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제45대 대통령 자리의 주인으로 도널드 트럼프가 확정됐다. 힐러리 클린턴의 승리를 예측했던 미국 주요 언론과 여론조사기관들은 정반대의 결과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선거 유세 과정 내내 공격적이고 감정적인 언행들로 수많은 이슈를 몰고 다녔던 트럼프는 이번 미국 대선에서 단순히 하나의 캐릭터, 이벤트 역할을 하는 듯 했지만 상당수의 국민들이 그를 대통령으로 인정하는 결과를 보여줬다.
일각에서는 정치 모범생이라 불리는 굵은 정치 경력의 클린턴을 고집 센 기업인 트럼프가 이길 수 있었던 이유로 비즈니스맨 특유의 이익 판단 능력을 꼽는다. 백인 우월주의를 바탕이 된 인종차별적인 그의 발언들은 오히려 가망 없는 이민자의 표를 과감히 버리고 자신의 뚜렷한 영역을 확고히 구축했다고 볼 수 있다.
더불어 어려운 경제 상황으로 인해 위기감을 느끼던 서민층 백인들이 부동표를 만들고 겉으로는 인종차별을 반대하며 교양 있는 척을 하던 상류층 백인들, 일명 샤이 트럼프들이 실제 선거에서는 클린턴에 등을 돌리며 판세를 뒤엎었다.
한편 클린턴의 지지자와 트럼프를 우려하던 여론이 적지 않아 이번 대선결과에 따른 부작용도 있다. 수많은 국내외 스타들은 공개적으로 트럼프를 비난했으며, 심지어 캐나다 이민국 홈페이지가 다운되는 등 미국을 포기하는 사람들까지 생겨났다.
트럼프는 미국 우선주의를 앞세워 NAFTA, FTA(자유무역협정) 재검토, 한국 등 미국 방위분담금 인상 등의 방어적인 공약들을 주장한 바 있어 그의 당선 이후 많은 나라들이 경제, 국방에 있어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그러나 몇몇 정치 전문가들은 “개인으로서 선거 유세를 할 때와 대통령으로서의 이행은 다르다.”며 “공화당의 정책을 크게 벗어나지는 못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이번 대선에서 패한 힐러리 클린턴은 “미국의 높고 딱딱한 유리 천장을 깨지 못했다. 선거에서 이기지 못해 미안하다.”며 “트럼프가 국민 모두를 위한 성공적인 대통령이 되기를 희망한다. 우리는 그에게 기회를 줘야 하며 민주적이고 평화로운 정권 교체의 가치를 지켜야 한다.”고 패배 후 소감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