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포구 서교동에 위치한 ‘헤어 블러썸’은 마치 꽃과 풀이 가득한 정원에 들어온 듯 편안하고 포근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깨끗하고 정돈된 매장을 보면 오픈한지 채 얼마 되지 않은 헤어숍 같이 보이지만 알고 보면 7년째 성업 중이다. 게다가 올 초에 2호점인 ‘살롱 드 블러썸’을 오픈해서 더욱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아름다움이 만개하면 얼굴엔 웃음꽃이 만발
1호점 헤어 블러썸에 이어 2호점 살롱 드 블러썸까지, 상호에 ‘블러썸’이란 단어를 넣은 것에는 특별한 이유가 있었다. ‘꽃이 만발하다’ 라는 의미의 영단어 ‘blossom’을 넣어 헤어숍에서 머리를 하고 가는 고객들의 아름다움이 더욱 만발하고, 그 만족으로 인해 얼굴에는 웃음꽃이 활짝 피기를 바라는 강진성 대표의 소망이 담긴 이름이었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같은 미용실의 경우 상호도 똑같이 쓰는 반면 이곳의 1호점과 2호점의 이름이 조금 다른 데에는 이유가 있다. 헤어 블러썸이 일반적인 미용실의 콘셉트라면, 살롱 드 블러썸은 단순한 미용실의 개념을 넘어 토탈 뷰티 살롱의 개념으로 만들었기 때문이다. 2호점인 살롱 드 블러썸에서는 헤어뿐 아니라 메이크업과 웨딩을 위한 헤어, 메이크업까지 가능하다.
“저에게 미용실은 어린 시절 어머니가 다니시던 동네 미용실처럼 아주머니들이 모여 이야기를 나누며 서로에 대해 시시콜콜 다 알던, 마치 일종의 사교의 장 같은 느낌이었어요. 손님들이 와서 머리를 하며 이야기를 하면 미용사들이 다 들어주던 그런 느낌의 미용실을 만들고 싶었죠. 그래서 1호점을 마치 예전 동네 미용실처럼 편안한 느낌의 미용실로 만들었다면, 2호점은 ‘사교’의 의미를 보다 발전시켜서 고객들이 단순히 머리만 하는 곳이 아니라 저희 숍에서 파티도 하고 사람을 사귀고 즐길 수 있는 사교 클럽 콘셉트로 만들어 봤어요. 사교의 의미가 확장된 셈이죠.”
1호점과 2호점은 매장의 분위기도 전혀 다르지만 방문하는 고객층도 확연히 다르다. 2호점은 홍대 앞 삼거리 포차 뒤에 위치하고 있는 데다 매장 인테리어 역시 젊은 고객들의 취향에 맞게 꾸며놓아 젊고 패셔너블한 고객들이 주를 이루고 있다. 또한 경대를 밀어 공간을 확보하면 훌륭한 파티 장소로도 손색이 없다. 그래서 강 대표는 때마다 크고 작은 파티를 열어 직원들 또는 고객들과 함께 즐기고 있다.
고객의 헤어스타일과 인생은 함께 간다
굉장히 거창하게 들릴지 모르겠지만 생각해보면 헤어스타일과 인생이 함께 간다는 말은 틀림이 없다. 우리는 과거 학창시절 교칙에 맞게 머리카락을 잘라야 했던 때가 있었고, 성인이 되면서 가장 해보고 싶었던 헤어스타일을 시도해 보기도 했다. 실연의 아픔으로 소중히 기르던 머리카락을 싹둑 자르는가 하면, 군 입대를 위해 눈물을 머금고 머리카락을 모두 잘라내야 하던 때도 있었다. 이렇듯 우리 인생의 결정적인 순간마다 헤어스타일은 달라졌고, 그만큼 헤어스타일이 사람의 인생에 큰 부분을 차지한다고 해도 결코 과언이 아닐 것이다.
강진성 대표는 세월의 변화에 따라 헤어 디자이너의 역할도 달라졌다고 말한다. 그래서 숍을 방문하는 고객의 헤어스타일을 연출해주고 그것으로 끝이 아니라 완성된 모습을 사진으로 찍어 하나의 포트폴리오를 만들어준다. 고객 입장에서는 머리를 하고 숍을 나가는 순간 끝이지만 아름답게 완성된 모습을 기록으로 남겨주는 것이 자신들이 해야 할 또 다른 몫이라고 생각한다는 강 대표. 그래서 살롱 드 블러썸 홈페이지에 들어가 보면 마치 모델들의 프로필 사진처럼 찍힌 고객들의 사진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유명세를 업은 체인점보다는 개성 있는 자신만의 헤어숍을 운영하고 싶었다는 강진성 대표는 자신의 목표를 이루고자 천천히 나아가고 있다. 그리고 그와 함께 하고 있는 후배 디자이너들이 ‘블러썸’을 단 상호든 아니면 다른 상호를 내걸든 협력적인 관계를 맺어 세력을 확장해나가고 싶은 것이 그의 지금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