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미용사를 많이 만나며 궁금했던 점이 있다. ‘미용을 가르치는 곳은 어떤 모습일까?’라는 것이다. 그래서 부산에 있는 크리스찬쇼보 아카데미를 찾았다. 이곳에서 만난 이숙희 원장에게서 미용 전문가를 키워내기 위한 노력과 후배에게 길을 열어주고자 하는 배려, 교육자의 모습을 동시에 볼 수 있었다.
크리스찬쇼보 아카데미에 대해 소개해 주세요.
크리스찬쇼보는 1974년에 프랑스에서 시작됐어요. 현재 서울에 한국 본교가 있고, 이곳은 본교의 교육시스템을 거의 도입해서 운영하고 있어요. 주로 메이크업을 교육하는데, 그 외 캠퍼스마다 특징을 살려 운영할 수 있다는 것이 ‘크리스찬쇼보’의 장점이에요.
각 과목별 커리큘럼은 국가 직무 표준(NCS) 기준에 맞게 짜여져 있어요. 국가 직무 표준이란, 교육과 현장 간 괴리를 줄이기 위해 국가에서 지정한 기준이에요. 또한, 최근 교육 트렌드는 ‘실무에 바로 적용할 수 있는 교육’이에요. 현장에서 재교육을 반복하지 않아도 되도록 하자는 것이죠.
또한 현장에서는 성실성과 응대 능력을 요구해요. 기술은 완벽하게 채워져 나오지 않고, 교육과 경험을 통해 채울 수 있어요. 하지만 성실성이나 응대와 같은 인성적인 부분은 쉽게 만들어지지 않죠. 이에 따라 예절이나 응대 등 CS 교육을 기본으로 생각하고 시행합니다.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고, 교육하는 점은 무엇인가요?
학생들이 기술을 완벽히 배워 직업을 갖고, 평생 후회 없이 이 일을 하는 것이에요. 이 일이 좋은 일이라는 인식하고, 진정한 미용 장인으로 거듭나도록 하는 것이죠. 이를 위해 교사들도 학생과 유대관계를 유지하고, 마음을 열도록 노력합니다. 이를 통해 후배를 양성할 수 있는 마인드와 전문성을 갖추는 기초를 마련해주려는 것이죠. ‘소질보다 성실이 최고’라는 가치를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현장에서 시술자의 기본적인 마음가짐을 판단하는 기준이 성실성입니다. 이에 따라 자격증 시험에 떨어져도 포기하지 않고 열심히 하는 학생은 끝까지 돌봅니다.
강사들의 역량이 중요할 것 같은데, 강사 역량 강화를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계신가요?
일단 강사의 개인적인 스펙이 높아져야 교육과 취업의 질도 높아져요. 각종 세미나 파견 및 배울 수 있는 곳을 가도록 지원합니다. 새로운 기술에 대한 세미나도 함께 갈 수 있도록 시간적·금전적인 지원을 하죠. 가장 중요한 것은 강사가 마음 편하게 가르칠 수 있도록 배려하는 것입니다. 자기 자신을 위해 쓸 시간이 부족하기 때문에 힘든 직업이에요. 그런 부분을 개선해주려 합니다. 그 외에도 대학 강사, 숍 매니저 등 외부로 가는 길을 많이 열어주려 노력합니다.
향후에는 어떻게 아카데미를 이어나가실 생각이신지 들어볼 수 있을까요?
이곳은 단순히 자격증을 취득하기 위한 교육장입니다. 여기에 더해 실습을 할 수 있는 숍을 운영할 계획입니다. 그 안에서 실무를 겸비해 현장에서 바로 적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죠. 교사들이 함께 투입되어 심리적으로 편안한 환경에서 실무를 먼저 해보고, 탄탄한 실력을 갖춰 현장에 나가도록 하기 위함입니다.
개인적으로 저는 10년 이상 대학 강단에 섰고, 지금도 교육자의 마음으로 강의합니다. 교육자로서 사명감을 갖고 일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이죠. 학생들에겐 인생이 걸린 문제고, 늦은 나이에 시작해 더 힘들어하시는 주부님도 많아요. 이분들에게 새로운 길과 비전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해요. 그것이 교육자로서 할 일입니다. 우리 강사들에게도 이 부분을 항상 강조합니다. 저 역시 이 마음을 잃지 않고, 제대로 된 교육을 전수하고, 실력 있는 사람을 계속 키워나갈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