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용가위는 쇠 재질이 너무 강해도 안 되고 너무 약해도 안 됩니다. 날의 각도가 그 가위의 질을 좌우하고 누가 날을 세웠는지도 중요하죠.” 인사도 채 나누기 전에 김상호 대표는 가위 제작의 핵심에 대해 말을 꺼냈다. ‘가위의 장인’을 앞에 두고 앉은 것이 새삼 실감 났다.
“현재 세계시장에서 독일제 가위의 인지도가 가장 높습니다. 그 다음이 일본제 가위, 국산 가위 순 인데 기술력이나 가격 경쟁 면에서 점점 일본제 가위와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는 수준으로 올라왔습니다.”
재료는 일본에서 수입한다. 가위 모양의 단조 또는 판모양의 철이 들어오면 국내에서 기계로 모양을 따서 용접을 하여 손으로 깎는 수가공에서 미용고급가위가 만들어진다. 독일은 다량의 가위를 기계로 제작하는 추세이다. 따라서 소량을 직접 손으로 만드는 일본에게 기술을 빼앗기고 있는 상황이다. 김상호 대표는 수제 가위의 중요성에 대해 언급했다. “국내에서도 직접 처음부터 끝까지 완제품을 만들 줄 아는 사람이 다섯 명 정도 밖에 안되요. 왜냐하면 손잡이면 손잡이, 날이면 날, 공정별로 제작하기도 하지만 처음부터 끝까지 손으로 만드는 일은 매우 정교하고 어렵습니다. 좋은 재료 받아왔는데 치다보면 깨지기 일쑤죠. 거의 다 해놓고 깨져버리면 인력비며 재료비가 아깝잖아요. 그래서 대부분은 어느 정도 치다가 말아요. 그걸 안 깨트리면서 좀 더 세밀하게 쳐주고, 또 쳐주고 하니까 좋은 가위가 나올 수 있는 것 입니다.”
가위의 날 각도, 곡선을 살리는 것이 중요하다. 미세하게 틀어지고 휘어진 부분을 망치로 쳐서 일정하게 만들어야 한다. 또, 가위 전체는 평면이면 안 되고 엑스자여야 하는데 너무 엑스자면 날끼리 부딪히니까 부딪히지는 않게끔 최대한 잡아줘야 한다.
17년 전, 미용사인 선배를 따라 우연히 고가의 가위를 접하게 된 김상호 대표는 그 후 6개월 간, 가위에 대해 본격적으로 공부하게 된다. 국내에서 3, 40년간 직접 몸으로 부딪혀 가며 가위를 만들어온 선배들과 달리, 일본에서 고급미용가위를 제조하고 있던 스승을 만나 고급기술을 3년간 배우게 된다. 일본 기술을 배우고 그 배운 것을 바탕으로 김상호 대표만의 디자인과 성능을 연구·개발 하게 되었다. “일본에서는 장인정신이 중요하잖아요. 가보로 물려 내려오는 기술을 다른 사람에게 전수를 안 하는 편인데 일본의 젊은이들이 잘 안배우려고 해요. 힘들고 위험하니까. 배우던 사람들 네 명 중에 저만 남았어요.”
국내 가위 장인 선배들에게도 인정을 받아 ‘김상호가위’는 국내시장의 대표가위가 되었다. “미용사들이 이런 커트에 이런 가위가 필요하다고 하면 만들어 줍니다. 초보자들도 쉽게 쓸 수 있고요, 사용자에 맞게 날을 가는 것부터 중간에 힘을 받는 볼트까지 전부 직접 제작합니다.”
2013 대한민국뷰티박람회(K-BEAUTY EXPO 2013, 9/12-15)에 140년 전통 일본 최고의 가위회사, 마츠자키가위에 대한 제품 설명회가 열렸다. ‘김상호가위’도 기술 제휴 협력 업체 자격으로 함께 참여했다. “마츠자키 회사에서 국내 가위회사 리서치 후, 저희 ‘김상호가위’로 먼저 찾아왔습니다. 그 후, 약 7개월 만에 샘플제작을 시작하고 계약이 이루어졌죠.”
2, 30년 전에도 국내 미용사들은 100만원이 넘는 수입 가위를 사용하기도 했다. 국내 고급 가위 시장현황은 어떠할까. “작은 회사들은 많이 없어졌습니다. 저렴한 중국가위가 들어왔거든요. 하지만 고급 가위분야는 여전히 호황입니다. 국내 고급 가위는 일본에서도 고가에 팔리고 있죠. 고급 가위인 ‘김상호가위’는 일본, 미국, 프랑스, 캐나다, 호주 등 여러 나라로 나가고 있습니다. 싱가폴에서는 ‘김상호가위’ 브랜드 그대로 나가고 있고요.”
국내뿐 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김상호가위’의 위상은 높다. “가위모양만 봐도 아, ‘김상호가위’구나 할 수 있게 기존에 없는 특별한 가위를 제작하고 싶어요. 가까운 미래에 현대, 삼성처럼 한국의 ‘김상호가위’라는 세계적인 브랜드 파워를 갖는 것이 계획입니다.”
홈페이지에 가면 미용 가위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을 얻을 수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