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에게 익숙한 셀프 서비스는 미국 다임 스토어(10센트 균일 판매점)에서 유래했다고 알려졌다. 인력난이 심각했던 미국의 풍토가 반영된 이 서비스는 비용절감의 효과를 노리는 국내 기업의 입맛에도 맞았던 셈이다.
하지만 서울 삼성동에 위치한 아마로네의 김인화 대표는 “셀프 서비스는 절대 없다”고 말한다. “손님이 직원을 부르게 만드는 건 서비스가 아니”라며 “손님과 테이블에 관심을 가지면 자연히 무엇이 필요한지 알 수 있다”고 짚는 것이다. 최고급 레스토랑으로 손꼽히는 아마로네는 비단 서비스만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가치를 측정할 수 없는 진심을 선사하기 위해 열을 올리는 셈이다.
▲직원들과 대화 중인 아마로네 김인화 대표(가장 오른쪽) |
우리나라는 커피는 커피숍에서 그리고 맥주는 맥주전문점 식사는 레스토랑 이런 식으로 전문점을 찾아가는 따로 문화가 일반이다. 그러나 해외 레스토랑은 그렇지 않다. 뉴욕에만 가도 식사를 하며 꼬냑 한 잔 곁들이며 마지막으로 커피로 마무리하는 건 특별하지 않은 서비스다.
서울 삼성동 한복판에 자리한 아마로네는 아직은 어색할지 모르겠지만 이러한 문화의 첨병으로 나섰다. 이탈리안식 식사는 물론 와인, 커피까지 한껏 즐길 수 있는 레스토랑 아마로네가 눈길을 끄는 이유다.
와인 하나를 만들기 위해서는 사람 토양 포도의 세 가지 요소가 유기적 균형을 이뤄야 한다. 아마로네는 바로 이 삼박자 균형이 훌륭하게 이뤄졌다는 뜻으로 레스토랑 아마로네도 식사 와인 커피 모두에서 두드러진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기도 하다.
아마로네의 김인화 대표는 조미료가 들어간 음식을 먹으면 곧장 몸에 두드러기가 나는 민감한 체질이다. 그는 “내가 먹을 수 있는 음식만 판다”며 “좋은 재료를 합리적 가격으로 선사해 어디 가서 볼멘소리는 듣지 않는 레스토랑을 만들고 싶었다”고 말한다.
실제 아마로네의 대표 메뉴인 매생이 파스타는 매일 전남 장흥에서 직접 공수해온 재료만 사용한다. 게다가 모든 야채는 유기농만을 고집하고 MSG는 일절 자취를 감췄다. 이에 가격의 48% 이상이 재료비에만 소진된다고 한다. 런치식사의 경우는 무려 60%가 넘는 비용이 식재료에만 쓰인다.
우리나라에서는 김밥이나 떡볶이를 쉽게 접할 수 있지만 이를 정통 한식이라 부르진 않는다. 마찬가지로 이탈리아도 피자 파스타 외에 정통 음식들이 다채롭지만 우리에겐 아직 생소하다. 아마로네는 메뉴만 100가지가 넘는다.
국내에서 경험하는 이른바 정통 이탈리안 레스토랑으로 불리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아마로네는 코스 요리에 앞서 직원의 추천 메뉴 및 설명이 이어진다. 손님의 입맛에 맞는 적절한 메뉴 선정을 위함이다.
아마로네는 오픈한 지 불과 2달밖에 지나지 않았다. 첫 달의 매출은 2000만원을 상회했지만 두 번째 달은 억대를 돌파하며 강세를 보여줬다는 후문이다. 이런 급부상의 비결을 김 대표는 다름 아닌 진심을 꼽았다.
“직원은 손님에게 진심을 다하고 주방은 음식에 정성을 다하면 된다”며 “갑자기 새로운 손님이 오는 게 아니라 한번 온 분에게 끝없이 정성을 쏟기 위해 직원과 주방 그리고 제가 한 마음이 되었다”고 말한다.
이어 “우리에겐 손님이 왕이지만 제게는 직원이 왕”이라며 “제가 사내 가족에게 주는 마음이 그대로 고객까지 전달된다”고 강조한다. 김 대표는 직원을 위해 대출까지 해주는 등 남다른 애정을 쏟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마로네는 오는 7월 학동 부근에 직영 2호점을 계획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