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몰 럭셔리, 일명 ‘작은 사치’로도 불리는 이 말은 오랜 경기 불황 속에 고급차나 값비싼 의류, 명품 가방 등 고가의 물품 구매 대신 고급 디저트나 향수, 립스틱 등 작은 물품에 사치를 부린다는 의미로, 현 시대의 문화 현상이기도 하다. 이런 스몰 럭셔리 붐은 미용업계에도 예외는 아니다. 자신을 가꾸는데 아낌없이 투자하고 싶은 남녀 모두의 기대를 충족시킬 헤어숍을 소개한다.
대구 달서구 진천동에 새로이 문을 연 헤어앤라이프의 장인하 원장은 15년 미용 경력의 소유자로, 대구 사람이라면 누구나 잘 아는 석미용실에서 근무하며 실장을 지낸 바 있다. 대구 출신 미용인이라면 알겠지만 석미용실은 많은 교육과 훈련으로 유명해 중도에 포기하는 사람도 많은 만큼 이곳에서 오랜 기간 일해 온 디자이너라고 하면 그 실력은 이미 보장된 바나 다름없다.
2년 전부터 구상해온 헤어숍을 오픈한지 4개월째, 아직은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 상태지만 기존 장인하 원장의 단골 고객들은 먼 걸음을 마다않고 진천까지 찾아온다고 한다. 대구 시가지나 수성구가 아닌 이곳 진천동에 자리 잡은 이유를 물으니 미래를 보고 이곳으로 왔다는 장 원장의 대답이 돌아왔다. 신도시 규모의 대단지 아파트가 들어서고 있고, 교통도 편리하며, 앞으로도 많은 개발 호재가 남아있어 젊은 부부들이 많이 이주를 해오는 실정이라고. 향후 수성구를 능가하는 중심지가 될 것이라 장 원장은 예측했다.
장인하 원장은 자신이 개발한 기술을 설명하기 위해 몇 개의 헤어 샘플을 보여줬다. 동일인의 모발을 여러 개의 샘플로 만들어 똑같이 탈색을 시행해 일부러 손상시킨 뒤 그 중 하나는 장 원장이 개발한 펌을 통해 마치 클리닉을 받은 듯 원래의 모발 상태에 가깝게 회복시킨 것이다.
손상시킨 상태의 샘플과 펌을 통해 복구시킨 샘플 이 두 가지를 모두 물에 적신 후 빗질을 해보았다. 펌을 이용해 복구시킨 헤어 샘플은 쉽게 빗질이 됐지만 손상된 헤어 샘플은 빗질조차 불가능했다. 강제로 빗질을 하면 머리카락이 끊겨 떨어져 버리는 지경이었다. 이 테스트를 통해 장 원장이 개발한 펌을 통한 복구가 단순히 보기에만 머릿결이 좋아 보이는 효과가 아님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극도로 손상된 모발이 클리닉 없이 펌만으로도 회복되는 이 놀라운 기술은 장 원장의 끊임없는 노력과 공부의 결과물이다. 휴일을 대부분 교육과 세미나로 보낸다고 하니 그런 그의 열정이 이런 최고의 기술을 만들어 낸 게 아닌가 싶다.
헤어앤라이프는 시술하는 제품에도 굉장한 자부심을 가지고 있었다. 밀본과 시세이도는 물론이고 비프비스와 루시케어 등의 제품을 사용하면서도 이전 근무하던 미용실에 비하면 2~30% 저렴한 가격으로 시술을 받을 수 있다.
“이제는 헤어숍에서 머리를 예쁘게 해주는 건 기본이에요. 얼마나 좋은 제품을 사용하고, 얼마나 기술력을 가지고 있느냐가 관건인 시대죠.”
이곳에는 ‘그루밍 멤버십’이란 남성 전용 멤버십 프로그램도 있다. ‘그루밍’은 사전적으로는 동물이 몸의 표면을 깨끗하게 하기 위해 깃털이나 털을 핥아 재정돈하는 행동을 뜻하는데, 여성 못지않게 외모를 가꾸는데 신경을 쓰고 적극적인 투자를 하는 남성을 일컬어 ‘그루밍족’이라 부르고 있다.
기존 헤어숍에 여성들을 위한 멤버십이나 선불제 프로그램은 많지만 남성을 위한 멤버십은 별로 없다. 이곳의 그루밍 멤버십은 4개의 코스로 구성되어 있는데, 커트와 탈모 방지를 위한 두피 스케일링을 기본으로 시술하고 있으며 남성 전용 헤어 제품인 ‘아메리칸 크루’의 제품을 함께 제공한다. 가격대에 따라 염색, 펌 등의 다양한 시술도 받을 수 있고, 최고가인 D코스의 멤버십에 가입할 경우 6개월간 무제한으로 시술을 받을 수 있음은 물론이고 출근길에 헤어 스타일링을 받을 수도 있다.
장인하 원장은 최근 남성의 헤어 트렌드로 포마드 스타일을 소개했다. 이전에는 리젠트 커트를 주로 하고 매트한 왁스를 사용해 거칠고 질감이 살아있는 헤어스타일이 유행이었다면 지금은 2:8로 가르마를 가른 후 포마드를 발라 윤기 있고 글로시한 질감으로 부드럽고 댄디한 스타일로 연출하는 것이 트렌드라고. 만약 2:8 가르마가 어렵다면 스크래치를 내 가르마처럼 보이게 하는 방법도 가능하다고 하니 트렌드에 민감한 그루밍족들은 한번 시도해 볼 것을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