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내년도 예산안을 편성하면서 자원외교사업 유지 비용으로 1165억원을 책정했다. 이미 ‘부실사업’이라는 꼬리표가 붙은 자원외교에 또 다시 막대한 세금을 낭비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21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 김제남 의원(정의당)이 공개한 ‘2016년 국가예산’ 내역을 보면, 정부는 한국광물자원공사(사장 직무대행 박성하)에 66억원, 한국석유공사(사장 서문규)에 550억원을 투입한다. 예산안은 지난 10일 국무회의 의결을 통해 확정됐다.
광물자원공사는 마다가스카르 암바토비 니켈광산, 파나마 코브레파나마 구리광산, 오스트레일리아 와이웅 유연탄 탄광 개발사업 등에 3984억원의 투자비가 필요하다고 보고, 이 중 16.7%인 665억원을 내년 예산으로 요구했다.
이중 암바토티 사업은 매년 적자를 보고 있는 대표적인 부실 사업이다. 부족한 운영비를 위해 광물자원공사가 지난 2012년 2억7568만4680만달러, 2013년 1억4877만5000달러, 2014년 1억1797억5000만달러는 보전해줬다. 올해 9월까지는 5940달러가 운영비로 투입됐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운영사인 캐나다 셰릿사의 대출금까지 광물공사가 대납해야 할 처지에 놓였다. 광물자원공사는 2009년 셰릿사가 유동성 위기에 처하자, 한국수출은행에서 2478억원을 대출받는데 지금 보증을 서줬다. 셰릿사가 이를 갚지 못할 경우, 오는 12월 20일까지 이를 대신 갚아야 한다.
석유공사 또한 광물자원공사와 별반 다르지 않다. 석유공사는 내년도 예산으로 500억원을 책정받았다. 아랍에미리트(UAE) 탐사사업와 이라크 하울러, 상가우사우스 사업에 투입될 돈이다. 이들 사업 모두 이명박 정부 자원외사업의 후속 투자에 해당된다.
제1호 자원외교 사업격인 하울러 사업은 지난해 막 상업 생산을 시작했다. 사업 개시 6년만이다. 그러나 지분이 15%에 불과하고 마진이 크지 않아 사업 전망이 그리 밝지 않다.
상가우사우스 사업은 탐사 실패로 지분을 포기했다가 최근에 지분을 얻어 사업을 재개했다. 지난해 11월 원유산출에 성공했으나 2300만 배럴의 잠재자원량은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수익성이 역시 불투명해 국고 지원을 요청하는 게 타당하냐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에 참여연대 등 시민사회단체들은 이날 서울 여의도 국회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자원외교 진상규명과 재검토를 촉구했다. 이들은 “자원외교 사업에 대한 전면 검토가 진행되어야 한다”며 “부실사업에 대한 국민세금 투입을 중단하라”고 주장했다.
김제남 의원은 “해외자원개발사업의 부실 실태를 파악하고, 신속하게 정리 절차를 개시해야 한다”며 “관련 책임자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 등 손실 회수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