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년 동안 한 길만 걸어온 메이크업 아티스트를 만나다

어떤 일이든지 간에 35년 동안 한 길을 걸어왔다는 것은 결코 쉽지 않은 과정이 있었으리라 누구나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올해로 메이크업 아티스트의 길을 걷기 시작한 지 35년이 된 구유진 아티스트와의 대화를 통해 성실함과 가마솥 같은 꾸준함이 있었기에 지금의 결과가 있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우리나라 메이크업 아티스트의 권위자인 S.F 메이크업 구유진 대표를 만나 메이크업 아티스트를 시작하고 이어온 35년 간의 발자취를 따라가봤다.

메이크업 관련 일을 시작하게 된 계기가 있다면.

원래 전공은 무용이었다. 전공이 무용 이다보니 발레 메이크업이라 던지 그런 부분에 익숙한 편이었고 아버지도 미용 쪽에 종사하신 분이셔서 그런 영향을 받아서 메이크업 쪽에 관심은 많았다.

그러다가 우연히 지인의 소개로 분장 쪽에서 우리나라 최고 권위자이신 故 전예출이라는 분에게 사사를 받게 되었다. 故 전예출 선생님의 경우에는 우리나라 최초의 직업 분장사 1호이시다. KBS 방송국 개국 당시에 분장을 전체적으로 맡으신 분이었고 TBC나 KBS 분장의 전권을 갖고 계신 분이었다.

분장을 시작할 당시에는 메이크업 관련 학과가 없었다. 그 당시에는 전문 기관이 아닌 개인지도 방식으로 공부를 배울 수가 있었다. 80년도부터 시작을 했으니까 올해로 35년 째 메이크업을 업으로 삼아 일하고 있는 것이 된다.

학교 서클 활동을 연극부를 했는데 연극부 동아리에서 분장을 전담해 일했다. 그 당시에는 교육을 왕성하게 받는 시스템이 없으니 주로 현장에서 부딪히면서 배우는 편이 많았다. 초기에는 KBS TV문학관이나 MBC 베스트 극장 같은 영상 쪽이나 공연 예술 쪽을 양 쪽을 오가면서 다양하게 활동을 한 편이었다.

메이크업이 예술의 한 분야로 인정받기까지.

내가 메이크업 아티스트를 시작할 당시만 해도 어떻게 보면 무시를 당하는 직업이었다. 무용이라는 예술을 했던 사람이라 그런지 분장이 예술로서 인정을 받는 지점까지 가는 것이 목표라는 생각을 했다.

분장의 상업화 보다는 전시회나 발표회를 많이 하는 등 예술적 장르로서 인정받게끔 하는 노력을 많이 기울였던 것 같다.

그리고 처음 시작할 당시만 해도 메이크업 관련 사진이나 자료가 너무 빈약했다. 그래서 인지 개인적으로 자료를 많이 모아놨고 바이블화 하는 작업을 진행해 왔다.

 

 

 

s.f 메이크업 스튜디오에서 하는 일은 주로 어떤 것인가.

이곳은 학원의 개념보다는 스튜디오라서 방송이나 공연장에서 쓸 특수분장을 이곳에서 만드는 곳이다. 현장에서 모든 분장을 다 아우를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이곳에서 준비를 한다.

메이크업 아티스트를 교육하는 사람 중에는 이론에 강한 사람이 있고 실전에 강한 사람이 있다. 이론에 강한 사람은 학원 등에서 교육을 할 것이고 나의 경우에는 오랫동안 현장에 있어온 사람이기 때문에 실전에서 바로 활용할 수 있는 교육을 하고 있지 않나 생각한다.

그러니까 이곳은 어드벤스 코스 겸 인턴 과정이라고 보면 된다. 현장에 나가기 바로 직전 코스이기 때문에 실전에 나가는 것을 만들기도 하고 그러면서 배우기도 하는 그런 곳이라고 할 수 있다.

공연 메이크업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인가.

현장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아무래도 스피드가 아닐까 싶다. 실력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어야 하고 그에 따른 작품도 잘 나와 줘야 하고.

또한 메이크업이라고 해서 메이크업 그 자체에만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배우, 무대, 의상, 장치, 대본, 시대, 장르 이런 것도 아울러 알고 있어야 좋은 작품이 나올 수 있다. 그래야 그 사람들과의 대화를 통해 보완, 조정할 수 있다. 그래서 공부할 것이 많다.

메이크업 아티스트들이 커 나가는 수순이 있다면.

메이크업 아티스트들이 대체로 겪는 수순이 있다. 메이크업을 시작할 때는 보통 금전적으로는 힘들지만 재밌게 배우면서 일을 한다. 5년차 정도 되면 어느 정도 인정도 받고 자신 스스로 생각하기에도 잘하는 것 같고 그 이후에는 독립을 해볼까 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10년 쯤 되면 완전히 독립을 해서 자기 일을 하게 되는 단계가 되는데 10년 째 돼서 일할 때가 가장 힘들다. 부모 밑에 있을 때는 부모의 후광으로 사람들이 알아주고 챙겨주고 하는데 독립해서 나와서 부터는 그런 것이 싹 걷히면서 맨 몸으로 맨 땅에 헤딩해야 하는 상황이 온다.

그 이후로는 실력을 키웠지만 사회생활을 하면서 밑바닥부터 자신 스스로를 쌓아 나가야 하는 시기가 된다. 그러면서 자신의 이름의 브랜드 파워를 키워 나가야 하고 그러는 과정이 5년 정도 걸리는데 그 5년을 잘 견디게 되면 자리를 잡는다.

후배 메이크업 아티스트에게 해주고 싶은 말은.

그리고 예술은 배가 고파야 작품이 잘 나오는 것 같다. 가난하게 살아라는 것이 아니라 어느 정도의 결핍은 예술혼을 불살라줄 수 있는 어떤 강력한 동기 부여가 되는 것 같다. 초심이라는 말과도 일맥상통할 수 있는데 초심을 계속 가져가면 안 클래야 안 클수가 없는 것이다.

그리고 아무도 보지 않고 있는 것 같고 아무도 나를, 나의 노력을 알아주지 않는 것 같아도 누군가는 보고 있다. 그래서 성실히 하다 보면 당장은 아니라도 언젠가는 그것이 결과로서 명백히 나타나게 된다.

목표를 세우되 가까운 목표를 세우지 말고 예전 박정희 대통령도 5개년 계획, 10개년 계획 이렇게 세운 것처럼 최종 목표를 하나 정해놓고 단계별로 성취해 나가는 만족을 느끼고 스스로를 거울을 보면서 객관적으로 판단하라고 말해주고 싶다.

앞으로의 목표나 나아갈 길은.

그동안 쌓아온 노하우를 책으로 만든 다든지, 오래 하다 보니  제자가 많은 편이다. 이제 활발하게 일을 할 수 없는 나이가 되고 있고 하다 보니 내 실력이나 노하우를 키우는 방향 보다는 제자들에게 노하우를 전수를 시켜준다던지 현재 경영하고 있는 업체도 누군가에게 물려줘야 하기 때문에 그런 면에서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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