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을 사랑하는 이들이 부쩍 늘었다. 1인 가구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가구가 됐고 반려동물을 사랑하는 이들이 계속해서 늘어가면서 사람들의 머릿속에 이들에 대한 가치관을 형성하는 것이 중요한 부분 중 하나가 됐다. 그러다 보니 동물을 싫어한다는 얘기를 하면 왜인지 동물을 학대하는 이들과 동일시하는 사회적 분위기까지 형성되는 듯 보이는 것은 너무 비약적인 생각일까?
최근 길고양이에게 밥을 주는 것 때문에 다툼이 일어난 경우를 반려동물 관련 커뮤니티에서는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대부분의 스토리는 길고양이에게 밥을 주는 선량한 마음을 가진 사람에게 밥을 주지 말라고 외치는 나쁜 사람이 나타나고 그 사람과 싸우면서 마음이 상했다는 에피소드들이다. 분명 길고양이에게 밥을 주는 일은 도덕적으로 잘못된 일이 아니며 과학적으로 혹은 사회적으로도 충분히 해도 되는 긍정적인 일이다. 하지만 길고양이를 좋아한다는 이유만으로 밥을 챙겨주는 일이 누군가에게는 싫은 일이 될 수도 있고 그로 인해 피해를 볼 수도 있다는 것도 우리는 알아야 할 것이다.
길고양이에게 밥을 챙겨주는 이들은 보통 일정한 장소에 밥을 놔두고 가곤 한다. 사람의 인기척을 싫어하는 고양이들이 매일 같은 곳에 음식이 있는 것을 보고 정기적으로 밥을 먹을 수 있게 되면 음식물 쓰레기를 뒤지는 일이 줄어들 수 있어 사실 음식을 챙겨주는 일은 모두를 위한 방법이기도 하다. 문제는 밥을 주기 시작하면 한 마리에서 두 마리 정도가 그 장소에 모이는 것이 아니라 그 구역에 살고 있는 개체 수들이 그 장소로 밥을 먹기 위해 몰린다는 점이다. 길에서 사는 이들이기에 누군가의 텃밭에도 놀이터에도 자유롭게 배설을 하는 존재들이다. 기르는 사람에게는 그 냄새가 익숙할지 모르나, 동물의 배설물에서 나는 냄새는 사실 견디기 힘들 정도의 악취가 난다. 밥을 주는 장소를 옮기면 되는 것이 아닌가라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결국 옮기더라도 또다시 아이들이 배설하는 곳이 생길 것이고 누군가는 괴로워하게 돼 있다.
“밥 주는 사람 따로 있고 냄새로 힘들어하고 배설물 치우는 사람 따로 있나요?”
밥을 주는 것 자체를 싫어하는 것이 아니라 그로 인해 피해를 보는 일이 생긴다면 ‘왜 내 집 근처에서 길고양이 밥을 주는 거지?’라는 생각을 시작으로 길고양이에 대한 나게 인식하게 될 것이다. 고양이를 좋아하는 마음에 시작한 일이 누군가에게 고양이를 싫어하게 되는 이유를 만드는 일이라면 이를 꼭 좋은 일이라고만 볼 수 없지 않을까.
또한, 단순히 고양이를 싫어하는 이들이 죄인은 아니다. 누군가는 짜장면을 좋아하지만, 다른 누군가에게 짜장면은 정말 싫어하는 음식이기도 하다. 아메리카노 커피가 하루에 한 잔 꼭 필요한 사람이 있고 쓴 커피를 왜 먹는지 도무지 이해를 못 하는 사람이 있다. 우리는 다양한 의견을 표현할 수 있는 사람이다. 최근 길고양이가 싫다고 제가 사는 곳 근처에서 밥을 주면 안 되냐는 말을 하면 “함께 살아가는 생명체인데 어떻게 그렇게 말할 수 있냐?”, “내가 좋아서 밥을 주는데 무슨 상관이냐”, “당신에게 피해를 준 적 있느냐? 이들이 불쌍하지도 않냐”는 등의 말을 듣기 마련이다. 자연 속에서 살아가는 존재인데, 나라는 개인이 그들을 불쌍히 여겨야 하는 것인지, 사람도 서로 싫어지는 이혼하고 따로 사는 시대에 작고 귀여운 동물이기 때문에 좋아해야 하고 지켜줘야 하는 존재로 여겨야 하는 것이 옳은 것인지 의문이 드는 시점이다.
길고양이가 우리와 함께 살아가는 것 싫지 않다. 그들이 다치는 것이 싫고 죽는 것이 안타까운 것은 모두가 느끼는 당연한 감정이다. 하지만 그들이 내 주위에 산다는 이유로 누군가가 밥을 챙겨주고 그들이 내가 사는 곳에 자리 잡고 살면서 나에게 피해를 주는 것에 대한 보상은 아무도 해주지 않는다. 사람이 없는 자연 속에서 태어나고 자랐어도 약육강식의 흐름 속에서 그들은 살아갔을 것이다. 길고양이에게 밥을 주는 것 자체가 지성을 갖고 있고 정이 있다고 생각하는 인간들의 오지랖은 아닐까?