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로 와룡동 국악거리에 자리 잡고 있는 더 샤드 포슬린 페인팅 아카데미는 그 앞을 지나는 사람들의 발길을 멈추게 하는 마법을 지니고 있다. 화려한 색채로 물들인 자기의 아름다움에 마음을 사로잡힌 이들은 자신도 직접 그림을 그려보고 싶다는 생각에 아카데미의 문을 열고 발을 디딘다.
우선 포슬린 아트에 대해 설명을 부탁한다.
포슬린 페인팅이라고 하는데, 유약 처리가 된 백색 자기 위에 페인팅을 하는 예술을 말한다. 과거 유럽에서 중국의 자기를 수입하다가 황실과 귀족들을 중심으로 직접 자기에 그림을 그리던 데서 시작한 것이 바로 포슬린 페인팅이다. 그래서 굉장히 화려하고 고급스럽지만 만든 제품을 장식하거나 혹은 실생활에 직접 사용할 수 있어 실용적이다.
포슬린 페인팅과 세라믹 페인팅 모두 도자기에 그림을 그린다는 점에서 비슷해 보이는데, 어떤 차이점이 있는가?
세라믹 페인팅은 초벌로 구워진 상태에서 페인팅을 하는 거라 페인팅 과정에 물이 흡수돼서 디테일한 표현이 어렵다. 하지만 포슬린 페인팅은 유약처리가 된 백자 위에 특수안료와 오일을 이용해 페인팅을 하는 거라 섬세하고 다양한 표현이 가능하다. 그리다 실수를 하더라도 수정 또한 가능하다. 페인팅을 마치면 750~850도 사이의 온도에서 다시 구워내며 보통 1~4단계의 소성 과정을 거친다. 단계를 거칠수록 그림이 점점 디테일해지고 절대 지워지지 않는 포슬린 페인팅 작품이 완성되는 것이다.
사용하는 안료가 서로 다른가?
전혀 다르다. 세라믹 페인팅은 유약이 발리기 전 초벌만 된 상태의 기물, 즉 유약 밑에 그림을 그리는 거라고 해서 ‘하회 기법’이라 한다. 그림을 그린 후 유약처리를 하여 1250도의 고온에서 한번 구워야 되기 때문에 고화도 안료를 사용한다. 반면 포슬린 페인팅은 유약이 처리된 백자 위에 그림을 그린다고 해서 ‘상회 기법’이라 하며 낮은 온도에서 굽기 때문에 포슬린 전용 저화도 안료를 사용한다.
이곳에서는 어떤 커리큘럼으로 수강생들을 가르치고 있나?
아메리칸 스타일을 기본으로 하고 있지만 유로피안 스타일도 함께 배울 수 있다. 초급반부터 중급, 고급, 전문 과정이 있으며 이후 심화 과정에서는 인물, 동물, 풍경 등을 배운다. 아메리칸 스타일도 작가마다 기법이 각기 다르고 다양한데, 그런 다양한 스타일에 대한 수업이 가능하다. 전 과정을 이수하고 포슬린 아트로 창업을 준비하는 분들을 도와드리기도 한다. 처음부터 전문가가 되겠다고 오시는 분보다는 취미로 시작해서 전문가나 창업으로 연결되는 경우가 많다. 원데이 클래스도 진행 중인데 어린 아이들부터 나이 많으신 어르신까지 체험하러 많이 오신다. 선뜻 수강이 어렵다면 원데이 클래스로 체험을 먼저 해보는 것을 권한다.
아메리칸 스타일과 유로피안 스타일의 차이점은 무엇인가?
아메리칸 스타일은 유로피안 스타일에 비해서 사이즈가 큰 도자기를 많이 쓰게 되는 거 같고 배경이 꽉 차게 들어가는 게 특징이다. 유로피안 스타일은 우리가 흔히 백화점 등에서 접할 수 있는 외국 브랜드 도자기, 찻잔이나 티포트 등에 나타난 기법들이다. 깔끔하고 심플한 것이 특징이다. 이 둘의 가장 큰 차이점은 사용하는 오일의 차이기도 하다. 그래서 처음 수강을 하러 오면 차이점에 대해 잘 설명해준다. 처음에 배울 때는 아메리칸과 유로피언의 차이점을 잘 모르지만 고급반 이후가 되면 선호하는 성향이 점차 뚜렷해지는 것 같다.
다른 포슬린 아트 아카데미와 비교해 이곳만의 장점이라면 어떤 게 있겠는가?
아메리칸 스타일과 유로피안 스타일을 함께 배울 수 있는 곳이 별로 없지만 여기서는 두 가지 스타일을 모두 배울 수 있다. 그리고 클래스 수업이 아니라 대부분 1:1 맞춤으로 수업을 진행하고 있고 개인의 스케줄에 따라 수업 시간을 정하고 변경할 수 있어서 수강생 입장에서는 훨씬 유리할 것이다.
앞으로 포슬린 아트의 전망은 어떤가?
아직 핸드페인팅이나 핸드메이드에 대한 인식이 높지 않아서 그 가치를 알아주는 사람이 별로 없는 편이다. 한 번이라도 핸드페인팅을 해 본 사람이라면 얼마나 많은 시간과 정성이 들어가는지 알기 때문에 가치를 높이 평가하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가치에 대한 개념이 전혀 없는 편이다. 포슬린 페인팅이라는 게 유럽에서는 이미 몇 백 년 전부터 이어져 온 깊은 역사를 지닌 공예이지만 우리나라에선 아직 생소한 분야이고 아는 사람도 적다. 하지만 오히려 이점이 포슬린 페인팅을 시작하기에 좋은 기회라고 생각한다. 점점 포슬린 아트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그 가치를 인정받고 있으며, 도자기의 소장 가치와 핸드페인팅의 가치가 더해져 앞으로 인식도 많이 개선될 여지가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힘을 많이 들여서 하는 작업이 아니기 때문에 나이가 많이 들어서도 충분히 할 수 있는 작업이라 미래의 전망은 지금보다 훨씬 밝다고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