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리가 선물한 맛있는 만남

대구에 사는 박형직 씨(34)는 요리를 배우기 위해 ‘세종신라요리전문학교’를 찾았다. 타지에 나와 혼자 살며 친구도 취미도 없는 스스로의 인생이 너무 적적하다는 마음에서였다. 이곳에서 그는 마음이 맞는 사람들을 만나 모임을 결성했다. 마음을 달래기 위해 찾은 곳에서 친구까지 찾은 것이다. 오늘도 김 씨와 사람들은 함께 술 한 잔 하기 위해 머리를 맞대고 열심히 안주를 만든다.

세종신라요리전문학교의 이명숙 학부장에 따르면, 이곳에는 이런 모임이 많이 있다고 한다. 작게는 술안주 만들기부터 함께 자격증을 준비하기까지 다양한 소모임으로 모여 즐거움을 나눈다는 이곳의 풍경을 좀 더 자세히 들어보기로 한다. 다음은 이 학부장과의 대화 내용이다.

수강생들의 풍경은 어떤가요?
남자 수강생의 경우 지금껏 받기만 했는데, 이제는 아내에게 베풀어야겠다는 생각으로 배우는 경우도 많아요. 남자도 이제 부엌을 들어간다는 점에 놀라고, 그것을 유도하기도 하죠. 자기들끼리 소모임을 만들어서 자유롭게 요리를 하기도 해요. 오늘은 술안주, 내일은 약선요리, 모레는 중화요리 식으로 말이죠. 편안한 분위기 속에서 자유롭게 본인들이 원하는 것을 만들고, 학교에서는 그것을 밀어주는 식으로 운영합니다.

학교 내 소모임에 대해 자세히 들어볼 수 있을까요?
단순히 요리를 배우러 왔다가, 좋은 음식과 좋은 사람들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되는 경우가 많아요. 그렇게 마음이 맞는 분들이 서로 모여 친목을 도모하게 되죠. 이런 소모임이 학교 내에 많이 있어요. 음식을 매개로 모여 식구가 되는 것이죠. 밥을 같이 먹는 식구라는 느낌으로요. 자기 성격들이 다 있지만, 음식을 통해 융화가 되는 측면도 있다고 봅니다. 서로서로 나눠먹으며 소소한 정을 느끼게 되고, 자연스레 어울리게 되는 것이죠. 그 외에도 급식소 위탁교육이나 재직자 교육 등 여러 교육을 통해서도 모임이 많이 만들어져요.

급식소 위탁교육에서 만들어진 소모임에 대해 좀 더 들어보고 싶어요.
저희는 학교 급식소 위탁교육도 합니다. 아이들의 성장과 영양을 고려한 급식을 위해 조리사와 영양사를 교육하는 것이죠. 그분들이 모여 정보공유를 하다 보니 그들의 모임 역시 이루어지게 됐어요. 다양한 사정을 공유하며 공감대를 형성하고, 애로사항이나 조리법 등을 교환하며 영양사, 조리사의 커뮤니티가 형성된 것이죠. 학교에서는 영양사와 조리사가 상하관계지만, 이곳에서 서로의 애환과 감정을 공유하며 학교에 가서도 더 좋은 방향으로 발전할 수 있었다고 해요.

이런 모임들을 보면서 어떤 생각이 드시나요?
사람을 좋아하는 것이 참 중요한 것 같아요. 우선 저희부터 사람을 마음으로 대하기 때문에 계속 찾아오고, 좋은 사람을 만나 모이는 것이겠죠. 자유롭게 모이는 학생들을 더 격려하고, 돌아오는 좋은 반응에 소소한 보람을 느껴요. 그런 소소함이 행복을 만드는 것이라 생각해요. 요리는 참 묘합니다. 가장 기본적인 ‘먹는 것’인데, 이것이 다양한 파급효과를 가져온다는 것이 묘해요. 아마 좋은 사람과 즐겁게 먹는다는 것에서 오는 효과가 큰 것 같아요.

앞으로에 대한 각오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자격증이든 그냥 배움이든 배움은 그만한 대가와 보람이 다 있어요. 우연찮게 배움의 결과가 나오게 되면, 그것이 또 다른 배움으로 이어지게 될 수도 있죠. 실제로 취미로 시작해 자격증까지 도전하는 사람도 있어요. 더 심도 있게 배우고, 몸에 좋은 음식을 배우며 창업을 하기도 하죠. 그런 면에서 가르치는 사람의 한마디가 법이 될 수도, 타인의 꿈이 될 수도 있다는 점을 항상 명심하며 이어나갈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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