건이다. 세척, 지방제거, 냉장보관이 신속해야 한다.”
하늘채백암순대는 소금 간을 한 후 0℃에서 8시간 정도 숙성한다. 신속한 공정을 거쳐 숙성을 마친 순대는 서울 및 수도권 지역 주요 순대전문점과 전통시장에 나간다. 새벽 트럭에 실려 나가는 순대의 양은 하루 2톤에 달한다. 송영필 대표의 말에 따르면 프랜차이즈 순대전문점도 이곳 순대 맛을 인정해 메뉴에 넣는다고 한다. 그 차별성은 오로지 재료에 있다고 힘주어 말하는 송 대표의 자부심이 하늘채백암순대를 ‘좋은 재료로 만든 순대’로 인식시킬 것으로 생각된다.
순대, 오해의 빛깔 벗고 맛깔난 음식으로
송영필 대표는 순대가 국민 음식으로 더 가까이 다가가기 위해서는 위생과 재료에 거짓이 없어야 한다고 말했다. 모 순대 제조업체에서 일한 경력과 순대 장인에게 배운 노하우를 발판으로 정직한 순대를 만들고자 하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돈육과 양배추가 순대의 중요한 재료인데 돈육의 첨가 비율을 원가에 따라 낮게 조정하면 본래 백암 순대의 맛을 잃는다고 한다. 돈육이 없는 순대도 있지만 국민들의 입맛이 고급화되면서 재료에 더 각별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는 것이다.
하늘채백암순대는 전국 300군데 순대전문점, 농협 하나로마트(천호, 일산), 영등포, 황학동 등의 전통시장에서 국민들과 만나고 있다. 현재는 생산 공정이 주문량을 감당하지 못해 2, 3년 안에는 생산 시설을 늘려 이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하루 순대 2톤 생산, 월 3억 5천만 원의 매출을 올리는 중소기업으로도 승승장구하고 있는 하늘채백암순대는 국민들의 입맛을 책임질 각오로 오늘도 새벽 트럭에 순대를 싣고 전국을 달려 나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