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과 삶의 의미를 바라보는 심리상담

‘내가 왜 이 일을 하고 있는가?’라고 생각하며 삶의 의미를 돌아보는 사람은 몇 없을 것이다. 각박한 현실 속에서 받는 상처를 들여다보지 않고 곪아서 터질 때까지 그냥 두고, 살아남기 위한 발버둥만 치고 있는 것이 아닐까 생각도 해보게 된다. 이런 사람들에게는 어떤 심리상담이 필요한 것일까.

대구 마음소리심리상담센터 이민정 원장은 “제가 치료사로서 지금 이 자리에 서 있는 것은 우연이 아니라 인연 같아요. 어릴 적 봉사에 매진하셨던 부모님의 모습을 보면서 누군가를 돕는 것이 행복하고 좋은 일이라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죠. 과거와 현재의 인연이라고 해야 할까요?”라며 삶의 의미를 이야기했다.

▲ 상처가 있는 이들의 마음을 들여다보며 이야기를 듣는 곳인 만큼, 치료사로서 상담을 할 때 중요하게 생각하는 기준이 있을 듯합니다.

 

상담을 할 때 어떠한 기준을 가지고 있기보다는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있습니다. 그것은 내담자의 삶을 존중하여 그의 삶을 나와 만난 그 시간 안에서 보이는 것으로만 판단하는 것이 아니라 그가 가지고 있는 전체적인 삶을 알아가려고 노력합니다.

 

상담자가 가진 선입관으로 내담자를 판단하게 되면 내담자가 어떤 마음을 가지고 상담을  원하는지, 어떠한 고민을 가지고 있는지에 대하여 진솔하게 다가서기가 어렵다는 생각을 합니다.

또 하나는 치료사로서의 자질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내담자와의 진솔된 상담을 위해서 치료사는 먼저 자기 자신의 내면을 성찰해나가며 성장해나갈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그래야 내담자도 치료사와의 관계에서 자신의 마음을 안전하게 열고 소통해 나갈 수 있을 것입니다.

▲ 효과적인 심리상담이 되기 위해서 상담사와 내담자는 어떤 방향성을 가지고 있어야 합니까?

심리적인 문제나 증상을 가지고 찾아오시는 분들을 위한 심리치료를 잘하는 것도 중요하겠지만, 내담자가 자신의 삶의 의미를 찾을 수 있는 곳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을 가지고 있어야 합니다. 또한 상담자는 각종 전문적인 심리측정 도구나 검사기준 등을 통해 내담자의 증상을 분석하고 판단하는 것에 치우치기 보다는 한 사람으로서의 만남을 소중하게 생각하고 그의 감정을 공감해주고 마음을 이해해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 많은 이들을 만나셨겠지만, 기억에 남는 상담이 있다면?

가장 기억에 남는 상담은 10년 전쯤 만났던 가족입니다. 자녀의 문제로 상담을 의뢰하게 되었는데 상담을 진행하면서 아이의 문제행동 원인이 가정환경에서 시작되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아동상담과 더불어 가족 상담과 부부상담도 같이 진행되었던 상담 케이스입니다.

보통 가족 상담을 진행하다보면 아버지 역할에서는 거부감을 많이 나타내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래서 이 상담에서도 아버지의 참여가 어려울 때도 있었고, 또 가족들에 대한 문제를 인식하고 수용하는 것에도 방어적인 모습들이 나타나 어렵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아버지가 조금씩 가족에게 배려하고 이해하려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가족들에게 좋은 변화들을 가지게 되어 저에게 좋은 기억으로 남아있습니다. 이 상담은 3년 동안 진행했는데, 이를 통해서 부부의 변화가 가정의 환경을 변화시켰고, 아이들도 안정적인 모습으로 달라졌습니다. 저 자신도 치료사로서 뿌듯함과 감사함을 느끼게 했던 시간들이었습니다.

▲ 치료사로서 느끼는 직업적인 매력은 무엇입니까?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는 말처럼 누군가의 지지가 필요한 사람들에게 따뜻한 온기를 줄 수 있는 점이 가장 좋습니다. 각박한 현실에서 가족에게도 마음을 열기 어려운 사람들이 마음의 고민을 터놓을 때 따뜻한 난로처럼 옆에 있어주며 온기를 전하는 치료사라는 직업에 만족하고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 앞으로 심리상담 분야의 발전을 위해 세워둔 계획이나 바라는 점이 있다면 무엇입니까?

현재 마음소리에서는 가정환경이 불안정한 아이들과 가족들을 많이 만나고 있습니다. 그들과의 만남이 제한된 상담환경에서 벗어나 앞으로는 자연 속에서 공감하고 소통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싶습니다. 아이들은 가정 안에서 삶을 배우고 세상으로 나오며, 그 세상은 자연 속에 포함되어 있습니다. 자연 속에서 가정이 함께 할 수 있는 공간이 있다면 상담과 치료의 효과는 배가 될 것입니다.

▲ 원장님처럼 많은 이들의 마음을 어루만져 주고 싶은 학생들이 있습니다. 이들에게 당부의 말씀을 해주신다면?

 

심리상담 전문가로 성장하는 학생들을 가르치면서 이야기하는 것이 있다면, 자기의 삶을 돌아보라고 말합니다. 사회생활을 하며 형성되는 인간관계의 강박관념 속에서 자신이 누구인지 잃어버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누군가에게 잘 보이고 싶다는 생각보다 내가 무엇을 좋아하고, 하고 싶은지를 먼저 알아야 합니다. 상담자가 먼저 자신이 누구인지 삶의 의미를 정립하고 있어야, 내담자를 살필 수 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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