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를 찾는 사람들의 대표곡 중 하나인 ‘사계’는 봄, 여름, 가을, 겨울이 지나가지만 그 계절의 아름다움은 즐기지 못하고 공장 안에서, 미싱 앞에서 비지땀을 흘리며 일하며 청춘을 바친 우리네 부모님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미싱은 잘도 도네 돌아가네’라는 가사처럼 우리나라의 의류산업은 한 때 호황을 이루는 전성기가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중국 시장의 값싼 인건비에 대부분의 의류에는 중국산 마크가 찍혀 온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 시장에서 전문 디자이너를 키우기 위한 손길을 이어오는 사람이 있다. 뉴패션아트학원의 김형만 원장은 제대로 된 옷을 만들고 싶어 하는 사람들을 위해 전문적인 패션교육을 베풀고 있다.
▲ 비슷한 학원이 많은데, 원장님이 생각하시는 뉴패션아트학원만의 강점이 있다면?
전반적인 의류 디자인부터 패턴 뜨기, 미싱, 봉제 등을 가르치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창업과 취업에 초점을 맞추는 만큼, 뉴패션아트학원만의 강점이 있다면 실무적인 부분을 배워 현장에 투입되었을 때도 전문가처럼 능력을 발휘할 수 있다는 점이다. 때문에 자신의 숍을 차리려는 사람들이나 취직을 원하는 이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또한 개인적으로 의상실을 오랫동안 운영한 경력과 노하우가 우리 학원의 또 다른 차별성이다. 신체 사이즈를 측정해 옷본을 떠서 만드는 작업을 40여 년 해왔기 때문에 어느 곳보다도 제대로 된 옷을 만들 수 있다. 다른 곳에서 배운 사람들이 우리 학원에 다시 와서 교육 받는 경우도 여럿 있을 정도다. 배우는 학생들에게 패션디자인에 대한 자신감을 심어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 40년 경력의 디자이너가 교육 사업에 뛰어든 이유가 따로 있을 것 같다. 학원을 시작한 계기를 말씀해주신다면?
40년이란 시간을 버틸 수 있었던 것은 패션디자인을 사랑했기 때문이다. 샤넬의상실을 28년 정도 운영하다가 사회적으로 의류사업이 불경기에 접어들면서 맞춤의상실을 운영함에 있어 어려움을 느꼈다. 그래서 기성복이라는 새로운 분야에 도전하기 위해 남대문 시장으로 뛰어들어 ‘프라이드’라는 상표를 내걸고 시작했다. 그 곳에서 느낀 것이 있다면 제대로 된 패턴을 뜰 줄 아는 사람이 별로 없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이 분야에 있어 전문적인 교육이 필요하겠다고 생각해 그곳에 사무실을 내고 패턴 교육과 샘플실을 차려서 본격적인 패션디자인 교육을 시작했다.
▲ 패션업계에도 패스트 바람이 불면서 기계처럼 찍어내는 SPA 브랜드가 강세를 보이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장님을 디자이너로서, 패션교육자로서 움직이도록 만드는 원동력과 사회적인 변화에 있어 어려운 점이 있다면?
패션 디자인도 하나의 창작이다. 때문에 자기가 옷을 디자인하고, 패턴을 떠서 새로우면서 좋은 작품을 만들어 낼 때 보람을 느낀다. 제대로 된 옷을 만들어 냈다는 뿌듯함이 지금까지 내가 이 일을 하게 만든 원동력이다.
어려운 점은 디자이너가 활동할 수 있는 시장이 줄어들었다는 것 외에는 없다. 기계화가 되고, 값싼 인건비에 패션 시장이 중국으로 공장을 옮기면서 패션계에서 일하던 사람들의 일자리가 줄어든 것은 맞지만, 하나의 옷을 만들어 내기 위해서는 여전히 사람의 손이 필요하다. 기계가 할 수 있는 것이 있고, 할 수 없는 것이 있기 때문이다.
패션은 기계로 찍어내는 것이 아니다. 여전히 사람의 손이 필요한 부분은 존재한다. 사람의 손이 있어야 비로소 한 벌의 옷이 완성될 수 있다.
▲ 앞으로 패션업계에서 하고 싶은 역할이나 원장님만의 꿈이 있다면?
예전부터 교육사업을 하면서 품은 꿈이 있다면 사회에 큰 교육기관을 남겨야겠다는 생각이다. 옛날에는 이런 교육기관을 만들려면 허가를 받는 것도 어려웠다. 직접 관련 책자를 만들어 교육청을 방문했을 정도였다.
지금의 뉴패션아트학원을 넘어 교육청의 전문인가를 받아 일반학교처럼 패션을 전문으로 가르치는 의상전문학교를 만들어 운영하는 것이 앞으로 나의 계획이자 목표다. 그러기 위해서 지난 시간을 디자이너로서의 자긍심과 자부심을 가지고 일해 왔다. 때문에 앞으로도 앞서가기 위해 남보다 더 열심히 연구하고, 남이 생각하지 못하는 옷을 만들어 나가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 모든 분야가 그렇지만 패션분야의 유행과 발전속도는 빠르기 때문에 그 트렌드에 맞추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 패션이라는 하나의 창작을 위해 노력하는 학생들에게 해줄만한 당부의 말이 있다면?
그저 열심히 하라고 말한다. 게을리 하면 뒤처지는 것은 당연하다. 교육을 받는 학생들에게도 배우는 동안은 즐거움을 잠시 포기하고 배움에 몰두하라고 강조한다. 패션디자인에 집중해야 제대로 된 디자이너로 성장할 수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